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유민상이 이제는 만루 홈런도 터트렸다. 통산 홈런을 올 시즌 한 해 모두 갈아치울지도 모를 정도로 장타 페이스가 급격하게 늘어가고 있다. 올 시즌 홈런 숫자만이 아니라 몰아서 타점을 쌓는 능력 역시 탁월함을 보여주고 있다.

임기영은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만약 1회 힘들게 투구를 하지 않았다면 7회까지는 투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이 아쉽게 다가올 뿐이다. 이번 경기 첫 득점은 삼성에서 나왔다. 더욱 빗맞은 안타들이 나오며 득점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분위기는 좋았다.

정타로 안타를 때리며 경기를 이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결과는 선발 투수를 맥빠지게 만들며 무너지게 한다. 그런 점에서 삼성의 1회는 무척이나 중요하게 다가왔다. 임기영은 두 개의 안타로 첫 실점을 하더니, 볼넷에 이어 다시 김헌곤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2 실점을 했다.

투구수도 1회에만 40개 가까이 던지고 2 실점까지 했다는 사실은 삼성에는 호재였다. 선발 야구를 하는 기아에 조기 강판이라는 선물을 할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삼성은 1회보다 집중력을 보이며 임기영을 완전히 무너트리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시작과 함께 2실점을 한 기아 타자들은 1회부터 공격에 나섰다. 두 타자 연속 볼넷을 얻어낸 후 3, 4번이 허무하게 물러나자, 5번 유민상이 적시타로 1-2로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광주에서 삼성 투수들이 이상할 정도로 제구력들이 흔들리며 볼넷을 남발하는 것은 아쉽다.

기아 역시 1회 삼성 선발인 원태인을 무너트릴 수 있었다. 유민상의 적시타 이후에도 한승택이 볼넷을 얻으며 만루 상황을 만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주환이 2루 땅볼로 물러나며 최소한 동점도 만들지 못했다는 사실이 아쉬웠다.

임기영이 바로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자 기아 타자들은 대량 득점으로 화답했다. 삼성 출신인 최정용이 프로 데뷔 후 첫 홈런을 자신을 뽑아준 라이온즈를 상대로 만들어냈다. 3루 수비도 수준급이었던 최정용은 이번 경기에 2루수로 출전해 새로운 멀티로서 가능성을 증명해주었다.

맞추는 타격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는 박찬호는 이번에도 컨택 안타를 통해 기회를 만들었다. 김호령은 1회에 이어 다시 볼넷을 얻어 나갔다. 하지만 터커와 최형우가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투아웃 상황이 만들어졌다.

나지완이 다시 볼넷을 얻으며 2사 만루 상황에서 홈런을 쳤던 유민상이 등장했다. 그리고 초구를 노려쳐 만루 홈런을 만들어냈다. 그걸로 이번 경기는 끝났다. 생애 첫 만루 홈런을 친 유민상은 이번 경기에서 팀의 6 득점 중 5 득점을 쓸어 담으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5 시즌 동안 14개의 홈런이 전부였던 유민상은 올 시즌에만 3개의 홈런을 쳤다. 지난 시즌 5개는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8 시즌부터 기아에서 11개의 홈런을 친 유민상은 올 시즌 두 자릿수 홈런도 가능해 보인다.

지난 시즌 26타점을 올렸던 유민상은 5시즌 동안 85타점이 전부였다. 그만큼 출전도 적었고, 팀 기여도나 개인 기록 역시 낮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올 시즌 벌써 2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부상만 오지 않는다면 유민상은 개인의 커리어하이를 찍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기영은 5이닝 동안 103개의 투구수로 5 피안타, 2 사사구, 5 탈삼진, 2 실점을 하며 4승 3패를 기록하게 되었다. 평균 자책은 2.19로 2점대 방어율을 유지하게 되었다. 1회를 가볍게 넘겼다면 좀 더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다는 점이 아쉽게 다가왔다.

타이거즈 왕조를 세우며 입었던 검빨 유니폼을 입고 싶었다는 광주 토박이 박준표는 조금은 들뜬 모습이었다. 살라디노에게 2루타를 내주고 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우상이었던 타이거즈의 검빨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선 박준표는 소원 성취를 한 날이기도 했다.

필승조에 합류하기 시작한 고영창도 좋은 투구를 보였고, 마무리로 진가를 보여주고 있는 문경찬은 시즌 10 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24 세이브를 기록하며 타이거즈의 마무리 투수로서 가치를 증명했던 문경찬은 이제 확실한 마무리임을 인정받고 있다.

선발 야구에 불펜마저 탄탄한 기아는 분명 강해졌다. 이런 변화가 감독 하나 바뀌었다고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그동안 과정을 통해 성장해오던 이들이 윌리엄스가 부임한 후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기아는 투타 안정감을 찾고 균형을 맞추며 강팀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