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삼성 떡값 로비대상자'를 발표하기 1시간 전, 청와대가 '조사결과 거론된 당사자들이 떡값을 받았다는 증거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연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당시 기자회견 내용을 담은 YTN <돌발영상>이 지난 7일 포털에서 갑자기 사라져 정부의 '언론통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사제단 기자회견 1시간 전 ‘조사 결과 근거없다’ 해명 논란

▲ 7일 방송된 YTN '돌발영상'
당시(5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기자회견에서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2명을 삼성의 로비 대상자로 추가 지목하는 등 이른바 '삼성 떡값 대상자' 명단을 추가로 발표했다. 당시 사제단의 발표 직후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조사결과 거론된 분들이 떡값을 받았다는 증거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대변인의 이 같은 입장은 사제단이 기자회견을 하기 1시간 전인 오후 3시에 이미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이 대변인은 사제단의 기자회견 이후에 청와대 입장을 내보낸다는 이른바 엠바고(보도유예)를 요청한 후 기자들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의 이 같은 '사전해명'을 두고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발표할 인사의 명단이나 리스트가 정확히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사 결과 근거가 없다'는 청와대의 공식입장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느냐는 것이다.

▲ YTN 돌발영상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도 지난 5일 떡값 명단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서 "우리가 발표할 명단을 밝히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사전에 알았는지 모르겠다"면서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표현을 이럴 때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당시 이를 주목한 언론은 거의 없었다.

당시 기자회견 담은 YTN '돌발영상'…포털과 YTN에서 사라져

당시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도 일부 기자들은 '청와대가 어떻게 명단을 알고 조사를 했느냐"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동관 대변인은 "어느 선까지 발표할지 대략 알고는 있지만 지금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 YTN 돌발영상.
하지만 이번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7일 오후 YTN이 당시 기자회견 '풍경'을 <돌발영상>에 담아 방송에 내보냈는데, 각 포털에 송고됐던 <돌발영상>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YTN 홈페이지에서도 문제의 돌발영상은 찾아볼 수가 없다.

대다수 언론들이 이 문제를 보도하지 않고 있지만 블로거들이 '언론통제' 의혹을 제기하며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미디어다음 블로거뉴스 등에서 많은 블로거들이 삭제된 YTN 돌발영상 화면을 올리면서 계속해서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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