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7일 기자회견 이후의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관련 논란에 첫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 할머니는 13일 경향신문을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저는 지난 30년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그 이후 정의기억연대와 더불어 많은 활동을 함께 하여 왔다"며 "그간 활동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의를 환기하고 전 인류가 다시는 이러한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공감과 참여와 행동을 이끌어 낸 성과에 대한 폄훼와 소모적 논쟁은 지양되어야 한다는 전제에서 몇 가지 말씀드리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7일 오후 대구시 남구 한 찻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며 정의기억연대를 비판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의연에 모인 후원금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쓰인 적 없고,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을 당시 정의연 이사장이었던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국회의원 당선인만이 알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윤 당선인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국회의원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후 정의연과 윤 당선인을 둘러싼 관련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 할머니는 논란 이후 논의되어야 할 세 가지 내용을 제시했다. 한일 양국 학생들에 대한 역사교육과 상호교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의 오류 극복, 2015년 박근혜 정부 한일 위안부 합의 관련 의견수렴 및 면담내용 공개 등이다.

이 할머니는 "문제해결 과정은 가해국의 책임과는 별도로 직접 당사자인 한일 국민들 간 건전한 교류 관계 구축을 위한 미래 역사를 준비하는 관점이 필요하다"며 "한일 양국의 미래 관계를 구축해 나갈 학생들 간 교류와 공동행동 등 활동이 좀 더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의연 회계 불투명성 논란에 대해서 이 할머니는 "지난 30년간 진실을 밝히기 위한 투쟁 과정에서 나타났던 사업 방식의 오류나 잘못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 생각한다"며 "이것이 누군가를 비난하는 과정이 아니라 현 시대에 맞는 사업방식과 책임 있는 집행 과정, 그리고 투명한 공개를 통해 국민 누구나 공감하는 과정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새로운 사업이 아닌 필요한 사업들을 집중하여 추진하고, 그 성과들을 정리하여 누구나 과정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에 대한 논란에 대해 이 할머니는 "한일 간 졸속 합의와 관련하여 정부의 대민 의견 수렴과정과 그 내용, 그리고 정대협 관계자들의 정부 관계자 면담 시 대화 내용 등 관련한 내용이 조속히 공개되어 우리 사회의 신뢰가 회복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기성 언론에서 제기하고 있는 근거없는 억측과 비난, 편가르기 등이 우리를 위해 기여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오직 우리 국민들의 믿음을 바탕으로 합의 과정 전반을 공개하고 국민들의 평가에 기반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그간 우리의 활동은 많은 이들의 공감에 바탕하여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왔다"며 "아픔은 또다른 아픔으로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감싸고 보듬어주는 마음에서 치유된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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