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9일 KBS1TV에서 방송된 <KBS스페셜> '삼성 트라우마'(연출 박융식 PD·글 신지현 작가)의 한 장면이다.

삼성 특검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언론에 삼성의 경영 차질, 경영 악화를 우려하는 기사들이 넘쳐난다는 내용. 대부분 삼성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삼성발' 기사들이다.

이날 <KBS스페셜>은 한국 사회에 굳건히 자리 잡은 '삼성 트라우마', 즉 삼성이 흔들리면 한국경제가 흔들린다는 공포와 불안을 정면으로 다뤘다. <KBS스페셜> 조사결과, 우리나라 국민의 77.3%는 '삼성이 흔들리면 국가경제도 위태롭다'는 주장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작 삼성은 끄떡없다. 지난해 11월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 직후를 제외하고 삼성 관련주는 흔들림이 없었다. 삼성전자가 지난 1월 내놓은 경제전망 역시 밝기만 하다.

그래서 <KBS스페셜>은 묻는다. "총수 일가와 몇몇 고위 임원의 위기를 우리는 의심 없이 삼성 전체로 확대하는 것은 아닐까"라고. 미국 뉴욕대 사회학과 스티븐 룩스 교수는 이 현상을 "사람들의 사고구조가 권력자의 이익에 유리한 쪽으로 작용하게 만드는 힘"이라고 해석한다.

이날 <KBS스페셜>은 삼성의 역사에서부터 '안기부 X파일' 사건,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사건, 이건희 회장 고려대 명예철학박사학위 수여 논란, 최근의 특검 수사까지 삼성 관련 각종 이슈들을 종합적으로 다뤘다.

프로그램은 당연히 삼성 논란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경영권 승계' 문제를 파고들었고 "삼성이 스스로 변할 수 없다면 국가와 사회가 단호한 메스를 들이대야 할 것"이라는 지적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외국 석학들의 다양한 인터뷰가 등장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의 정신분석학적 진단과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문화적 해석이 흥미롭다. 프로그램은 KBS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kbs.co.kr/1tv/sisa/kbsspecial/index.html)에서 무료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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