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탄생의 첫 번째 우승자 백청강이 아직 정식 데뷔를 하기도 전부터 국내 활동에 적신호가 켜졌다. 위탄을 통해서 끈끈한 사제지간으로 발전하고, 또 그것을 계기로 백청강은 우승하게 됐다. 김태원의 힘이 어디까지 미쳤는지는 정확히 구분할 수 없지만, 위대한 탄생이 백청강보다 오히려 멘토 김태원이 주인공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지라 대단히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만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사제 모두가 큰 인기를 얻고 둘은 자연스럽게 한솥밥을 먹게 됐다.

그러나 1일 부활엔터테인먼트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짧게 백청강과의 결별을 공지했다. 이 공지는 백청강이 자신의 미투데이를 통해서 결별을 강한 어조로 부인한 직후 발표된 것이라 이들의 결별이 결코 원만한 것이 아니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분명 김태원과 백청강 사이에 쉽게 밝힐 수 없는 난기류가 흐르고 있음은 감지할 수 있으나 백청강은 절대로 스승 곁을 떠날 생각이 없다는 완강한 의지를 표명한 반면, 아직까지 김태원이나 부활엔터테인먼트의 구체적인 배경 설명은 없는 상태다.

그러자 논란에 기름 붓기를 즐기는 악성 누리꾼들은 온갖 악담을 백청강에게 쏟아 붓고 있다. 백청강이 중국 활동을 위해서 스승 김태원을 배신했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전제한 상태에서 엄청난 악성댓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최고의 디바 이은미를 매장시킬 듯이 백청강을 옹호했던 위탄 당시의 반응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상반된 반응이다.

양쪽의 입장은 엇갈리고 그 이유 또한 알려진 것은 전혀 없으며 아직 백청강과 부활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에 백청강 팬연합은 장시간의 회의를 거친 후 ‘부활쪽의 계약파기에 의연하게 대처’라는 표현을 써 일단 백청강에게 일방적으로 몰리는 책임을 덜어내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일부 누리꾼들에게 백청강은 스승과 은인을 배신한 배은망덕한 ‘짱개’가 돼버렸다.

그것이 사실일 수 있다. 백청강 본인은 김태원을 떠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계약관계에 있어서 큰 변수가 되는 부모의 문제가 있어 쉬이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백청강의 부인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그 뒤에 얽힌 관계가 모두 밝혀지기까지는 백청강과 김태원 누구에게도 일방적인 책임을 추궁할 시점은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결별 공지가 나기 하루 전인 8월 31일 부활 홈페이지에 김태원과 백청강 등이 MBC와 인터뷰하는 현장사진이 올라왔던 것을 생각하면 하루 만에 둘 사이가 갈라서게 된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어쨌거나 계약당사자인 부활이 결별을 공식화한 이상 이들의 관계가 전처럼 훈훈한 사제관계로 돌아가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일을 대하는 누리꾼들의 태도다. 백청강 본인이 아니라 부모로 인한 결별이라 할지라도 위탄의 스토리를 아는 사람이라면 우리 정서에 배신을 한 것이 맞다. 그 점에 대해서는 굳이 백청강을 두둔하고 나설 이유는 없다. 다만 백청강을 비난하는 말들에 ‘조선족’ ‘짱개’ 등의 단어들이 꼭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백청강과 김태원의 관계에 국적문제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연예인들에게 쉽게 던져지는 인신공격 이상의 심각한 문제다.

그런 누리꾼들에게 조선족이 동포라는 개념이 없어 보인다. 조선족, 고려인, 재일동포 모두가 일제 36년이 가져온 역사의 상처라는 의식은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을 보면 마치 국내에 커다란 재앙이 생긴다면 그 화풀이를 조선족에게 해댈 것 같은 두려움도 머리를 스쳤다. 과연 이런 모습으로 우리가 일본의 관동대학살을 비난할 자격이 있을지 의문이다.

백청강과 김태원 사이에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아직 모른다. 그런 상태에서 백청강보다 호감지수가 월등한 김태원이 잘못했을 거란 가정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백청강을 ‘까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인에게도 해서는 안 될 국적을 비난하는 말들을 심지어 같은 핏줄인 재외동포에게 쏟아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는 대단히 부끄럽고 심각한 폭력으로 역사의식이 사라진 우리 사회의 어두운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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