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무뚝뚝한 가장이 사고로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려 갑자기 바뀌었다. 22살 상식은 다정다감하고 아내 진숙만 바라보는 로맨티시스트였다. 평생 가부장적인 아버지 모습만 봐왔던 가족들에게는 이상하고 낯선 모습의 연속일 뿐이다.

막내 지우는 아버지 퇴원을 시키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우연하게 들어서는 안 되는 비밀을 알게 되었다. 큰누나인 은주가 사실은 아버지가 다르다는 사실 말이다. 기억을 통으로 잃은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실수하지 않으려 큰딸은 자신이 친부가 아닌 것을 알고 있냐고 물었다.

이 가족들에게 가장 큰 뇌관이자 모든 것을 치유하게 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밖에 없다. 퇴원해 집으로 돌아가던 상식은 과일가게 앞에서 멈췄다. 아내가 좋아하는 귤을 사주고 싶다는 그는 그곳에서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

교수 출신 과일가게 주인이 보인 모습이 이상했다. 귤을 좋아하는 아내가 참외를 좋아한다고 한다. 22살 상식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분위기다. 이내 과일가게 주인은 자신과 대립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은주와 은희는 닮았지만 너무 다르다. 은주는 아버지를 끔찍하게 생각하고, 은희는 엄마만 챙긴다. 그럴만한 이유가 존재한다. 예고편에 등장했지만, 은주는 어린 나이에 엄마가 자신과 함께 죽을 결심을 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은희는 어린 시절 언니와 싸우고 힘들어할 때마다 꽃을 들고 등장한 은주가 싫었다. 자신은 힘든데 이미 모든 것을 정리한 언니의 이런 행동들이 유독 은주에게만 까칠해진 이유가 되었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관대한 은희에게 은주는 그럴 수 없는 존재였다.

자신의 마음과 상관없이 22살 당시의 모습으로 자신을 대하는 상식이 진숙은 이상하고 싫다. 살아오면서 이미 멀어져 버린 두 사람에게 가장 뜨거웠던 시절이 겹치는 것은 도무지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일이다.

22살 어린나이에 결혼한 두 사람. 이미 남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던 진숙은 왜 상식의 청혼을 받아들였을까? 그 숨겨진 진실이 곧 이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은주의 친부를 찾는 것 역시 이들에게는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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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는 혹시나 하는 연애 감정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온갖 소문의 진원지인 경옥을 통해 부대표 건주에게 9년 된 연인이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과거 9년 된 연인과 새롭게 등장한 여성 사이의 문제가 은희에게는 오버랩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이제는 그 오랜 연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여자가 되었으니 말이다.

피해 보려 하지만 이미 건주에게 마음이 흔들린 은희다. 아버지 퇴원 기념으로 모두가 모인 저녁 자리. 그 자리에서 막내 지우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듣지 말았어야 할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된 지우는 정말 큰누나가 자신과 아버지가 다를까 하는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고기를 싼 쌈을 가장 먼저 엄마에게 건네는 다정한 아빠의 모습도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뭔지 모를 균열과 불안을 느끼는 막내 지우에게도 이상하게 마음이 끌리는 존재는 있다. 찬혁이 대표로 있는 회사의 유일한 여직원인 서영이다. 좀처럼 친해지기 어려워 보이는 존재다. 아무렇지도 않게 반말을 하는 서영은 찬혁을 좋아한다. 여자에 크게 마음이 없던 지우이지만 이상하게 서영에게는 눈길이 간다.

어느 날 회사에 찾아온 서영 어머니와 싸우는 모습은 그의 과거를 알 수 있게 한다. 서영에게 어떤 사건이 있었고, 그건 남자와 관련된 나쁜 기억이다. 이상한 것은 찬혁이 서영 어머니와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영의 과거를 찬혁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깊은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은 다른 직원이 일을 하며 슬쩍 몸에 닿자마자 놀라는 서영의 모습에서 유추해 볼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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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깨어날 22살'이라는 사위 태형의 발언은 복합적이다. 아내 은주와는 불안한 관계다. 아이를 갖지 못하며 점점 멀어지고 있는 두 사람 사이 비밀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비밀의 단초는 은주의 단골 커피숍 바리스타인 효석을 통해 드러났다.

태형이 아내 몰래 누군가와 톡을 하는 모습이 등장했다. 그리고 효석은 진료를 받으러 와서 자신의 여자친구가 태형을 알고 있다는 말로 불륜을 의심케 했다. 뉴질랜드로 학회 참석을 해야 하는 태형은 가기 전 모든 것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다.

누구보다 냉철하고 확실한 은주는 변리사로 일을 재개했다. 임신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일은 어쩌면 은주를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도구일지도 모른다. 여성을 함부로 대하며 성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는 대학교수를 망설임 없이 까는 은주는 그런 존재였다.

가족이기 때문에 할 말을 하지 않고 묵힌다. 그렇게 가볍게 털어낼 수 있는 먼지는 찐득하게 굳어 쉽게 떨어지지 않게 만들기도 한다. 남들을 가족보다 더 잘 아는 우리에게 이 드라마는 우리 모습을 돌아보게 만들고 있다. 가족이어서 남보다 못한 관계가 되어버린 현대인들에게는 거울과 같은 드라마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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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은 상식에게 아들이 있다? 영식이라는 이름의 그 남자는 "아버지"라고 부르며 상식을 향해 온다. 상식의 트럭을 처음 타본 진숙은 글로브박스에 붙은 아이들 딱지를 발견한다. 이상할 수밖에 없다. 우리 아이들이 그걸 붙일 이유는 없으니 말이다.

영식을 보며 진숙은 그럴 줄 알았다고 생각했다. 과거 어느 시점 진숙은 확신했을 것이다. 22살로 돌아가 기억하지 못하는 상식에게는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 그리고 찬혁은 은희가 아닌 은주를 여전히 짝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회를 거듭할수록 흥미로워지는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는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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