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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인앱 결제 30% 강제'에 "디지털 식민지화, 정부 나서야"전문가들 한목소리 "산업 생태계·소비자 부담 증가"…독점력을 결제 시스템으로 전이
윤수현 기자 | 승인 2020.08.28 09:39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구글이 하반기부터 모든 앱에 인앱 결제를 강제하고 결제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산업 생태계뿐 아니라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제 수수료가 인상되면 기업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구글에 대한 정부 차원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구글은 하반기부터 게임 앱에만 적용되던 인앱 결제(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한 결제방식)를 모든 앱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 구글은 인앱 결제 시 결제 수수료 30%, 자체 결제 시 10% 수준의 수수료를 적용해왔다. 인앱 결제가 강제되면 기업들은 OTT·음원서비스 등 각종 유료 콘텐츠를 거래할 때마다 구글에게 수수료 30%를 내야 한다.

구글의 인앱 결제 확대 방침에 따라 국내 모바일 콘텐츠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네이버·카카오 등이 회장단으로 있는 사단법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25일 "구글의 특정 결제 방식 강제 행위가 위법이 아닌지 검토해 달라"며 구글 미국 본사·구글코리아에 대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행위 신고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 방통위는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소재 구글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27일 열린 <구글의 앱 마켓 정책 변경과 로컬 생태계>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구글의 결제 방식 변화 방침은 산업 생태계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환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세미나에서 콘텐츠·게임업체 12곳과의 인터뷰 결과를 공개했다.

인터뷰 결과 콘텐츠 사업자들은 수수료가 증가하면 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응답했다. 김정환 교수는 “사업자들이 수익에 타격을 받는 부분은 고스란히 가격에 연동될 것”이라면서 “증가한 수수료는 이용자에 그대로 전가될 것이다. 결국 모바일 생태계 내 부익부 빈익빈을 가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환 교수는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구글은 수수료 상승분을 자사 서비스 강화 및 연구개발에 쓸 것”이라면서 “규제 관점에서 보면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시각도 있다. 인터뷰에 참여한 사업자들은 ‘디지털 식민지가 되기 전에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공정위가 구글 자사 앱 선탑재 문제 등을 같이 조사하는 등 관계 부처의 협동 작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윤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이용자들 역시 인앱 결제 수수료 상승에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14∼49세 남녀 508명을 대상으로 인앱 결제 수수료 상승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86.7%는 “구글의 30% 수수료는 과도한 편”이라고 응답했다. “구글의 정책 변경이 공정하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59.8%로, “공정하다”는 비율 8.9%보다 7배 많았다. 구글에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58.5%, 제재가 필요 없다는 의견은 12.5%였다. 정 교수는 “구글이 수수료로 거둬들인 이익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공공의 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정윤혁 교수가 발표한 구글 인앱 결제 관련 설문조사 결과 (사진=한국미디어경영학회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문성배 국민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중소기업의 모바일 앱 시장 진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 교수는 “인앱 결제를 강제하면 구글이 소비자 정보를 다 가져가 유사 앱을 출시할 수 있다”면서 “잠재적 개발자의 시장 진입이 제한될 수 있는 것이다. 개발자는 비용증가와 수익 감소를 우려해 새로운 앱을 공급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결제 수단 자체는 수수료와는 상관없이 선택권이 부여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보름 서울시립대 경영대학 교수는 “국내 기업에 대해선 문제점이 빠르게 제기되고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는데 구글 같은 글로벌 기업에 대해선 논의가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정부가 이번 문제를 일관성 있게 들여다봐야 한다”면서 “모바일 앱 가격이 상승하면 이용자는 플랫폼 업체가 아닌 앱 개발사에 책임을 전가할 것이다. 개인의 이익을 저해하지 않도록 정부가 여러 요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종채 법무법인 에스엔 변호사는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가 고객 선택권을 제한한다며 약관규제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구글 인앱 결제 강제’ 집단 신고를 준비 중이다. 정 변호사는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는 독점력을 결제 시스템으로 전이한 것”이라면서 “자사 결제 수단을 강요해 고객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약관규제법 위반행위다. 규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의 앱 마켓 정책 변경과 로컬 생태계> 세미나 (사진=한국미디어경영학회)

이번 <구글의 앱 마켓 정책 변경과 로컬 생태계> 세미나는 27일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에서 열렸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주최했으며, 발표자는 김정환 부경대 교수, 정윤혁 고려대 교수다. 토론자는 문성배 국민대 교수, 박성순 배재대 교수, 정종채 법무법인 에스엔 변호사, 최보름 서울시립대 교수 등이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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