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정환] 빅히트가 공모가 책정을 위한 가치 비교대상 기업에서 SM을 제외해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SM을 공모가 책정 비교대상 기업에 포함하면 빅히트의 공모가는 지금의 13만 5천원보다 낮아진다.

빅히트가 가치 비교대상 기업에 3대 기획사인 SM을 배제하는 대신에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대형 인터넷 플랫폼 기업을 포함한 행태는 합리적 의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빅히트의 ‘공모가 부풀리기’ 의혹은 하나 더 있다. 빅히트가 공모가 책정 비교대상 기업에 YG PLUS를 포함한 점. YG PLUS는 기존 3대 기획사도 아니고 인터넷 플랫폼 기업도 아니다. YG PLUS를 배제하면 빅히트의 공모가는 지금의 가격보다 낮은 공모가로 책정된다.

빅히트가 공모가 책정 비교대상 기업 선정에서 SM을 제외할 자격이 있을까. SM은 대한민국 3대 기획사를 대표하는 간판 기업. 현재 시총 기준으로 엔터 1위를 책정할 땐 JYP가 1위지만, 3대 기획사를 언급할 때엔 SM이 맨 앞에 언급되곤 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주 청약 첫날인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청약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연예계에서 3대 기획사란 용어가 통용화 되기 전인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에는 H.O.T와 S.E.S이 초대박을 친 SM과 젝스키스와 핑클로 큰 인기를 얻은 대성기획이 연예기획사 양대 산맥이었다. tvN의 인기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 등장한 아이돌그룹도 SM의 H.O.T와 대성기획의 젝스키스였다.

3대 기획사라는 명성은 후발주자 JYP와 YG가 대성기획을 능가하면서 생긴 타이틀이다. 대성기획은 카라의 대성공 이후 ‘카라 남동생’이란 타이틀로 에이젝스를 내놓았지만 대중성과 인기를 얻지 못했다.

대성기획이 주춤할 때 JYP는 god와 박지윤, YG는 휘성과 세븐 등 당대의 히트 가수가 소속돼 있었다. JYP와 YG는 이후 2AM과 2PM, 원더걸스와 미쓰에이 및 빅뱅과 2NE1 등의 스타를 배출하며 ‘3대 기획사’란 타이틀을 얻게 됐다.

3대 기획사란 명성의 조건은 ‘연속성’에 있다. 당대 아무리 걸출한 스타를 배출했다 하더라도 이후 바통을 이을 만한 스타를 내놓지 못한다면 3대 기획사란 명성을 획득하지 못한다.

SM은 H.O.T와 S.E.S의 히트에 이어 동방신기를 배출했다. 동방신기의 대성공 이후에도 SM은 슈퍼주니어와 샤이니, 엑소를 배출하며 대중성과 인기 모두를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소속 가수가 바통을 이어 히트하는 ‘연속성’이 담보되어야만 3대 기획사의 지위 유지가 가능하다. JYP는 2PM 이후 갓세븐, 원더걸스 그리고 미쓰에이와 트와이스가 바통을 이어가며 성공했다. YG 또한 휘성과 세븐에 이어 빅뱅, 2NE1 이후에도 블랙핑크가 연속해서 성공해 3대 기획사란 명성에 부합할 수 있었다.

SM, YG, JYP 엔터테인먼트 로고 이미지

한때는 FNC가 JYP보다 시가총액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3대 기획사란 타이틀을 노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FNC는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의 바통을 이을 스타를 배출하지 못하고, 시총 역시 JYP의 1/15 수준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FNC의 3대 기획사 타이틀 획득은 못다 이룬 꿈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빅히트는 방탄소년단의 눈부신 활약으로 코스피에 입성하지만 방탄소년단을 제외하면 대중에게 어필하는 스타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빅히트가 배출한 글램은 처참하게 무너진 전력도 있다.

방탄소년단을 이을 스타 발굴의 초조함이 여실하게 드러난 <아이랜드(I-LAND)>의 시청률과 화제성은 낮기만 했다. 데뷔조 또한 현재까진 대중성이 요원한 상태다. 이런 빅히트가 기존 3대 기획사 중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진 SM을 공모가 책정 비교대상 기업에서 배제한 건 지적받을 만한 행태다.

2019년 빅히트의 매출 대비 영업이익은 현 엔터 시총 1위 JYP에 비해서도 낮다. 빅히트가 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17%임에 비해 JYP는 2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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