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2년째 해오는데 특정한 그룹의 막내, 그게 가수이든 아니면 예능에서 활약을 하는 팀 중에서 막내이든 간에 가끔 그들의 활약이 돋보이면 "막내 온 탑"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댓글에 슈퍼주니어 팬들이 "막내 온 탑은 우리 막내 규현이꺼예요"하고 말하고 간 적이 있었지요. 어쨌든 저에게 있어서는 그게 규현의 이미지이기도 했습니다.

규현을 처음 제대로 보게 된 계기는 그의 데뷔 4년 후인 2009년 6월 24일편인가요? 소녀시대와 함께 나온 <음악여행 라라라>에서였지요. 사실 그 방송에서도 규현은 별 말이 없어서 있는지 없는지 느껴지지도 않았습니다. 소녀시대가 퇴장하는 노래로 Way Back into You 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그때 규현을 제대로 보게 됐습니다. 처음 그의 목소리를 듣고 느낀 점은 목소리가 부담이 없으면서 부드럽다는 것입니다.

그 이후 제가 좋아하던 노래 ‘7년간의 사랑’을 그가 불렀다는 소식를 듣고 들어보았습니다. 아이돌을 옹호하면서도 슈퍼주니어에 편견이 있기도 했는데 노래를 들어보고 참 아쉬운 재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컬라인을 살릴 수 있거나 멤버가 적은 그룹에 있었으면 더 빛을 냈을 텐데 하면서요.

그렇게 느꼈던 규현이가 요즘 TV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호평을 받고 있고요. 그래서 그에 대해서 몇 마디 적어보고 싶었지요.


오랫동안 묻혀있던 목소리, 드디어 빛을 보다

슈퍼주니어 활동을 하면서 사실 규현은 제대로 실력을 보여줄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슈퍼주니어는 발라드가 아닌 댄스 그룹이었고 13명이라는 멤버가 함께하다보니 한 멤버에 돌아가는 시간이 너무나 적었기 때문이지요. 상황이 어느 정도냐면 보통 한두 명인 메인보컬이 슈주에는 4명이나 존재합니다. 규현, 예성, 려욱 그리고 성민인데 이들 가운데도 나눠야 합니다.

그렇게 그냥 묻혀있던 규현의 가창력은 <불후의 명곡2>에 출연을 함으로써 빛이 납니다. 사실 규현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적기도 했고, 또한 같은 소속사 출신 종현이 실망을 주는 바람에 사람들의 기대도 크지 않았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정말 숨겨두었던 보석이 이제 발견되었구나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목소리가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고 안정적이면서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청중의 반응을 유도하려고 특정한 퍼포먼스를 하거나 "뭔가 보여줘야겠다"하는 부담감도 없었습니다. 그냥 편안하게 노래를 불렀는데 그게 주목을 받은 것이지요. 바이브레이션이 부담스럽지도 않고 고음을 지를 때 "애쓴다"라는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 저음을 낼 때 한결 같이 안정감을 유지하는 규현의 모습은 정말 "규현의 재발견"이었습니다.

분명 <불후의 명곡2>의 최대 수혜자는 효린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의 못지않게 큰 수확을 거둔 게 바로 막내 규현이가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듭니다.


자연스레 찾아온 규현의 시간

그동안 슈퍼주니어에서 규현은 여러 가지 이유로 소위 "변두리 멤버"밖에 될 수가 없었습니다. 대세가 후크송이고 댄스곡이었기 때문에 가창력 자체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때였지요. 또한 그 당시에는 아이돌에게 크게 가창력을 기대하지도 않았구요.

그런데 <나는 가수다>가 시작되면서 그 판도가 완전히 바뀌게 됩니다. 물론 아이돌에게 <나는 가수다>에 출연했던 임재범-박정현 급의 가창력을 기대할 수는 없었지만, 최대한 메인보컬에게선 어느 정도의 가창력을 기대하게 된 것이지요.

