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많은 아이돌들이 연기에 도전했고, 올해에도 여전히 아이돌들의 드라마 출연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허나 아이돌이 출연한다고 해서 반응이 다 좋은 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 중에 연기를 하면서 더 호응을 얻고 있거나, 슬럼프에서 벗어난 아이돌들이 있네요. 그 대표적인 예가 요즘 콤비로 자주 나오는 애프터스쿨의 유이와 리지인 것 같습니다. 리지는 <몽땅 내 사랑>을 통해 재기했고, 유이도 요즘 <오작교 형제들>로 인지도도 호감도도 얻고 있는 입장이니까요. 이들의 예능과 드라마 사이, 그리고 컴백에 대해 초점을 맞춰보고 싶네요.

시작은 좋았던 예능 도전

두 사람의 예능 도전은 어느 정도 순조로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이는 공중파 데뷔를 다름 아닌 유빈의 친구로서 <스타의 친구를 소개 합니다>로 하게 되지요. 그 이후 여러 예능에 출연하던 유이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 것은 바로 <스타킹>의 출연이었습니다. <스타킹>에서 "싱글레이디"를 췄는데 그게 유이의 건강미와 어우러져 그 당시 일어나고 있던 "꿀벅지 신드롬"과 제대로 맞아떨어진 것이지요.

이후 <우리 결혼했어요>에 박재정과 함께 밀크카라멜 커플로 출연함으로써 2009년 MBC에서는 버라이어티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고 <우리 결혼했어요>를 다시 가상 버라이어티로 돌리는 데 일조했습니다.

"뱅" 컴백 때 한 소절조차 제대로 부르지 못했던 리지는 "오렌지캬라멜"로 활동하다가 가희와 함께 <해피투게더>에 출연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사투리 소녀"의 이미지를 굳히게 됩니다. 그 이후 연이어 <강심장>을 통해 강호동에게도 제대로 인정을 받고 "예능돌"의 이미지를 굳히는 일이 있었습니다. 거기다 <런닝맨>에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마다 반응이 좋아 리지에게 예능은 정말 순조로워보였죠.


안 맞는 예능과 만난 유이와 리지

유이는 <밤이면 밤마다>에 고정으로 출연했습니다. 그러나 철저하게 말발로 승부해야 하는 <밤이면 밤마다>는 입담이 강하지 못한 유이와 맞지 않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유이의 표현을 빌자면 "막말을 하자니 재훈오빠가 있고, 비쥬얼은 용화가 있고, 재치는 대성이 있고, 지식으로 밀어붙이자니 김제동이 있으며, 얼굴개그는 박명수가 있는 상황“에서 정말 유이는 "여성이라고는 것 빼고는 내세울게" 없는 입장이었지요. 그래서 대부분 "병풍"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유이에게도 힘든 시절이었지요. <밤이면 밤마다> 는 이후 여러 가지 이유로 결국 폐지됐는데, 유이에겐 제대로 기회도 주어지지 못했지요.

리지의 경우는 어떠면 유이보다 더 타격이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이의 경우 예능감 자체만 놓고 보면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면이 많습니다. 하지만 리지는 사투리를 무기로 말발로 올라왔던 케이스이기 때문에 예능에서는 뭔가 해내리라고 생각했었지요. 그래서 <런닝맨> 제작진에게 선택된 것이기도 할 테구요.

이미 리지와 런닝맨은 무엇이 맞지 않았는지는 장문을 쓴 적이 있어서 자세하게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요약하자면,
1) 리지는 대체로 몸을 쓰는 예능에는 약한 편입니다. 리지 예능을 보면 운동신경은 없습니다. 송지효와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조건이 못 된다는 것이지요.
2) SBS가 좋아하는 "러브라인"을 할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러브라인에 혈안이 된 SBS는 "송송커플"을 밀어주느라 바빴지요.
3)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2번의 이유 때문에 더 그런지는 몰라도 리지의 편집과 관련돼 어떤 때는 노골적으로 분량이 잘려나갔습니다.

