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안현우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무공천을 주장했다가 말을 바꿨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언론이 좋아하는 '유력 정치인의 말 바꾸기' 프레임 보도다.

머니투데이, 서울신문, 조선비즈 보도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22일 머니투데이의 관련 기사 제목은 "이해찬 지적에 이틀 만에 말 바꾼 이재명 '서울시장 무공천 주장한 적 없다'"이다. 머니투데이는 이날 "이 지사가 사실상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에 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 맞다는 취지로 주장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면서 "이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 지사 발언을 두고 부적절하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썼다. 또한 이들 언론은 '무공천 주장 논란이 더불어민주당 안팎을 들썩이게 한 지 이틀 만에 이 지사가 수습에 나섰다'면서 '이 지사가 말을 바꿨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지사는 이같은 언론보도에 앞서, SNS를 통해 자신의 서울시장 무공천 주장 논란에 대해 해명에 나섰다. 무공천을 주장한 바 없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이날 “공천 여부를 놓고 많은 논란과 제 입장에 대한 오보들이 있다”면서 "당원 의견 수렴을 통해 당 지도부가 결정할 일이고 저는 당원의 한 사람으로 투표에 참여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지사는 “서울시장 유고를 계기로 ‘중대 잘못으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경우 공천하지 않는다’는 민주당 당규가 국민과 언론의 관심을 끌었고, 그에 대한 제 의견이 없을 수가 없었다”며 “그러나 ‘의견’과 이를 관철하려는 ‘주장’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지난 20일 이 지사의 CBS 인터뷰가 이 같은 논란의 발단이 됐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당원, 민주당 지지자분들이 보시면 무책임한 소리 아니냐 하시겠지만, 엄청난 손실이고 감내하기 어려운 게 분명해도 공당이 문서로 규정하고 약속을 했으면 그 약속을 지키는 게 맞다"고 했다.

이 지사는 "신뢰가 중요하다. 정치는 어떤가? 안 믿는다"면서 "정치적으로 도저히 견딜 수 없다면, 당이 국민에게 석고대죄하고 그 다음에 규정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장사꾼도 이렇게는 안 한다’ 등의 거친 표현으로 발언의 휘발성을 높인 게 사실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공천이 국민에게 약속한 민주당 당규와 배치되는 상황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는 게 이 지사 해명의 골자다.

김홍국 경기도 대변인은 23일 SNS를 통해 “대다수 언론과 정치권은 20일 방송의 앞부분만 이야기하며 뒷부분은 하지 않은 이야기인 양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놓고 말 바꾸기라고 비판하고 있다”며 ”언어도단이며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 지사의)22일 글은 정치적 오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원칙을 명확하게 하고,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설명을 드린 것”이라며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책임 있는 언론과 유력 정치인들까지 비난 행렬에 나서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정략적이고 불합리하며 비논리적인 접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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