게다가 아이돌 메인보컬들이 <불후의 명곡2>에 참여하면서 그 기준은 더욱더 칼 같아졌습니다. 실제 몇몇 아이돌 메인보컬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결국엔 아이돌"이라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지요. 아이돌 중에서도 이제는 "실력파"가 아니면 인정받기 힘든 판도가 된 것이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규현이 선방을 날려주니 규현에게 많은 시선이 갈수 밖에요.

현 슈퍼주니어에서 가창력으로 내세울 멤버는 규현, 예성, 려욱 정도입니다. K.R.Y라고 하는 슈퍼주니어의 섭유닛이지요. 이 중 예성은 오랫동안 예능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많이 노출시켜왔습니다.

앞으로도 아이돌에게 가창력이 요구되는 현상이 지속되면 슈퍼주니어 내에서도 가창력이 뛰어난 규현을 앞세우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덤으로 규현은 그동안 방송에서 모습을 보기 힘들었기 때문에 아직 이미지 소비가 제일 적은 멤버 중에 하나입니다. 자연스레 규현이 활약할 수 있는 조건이 주어진 것이지요.

또한 슈퍼주니어 멤버들 중 형들의 입대 시기가 점점 더 다가옴에 따라 어린 멤버들이 주축을 이룰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강인은 입대를 했고, 희철은 공익근무로 입소했으며, 이제 곧 이특, 예성 등 83년, 84년생 멤버들도 그러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대부분 예능이나 방송활동을 활발하게 했던 멤버들이지요.

이제는 그러한 자리를 동생들이 메워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자연스레 규현도 활동량이 많아질 수밖에 없지요. 이러 저러 조건들이 앞으로 규현의 활동에 더 박차를 가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알고 보니 사연 많은 규현

<불후의 명곡> 통해 재발견한 규현을 살펴보니 상당히 많은 사연이 가진 아이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07년 슈퍼주니어의 여러 멤버들이 부상을 당한 사고에서 가장 크게 부상을 당한 게 다름 아닌 막내 규현이었더라구요.

갈비뼈가 부러져 폐를 찌르는 바람에, 생존률 20% 확률에 성대에 손상을 입을지도 모르는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들을 생각한 아버지의 배려로 다행히 그 목소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강심장>에서 한 적이 있습니다. 폐에 손상을 입어서 폐활량이 상당히 줄어들어 예전보다 노래를 부르기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금이야 많이 회복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고음을 시원하게 지르고 감미롭고 좋은 목소리를 들려주는 규현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슈퍼주니어에 들어가서 여태껏 묻혀 있었을까하는 의문도 들고요. 아마 연습생 시절이 빨랐더라면 (규현은 수능 다보고 시험에 경희대에 합격한 후에야 연습생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동방신기의 막내가 되거나 아니면 조금 미뤄졌더라면 샤이니의 메인보컬이 되었을 수도 있겠군요.

그런데 아쉬운 것은 그가 <불후의 명곡2>에서 하차한다는 사실이지요. 더 이상 그의 노래를 듣지 못하는 것도 아쉽긴 하지만, 더 아쉬운 건 특별한 예능감을 요구하지 않고 그가 잘할 수 있는 노래를 할 수 있는 프로였기 때문입니다. 규현은 참 오래도 참았습니다. 데뷔 6년차이니 아이돌치고 5년 이상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건 어찌보면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었겠지요. 이제라도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뛰어난 가창력으로 이제 막 주목을 받은 규현은 아직도 88년생, 이제 한창 잘 나가일 때인 24살입니다. 아직도 한 4~5년간 더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네요. 지금이 시발점이 되어서 규현이 더 많이 사랑받았으면 합니다. 정말 팬들과 팀내에서만 알려진 "막내 온 탑" 아닌 실력파 막내로 인정받는 그러한 "막내 온 탑"으로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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