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일보 유성식 정치부장. ⓒ한국일보
한국일보 유성식 정치부장이 청와대 정무수석실로 갈 것으로 알려져 편집국이 충격에 휩싸였다. 최근 청와대 1, 2진이 잇달아 사표를 낸 직후여서 충격의 강도는 더하다.

7일 오전 회사에 사표를 낸 유성식 부장은 이날 오후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무수석실로 가는 것은 맞는데 직급 등 구체적으로는 조정할 일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그는 "후배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개인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직 정치부장으로서 부적절한 자리이동이 아니냐"는 질문에 유 부장은 "1년 7~8개월 정치부장으로 일하면서 이명박 정권에 유리하게 보도했다거나 하면 몰라도 그렇지 않았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일보는 즉각 유 부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이와 관련해 이준희 편집국장은 "너무 화가 나있고 격앙된 분위기"라며 "코멘트할 입장이 못된다"고 답변했다.

▲ 서울 남대문로 한국일보 사옥 ⓒ미디어스
기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일보 편집국의 한 기자는 "아무리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다지만 청와대에서 현직 정치부장을 데려가는 게 바람직한 일인가"라며 "기자 윤리상으로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에서는 최근 일주일 사이 유 부장 외에도 기자 4명이 잇달아 사표를 냈다. 청와대 1진 이모 기자는 정부기관으로 가기 위해, 2진 신모 기자는 학업을 위해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고, 사회부 안모 기자는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부 김모 기자도 지난주 사표를 냈다.

기자들의 이탈이 잇따르자 한국일보 기자협의회(회장 김동국)는 지난 6일 저녁 기자총회를 열어 분위기 수습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이준희 편집국장도 직접 참석해 기자들을 다독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일보 김동국 기자협의회장은 "낮은 급여, 인력 부족, 비전 부재 등으로 인해 한국일보가 흔들리고 있다"며 "조직의 동요를 빨리 차단하기 위해 비상 기자총회를 열고 공식적으로 회사 측의 대책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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