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은 6개월 후 종영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이유는 강호동의 하차 의사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강호동의 인기보다 1박2일에 대한 국민들의 사랑이 훨씬 컸다. 뭘 하던 지지받을 것 같았던 강호동은 박수 칠 때 떠난다는 근사한 이유를 내세웠지만 잘 통하지 않았다. 그러나 강호동은 하차 의지를 꺾지 않았고 결국 1박2일은 6개월 후 종영이라는 자체 시한부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시한부 종영이라는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시청자 투어 3탄은 시작됐다. 남녀노소란 말이 정말 적합한 0세부터 100세까지의 시청자 투어 참가자들의 1박2일 사랑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다시금 1박2일 종영에 못내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면서 1박2일의 종영을 가져온 강호동에 대한 불만과 원망은 좀 더 깊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그런데 숨 가쁘게 진행되어온 1박2일의 종영 일정에 대단히 커다란 변수가 등장했다. 음모론이 등장할 정도로 미묘한 시점에 갑작스런 강호동의 탈세 사건이 터졌다. 추징세액이 수억 원에 이르는 거액의 탈세 사건은 연예계를 발칵 뒤집었다. 곧이곧대로 세금내고 사는 사람이 없다는 시쳇말도 있지만 대중의 사랑으로 인기를 얻고 그것이 돈이 되는 연예인이란 직업에게 탈세는 그렇게 너그러이 받아드려지지는 않는다. 때문에 강호동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게 됐고 이제 상황은 급변했다.

설혹 강호동의 마음이 바뀌어서 1박2일에 남겠다고 하더라도 그럴 수 없게 된 것이다. 비록 강호동의 탈세가 기소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이미 그의 도덕성은 땅에 떨어진 상태라 6개월 후가 아니라 당장 1박2일에 적합지 못한 인물이 됐다. 평소라면 상당히 오랜 시간 논란을 거치고 타개책을 모색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강호동이 이미 하차를 선언한 상태라 그런 대처를 하기도 민망한 상황이다.

강호동 신변에 다가온 이 변화는 이미 결정된 종영 일정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MC몽의 경우 법원의 판결 이전에 1박2일에서 하차하게 됐다. 그리고 법원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여전히 1박2일로 돌아오지 못했다. 여론이 MC몽의 무죄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호동의 탈세는 이미 소속사에서 인정한 것이기에 나중에 달라질 여지도 없다. MC몽과의 형평성을 논할 필요도 없이 시청료로 운영되는 방송사 프로그램에 탈세를 범한 강호동이 계속 출연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1박2일이 6개월 후 종영한다는 것은 다른 말로 그때 강호동이 하차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그 6개월이 과연 강호동에게 주어져도 괜찮겠냐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당장 그만두겠다는 강호동을 6개월이라도 더 붙잡고 싶었던 것은 1박2일에서 적어도 1박정도의 존재감을 가졌던 강호동이 자의건 타의건 하차하게 된다면 1박2일에는 치명적인 타격인 것은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시청자 투어 오프닝에서도 확인되었지만 강호동이건 누구건 간에 1박2일이 자체로 갖는 의미를 뛰어넘을 존재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김C 하차 이후로 끊임없이 내적인 문제로 위기상황을 맞아온 1박2일로서는 아주 큰 희망이었다.

이제는 6개월 후 종영 혹은 시즌2 시작에 대한 잠정 결정을 다시 원점으로 돌릴 필요가 있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유종의 미도 거두고, 강호동 하차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던 6개월이었겠지만 이제 상황은 그 시간을 용납하기 어렵게 흘러버렸다. 편집실수로 흡연장면이 살짝만 비쳐도 난리가 나는데 탈세한 강호동을 그냥 둘 리가 없기 때문이다. 병역논란이 일어났을 때 MC몽이 제대로 촬영에 임하지 못했던 것처럼 아무리 강호동이 강한 심지를 가졌다고 해도 이후 촬영에 온전히 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 난처한 상황이 이어지는 것은 더 나아가 시즌2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 시즌2에 대한 구상과 섭외에도 남은 6개월이 결코 넉넉한 시간이라고는 할 수 없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강호동의 탈세사건은 1박2일에게 주어진 6개월의 유예기간도 단축시킨 결과가 됐다. 강호동의 하차 발표가 났을 때만 해도 그 자체로 1박2일의 최대위기로 여겨졌다. 그러나 극적인 합의로 6개월을 시간을 벌었는데 그조차도 이제는 보장받기 어려워졌다. 이제야말로 1박2일이 최대 위기에 빠지게 됐다. 그 해법은 나영석 PD의 단호하고도 빠른 결단일 것이다. 다행히 시청자 투어에 임시로 합류한 성시경, 김병만이 남은 6개월을 대신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시청자 투어에 그들을 섭외한 것은 나영석PD의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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