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브룩스가 시즌 4승을 올렸다.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고 다시 반격을 꾀하는 브룩스는 에이스의 진정한 모습이다. 3 실점하는 과정으로 보면 대량 실점으로 무너질 것 같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브룩스는 빠르게 빠져나왔고, 추가 실점을 하지 않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투구 내용과 승수가 비례하지 않았던 브룩스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2점대 방어율에 승수가 이제 4승이라는 점은 아쉽기만 한 결과니 말이다. 그만큼 팀 타선 문제와 함께, 전 경기에서 드러났듯 불펜이 무너지며 승리를 날리는 경우들이 많았다.

기아는 금요일 경기를 극적인 역전승으로 이끌더니 토요일 경기에서는 1회부터 대량 득점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타격 부진에 빠진 김호령 대신 출전하고 있는 이창진이 볼넷으로 나가며 1회는 시작되었다. 터커의 우중간 2루타로 결승점은 만들어졌다.

KIA 선발투수 브룩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나지완의 적시타에 이어,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황대인이 투런 홈런을 치며 간단하게 1회에만 4득점을 한 기아는 편하게 경기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키움도 2회 바로 반격에 나서는 듯했다. 박병호의 선두 타자 안타가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지영을 병살로 돌려세우며 상황을 간단하게 제압했다. 브룩스가 키움 타선을 막아내자 기아는 매 이닝 득점을 하며 달아나기 시작했다. 2회 선두타자 백용환이 초구를 홈런으로 만들며 5-0까지 달아났다. 브룩스의 위기는 4회였다.

선두타자 이정후가 안타로 나간 후 박병호가 가운데로 몰린 공을 놓치지 않고 투런으로 만들며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투런을 내준 후 이지영에게 안타까지 내주며 그대로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기도 했다. 하지만 브룩스는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위기를 벗어나려 했다.

허정엽의 바운드 타구는 내야 안타가 되었고, 박준표의 적시타까지 나오며 경기는 5-3까지 좁혀졌다. 서건창의 유격수 안타까지 이어지며 상황은 더욱 불안하게 이어졌다. 대량 실점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KIA 타이거즈 황대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브룩스는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김하성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4회에만 홈런 포함 6개의 안타를 내줬다. 이 정도라면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소한의 실점으로 이닝을 막아냈다. 이게 바로 브룩스의 힘이고, 그게 바로 에이스의 존재감이다.

집중타를 맞으며 위기에 빠지기는 했지만, 브룩스의 실점은 거기서 끝이었다. 추가 실점 없이 바로 제자리를 찾아 키움 타선을 공략하는 브룩스의 투구는 결국 기아가 승리할 수 있는 결정적 동력이 되었다. 브룩스는 6과 1/3이닝 동안 100개의 투구수로 11 피안타, 무사사구, 1 피홈런, 4 탈삼진, 3 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었다.

황대인은 5회에도 홈런을 치며 자신이 선발로 출전한 이유를 증명해냈다. '최고 유망주' 중 하나로 꼽히는 황대인의 파괴력은 여전히 높고 그 진가를 이제는 폭발시킬 필요성이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멀티 홈런은 반갑게 다가온다.

브룩스가 좋은 피칭을 보인 후 그다음 차례는 홍상삼이었다. 1과 2/3이닝 동안 볼넷 하나를 내주기는 했지만, 3개의 삼진을 잡으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지켜냈다. 강속구 제구가 여전히 들쑥날쑥하기는 하지만, 변화구는 상대 타자들을 당혹스럽게 할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KIA 타이거즈 홍상삼 (연합뉴스 자료사진)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 과정을 잘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홍상삼의 새 출발은 분명 기아에서 시작되었다. 확실했던 필승조가 한꺼번에 무너진 상황에서 새로운 필승조가 등장했다는 것은 기아의 불펜이 상대적으로 단단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9회 마운드에 오른 김기훈 역시 삼진 2개와 포수 파울 플라이로 간단하게 마무리하며 상황을 정리했다. 투타의 안정감은 2위 키움을 잡은 요인이다. 상위팀에 특히 약한 기아가 키움과 상대적 우위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스윕을 할 수 있을지 여부는 일요일 선발로 나서는 임기영의 몫이 되었다. 전 경기에 조기 강판이 되었던 임기영이 다시 자신의 투구를 한다면 스윕도 가능해 보인다. 물론 장마 전선이 북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경기가 치러진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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