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손석희 대표이사가 지난 1월 <뉴스룸>을 떠난 이후 JTBC의 독주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시사저널이 매년 진행하는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2020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JTBC는 ‘영향력’과 ‘신뢰도’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JTBC가 영향력 분야에서는 2017년 이후 4번째, 신뢰도 면에서는 2016년 이후 5번째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연도별 변화 추이를 보면 2017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걷고 있다.

(자료=시사저널)

JTBC의 영향력 지목률은 지난해 48.4%에서 올해 33.8%로 급락했다. 2위인 KBS 지목률 (32.4%)과 격차가 1.4%p에 불과했다. 시서저널은 지난해 1~2위간 격차(19.3%p)를 비교한 수치를 두고 “사실상 JTBC의 독주 체제가 끝났다”고 설명했다. 신뢰도 역시 지난해에는 39.2%의 지목률을 보였지만 올해는 27.3%에 불과했으며, 열독률 면에서도 지난해 25.4%에서 17.7%로 급락했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JTBC의 브랜드 가치는 곧 손석희 사장으로 귀결됐는데 손 사장이 앵커에서 하차하면서 그 가치가 깨졌다”며 “손석희라는 인물의 빈자리를 파고들려는 미디어 간 경쟁이 치열해져 뉴스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JTBC 뒤로는 KBS와 MBC가 추격 중이다. KBS의 영향력 분야 지목률은 2018년 27.7%, 2019년 29.1%, 2020년 32.4%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신뢰도 면에서는 2018년 14.0%에서 2019년 15.3%, 2020년 22.4%로 크게 올랐다. MBC의 영향력은 JTBC, KBS, 네이버, 조선일보에 이어 5위에 올랐지만 신뢰도 순위와 함께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자료제공=시사저널)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은 2020년에도 손석희 JTBC 대표이사가 지목되며 16년째 지목률 1위를 기록했다. 다만 2위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의 격차가 대폭 줄어들었다. 김 총수는 올해 21.2%로 2위를 기록했는데, 2017년부터 4년 연속 2위다. 손 대표 지목률은 52.9%로 아직까지는 2위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김 총수 지목률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높아졌다.

이는 김 총수가 2016년부터 맡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영향력과 연결돼 있다. <뉴스공장>은 2020년 2분기 청취율 14.7%를 기록하며 라디오 프로그램 전체 통틀어 1위를 기록했다.

한편 올해 1월 <뉴스룸> 앵커에서 물러난 손 대표는 시사저널의 인터뷰 요청에 “현업에 떠나 있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고사했다. 다만 메시지를 통해 “16년이란 긴 시간 동안 기억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올해로 31번째인 시사저널 '누가 한국을 움직이나' 조사는 조사기관 칸타퍼블릭과 함께 행정관료·교수·언론인·법조인·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인·문화예술인·종교인 각각 100명 씩 총 1000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6월 22일부터 7월 15일까지 리스트를 이용한 전화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결과 응답자는 남성 72.2%, 여성 27.8% 비율이며, 연령별로는 30대 23.6%, 40대 33.3%, 50대 32.9%, 60세 이상 10.3%다. 각 문항별 최대 3명까지 중복응답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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