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분노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병원 벽에 나비가 그려진 후 문영은 당황하고 분노하며 자책하기 시작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 이제는 한 가족이 된 강태와 상태의 어머니를 죽인 자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엄마였다는 사실에 분개했다.

문제의 나비 브로치는 엄마가 직접 만든, 세상에서 유일한 것이다. 이를 알고 있다는 것은 곧 엄마가 맞다는 의미가 된다. 문영의 아버지는 아내를 죽였다고 했다. 그렇게 저수지에 버린 그녀가 살아있을 것이라고 상상할 수도 없다고 했다.

문영의 어린 시절 기억들은 대부분 악몽이다. 그 악몽 속에는 물에서 허우적거리는 여성의 모습도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문영의 어머니가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하루가 지나 살아났을 가능성도 있다. 가늘게 뛰던 숨이 물에 들어가며 되살아났다고 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오 원장은 출장 중 벌어진 사건에 놀라워했다. 자신이 믿었던 수간호사가 문영의 엄마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CCTV에서 나비를 그리는 존재가 수간호사였음이 드러났다. 그 긴 시간 동안 자신을 숨기고 살았다는 사실이 오 원장은 믿기지 않는다.

tvN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정신과 전문의인 자신을 완전히 속인 사실도 당혹스럽지만, 그런 살인마에게 놀아났다는 것도 충격이다. 상태 치료를 해준답시고, 병원 벽에 그림을 그리는 처방을 내렸다는 사실에 자괴감을 느낀다. 잘난 척하다 호되게 당했다는 오 원장 표현 그대로다.

상태는 쉽게 그 공포에서 빠져나왔다. 그 곁에는 강태라는 동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족사진을 찍어 가족이 된 문영도 자신이 돌봐야 한다.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상태는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문영은 자신의 어머니가 어린 시절부터 자신 곁에 있는 모두를 죽이겠다고 했었다는 사실을 안다. 어린 강태를 모질게 군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그런 엄마가 다시 돌아왔다. 그래서 강태와 상태가 어떻게 될지 불안하기만 하다. 그래서 밀쳐내려 하지만 이제 그들은 성인이다. 그런 문영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강태는 이미 다짐했다.

도희재의 범죄와 상관없이 문영은 이제 가족이니 지키겠다고 말이다. 정확하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는 문영을 위해 주리 어머니에게 부탁해 죽까지 끓여 가지고 찾아갔다. 그렇게 서럽게 우는 문영을 보며 안쓰러움을 느끼는 상태도 그렇게 감정이 풍성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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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어머니가 바로 범인이라는 말은 못하고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문영에게 죽 먹으면 용서해준다며 챙기는 상태는 이제 진짜 오빠가 다 되었다. 그렇게 서럽게 울던 문영은 보듬어 주는 상태로 인해 그는 이제 좌절이 아닌 반격을 생각하게 되었다.

절망 속에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 채 무너져가던 문영은 완전히 달라졌다. 자신을 보러올 수밖에 없는 존재. 언젠가는 다시 마주해야 할 어머니라면 이제 자신이 준비해야 한다. 그렇게 엄마가 탈고하지 못한 마지막 권을 출간하기로 한 문영은 이를 기사화했다.

최소한 그 기사를 보고 문영을 찾아올 것이라 확신했으니 말이다. 결자해지하려는 문영과 달리, 도희재는 신문 기사를 보고 사장에게 전화를 해서 따로 만나자고 제안을 했다고 한다. 자신이 원고를 건네겠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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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실을 안 강태는 문영을 최대한 멀리 떨어트려 놔달라고 했다. 자신이 만나겠다고 말이다. 강태가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형을 데리고 있기 때문이다. 형이 걱정되어 숨겼던 것이 오히려 독이 되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친한 수간호사 연락을 받고 만나러 간 형이 잠들어 있다.

강태가 수간호사를 만난 곳은 문영의 집이었다. 가족사진이 걸려있는 곳에서 강태를 기다리고 있는 도희재는 여유롭기만 하다. 과연 그는 정말 도희재일까? 여전히 의문이 남는 것은 그가 정말 문영의 어머니인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13~14회 내내 수간호사가 도희재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확고하게 하기 위한 설명도 이어졌다. 하지만 문영은 아무리 성형을 해도 엄마를 못 알아볼 수 있냐고 되묻는다. 가장 먼저 박옥란이 엄마냐고 묻는 장면은 그래서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오 원장이 탁월한 존재라고 설명되어 왔었다. 독특한 존재하지만 정신의학과에서도 인정받은 의사다. 그런 의사를 10년 넘게 곁에 있으며 속였다는 사실도 의아하기는 하다. 갑자기 박옥란 환자가 입원한 후부터 그 징후들이 조금씩 등장했다는 것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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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사장은 도희재가 의대를 다니다 그만뒀다고 했다. 의사 집안에서 의대를 다니다 왜 그만두고 소설가가 되었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런 이야기를 보면 간호사가 되는 것 자체가 그에게는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문영 엄마의 존재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저 사이코면 모든 것이 정리되고 이해되어야 한다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오정세라는 뛰어난 배우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충분히 매력적이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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