▲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의 문방위 전체회의장 ⓒ 연합뉴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오는 15일 예정됐다. 그러나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 여야 의원들은 최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 일정을 잡으면서 한 목소리로 청와대에 대한 유감을 표시했다.

야당에서는 “1년에 문화부장관 인사청문회를 2번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현 정병국 문화부 장관의 인사청문회는 지난 1월 17일 진행됐으며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경과 보고서가 채택된 바 있다. 정 장관 인사청문회 때 ‘10개월짜리 장관’이란 논란이 제기됐다. 아니나 다를까 이명박 대통령은 문화부 장관을 교체한다고 한다.

2012년 4월 총선에 출마하려면 적어도 오는 12월에는 장관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이를 우려해 지난 1월 인사청문회에서 “업무 연속성상 10개월짜리 장관을 만들 수 없다”, “장관을 하려거든 불출마 선언을 하고 그렇지 않거든 자진사퇴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지만 정병국 장관은 곤란한 표정만 지을 뿐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우려는 적중하지 않았다. ‘10개월짜리 장관’이 ‘8개월짜리 장관’으로 바뀌었다.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났다. 최광식 문화재청장의 문화부장관 내정은 ‘아랫돌 빼서 윗돌괴기가 됐다’는 점이다. 최광식 내정자는 문화재청장으로 임명된 지 7개월밖에 안됐다. 문화재청장으로 새로운 인물을 찾을 수밖에 없다.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은 “문화재청장은 임명된 지 7개월밖에 안됐다. (문화부보다) 더 하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쓴 소리를 던졌다. 이 같이 청와대 8·30개각은 ‘잦은 인사교체’와 ‘회전문 인사’라는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문화부장관 교체 시기까지 논란이다. 국정감사 기간과 겹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최광식 인사청문회를 국정감사 이후에 할 수 없는지 타진했다고 할 정도다. 물론 인사청문회법상 임명동의안 등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을 마쳐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김재윤 민주당 간사는 “국정감사 기간에 인사청문회를 겹치게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납득할 수 없다”, “자칫 잘못하면 졸속 인사청문회가 될 수 있다. 이런 인사는 국회를 경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관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그리고 정부 감시 기능의 국정감사는 경중을 따질 수 없는 문제다.

하지만 국회 문방위 관계자는 경중을 따져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기막힌 타이밍의 청와대 개각이다. 추석 연휴에도 경중을 따져가며 국회 의원회관에 출근해야 하는 문방위 관계자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부디 이명박 대통령에게 배려란 없다는 사실로 위안을 삼으시길 바란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