이런 조건 때문에 리지는 <런닝맨>에 안착하지 못하고 중도하차했습니다. 항상 생각해보는 것이지만 오히려 유이와 리지가 고정이 바뀌었어야 한다는 느낌이 드네요. 리지는 앉아서 끼어드는 타입이고, 유이는 러브라인과 힘과 체력에 있어서 송지효에게 절대 뒤지지 않을 타입이거든요. 어쨌든 이 두 사람의 예능고정은 안타깝게 끝나버렸습니다.

예능 실패를 드라마로 극복하다

이미 리지와 관련해서는 적은 글이 있기 때문에 자세하게 적지는 않겠습니다. 요약해본다면,
1) 카메오의 반응이 좋아서 고정을 하게 되었다
2) 고정을 했는데 아무래도 주연들 중 대다수가 아이돌이고 그 속에 있다 보니 연기력 부족이 쉽게 커버되었으며 캐릭터 자체도 리지와 비슷해서 연기력 논란을 피했다.
3) 모두가 피해가 된 연장에서 조권과의 러브라인이 걸렸는데, 통통 튀는 둘의 모습이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몽땅 내 사랑>에서 리지는 평소 하던 대로 마음 편히 "아잉"을 하면서 다시 발랄함을 찾을 수 있었고 이런 모습이 다시 예능에도 나타나면서 다시 활기를 찾은 것 같습니다.

유이는 드라마 자체보다도 어떤 이가 악의적으로 적어내던 "몰락"의 시기에서 벗어나, 본인의 위치로 돌아왔습니다. 예능에서도 재치 있는 모습은 아니지만 솔직한 모습을 보여줌으로 인해서 안티를 줄이고 시선을 호의적인 방향으로 돌릴 수가 있었지요. 그동안 <밤이면 밤마다>를 계속하면서 조금 여유가 생겨서 예능에서도 긴장감을 빼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것이 호감으로 돌아서는 데 많이 작용했지요.

그동안 "저주"라고 불리던 <버디버디>는 케이블에서라도 방송이 되고 있고, 뒤늦게 섭외된 <오작교 형제들>에서 유이는 주연을 맡아 연기에 도전할 더 큰 기회를 얻게 됩니다. 아마 유이에겐 이번 드라마에 대한 도전이 남달랐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유이는 안정된 모습으로 신인 연기자들 못지않은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 여자 아이돌이라면 질색을 하는 포털 사이트 등에서도 아이돌 중에서 연기는 유이가 가장 괜찮은 것 같다는 등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지요.

또한 <미남이시네요>에서는 아주 밉상캐릭터였는데, <오작교 형제들>에서는 캐릭터 자체가 동정이 가는 캐릭터여서 어른들에게도 사랑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습니다. 팬층을 넓힐 수 있고, 안티도 줄일 수 있으며, 무엇보다 "유이"라는 이름의 브랜드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버디버디>의 연기가 <오작교 형제들>에 비해서 더 좋은 것 같은데, 많은 이들이 시청할 수 없다는 게 조금 아쉽습니다.

아직도 유이와 리지는 여러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오작교 형제들>에서 유이는 안정된 연기력을 계속 보여줘야 할 것이고, 앞으로 연기돌로 방향을 잡으려면 더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일단 방향을 잘 잡은 것 같고 가능성이 보여서 유이의 앞날은 기대해볼만하다고 해도 틀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리지 같은 경우, 예능으로 재기한 건 아니지만 좋은 예능을 프로그램을 만나거나, 일단 시트콤으로 몇 번 더 경험을 쌓을 수만 있다면 엔터테이너로 성장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네요. 적절하게 잘 치고 들어오는 경향이 있으니 리얼 버라이어티보다는 순발력을 요구하는 예능을 만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슬럼프를 겪던 두 사람이 이렇게 좋은 모습으로 재기해서 좋습니다. 특히 2009년 이후 지독한 슬럼프를 겪으며 힘들어하던 유이가 재기할 기회를 얻은 것 같아서 더욱 보기 좋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모습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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