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어제 물리력을 동원해 위원장석을 점거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단 하루 만에 보란듯이 이런 약속을 무너뜨렸습니다."

"민주당의 합의 파기로 국회가 무력화되면서 30년 만에 수신료 현실화는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KBS는 수신료 인상의 선결조건을 주제로 3시간 가까이 긴급 TV토론회를 통해 야당의 주장을 수용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 28일 KBS '뉴스9' 4~5번째 꼭지 캡처.
KBS 수신료 인상안의 6월 국회 처리가 사실상 물 건너간 가운데, KBS가 자사 메인 뉴스를 동원해 민주당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28일 KBS '뉴스9'은 4번째 꼭지 <합의파기 회의장 점거>에서 "민주당이 오늘 상임위에서 TV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하기로 한 약속을 깨고 회의 자체를 힘으로 막았다"며"며 "표결 처리 합의는 애초부터 빈말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여야는 어제 물리력을 동원해 위원장석을 점거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단 하루 만에 보란듯이 이런 약속을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또, 5번째 꼭지 <'30년 만의 인상' 진통>에서는 "민주당의 합의 파기로 국회가 무력화되면서 30년 만에 수신료 현실화는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며 "이 과정에서도 KBS는 수신료 인상의 선결 조건을 주제로 3시간 가까이 긴급 TV토론회를 통해 야당의 주장을 수용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볼멘 소리를 쏟아냈다.

하지만 과연 수신료 인상이 민주당 때문에 좌초된 것일까? 28일의 상황을 짚어보자.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가 예정된 28일, 한나라당은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없었음에도 2시 전체회의에서 '강행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은 7~8월에 수신료 인상의 선행 조건에 대한 KBS의 답변을 듣고, 9월에 다시 수신료 인상을 논의하자고 했으나 거절당했고, 결국 회의장 점거라는 수단을 택하게 된 것이다.

한나라당의 강행처리가 예고된 시각, 시민사회는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은 수신료 인상안 날치기 시도를 중단하라"며 수신료 인상을 위해서는 △수신료위원회 설치 △회계의 투명성 △수신환경 개선 △제작 자율성 확보 △공정성 실현△시청자위원회 독립 △퍼블릭액세스 개선 △프로그램 저작권 공유 등 시민사회가 제시한 전제조건의 충족을 위한 사회적 논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KBS는 이 같은 맥락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하지 않고 "민주당 때문에 수신료 못 올렸다"고 공공의 전파를 사용해 볼멘소리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KBS는 민주당이 전날 한나라당과 합의했던 '국회 선진화 방안'을 하루 만에 뒤집었다고 핏대를 세운다. 하지만 야당, 시민사회와의 충분한 논의도 없이 막무가내로 준조세 성격의 수신료 인상을 '강행처리'하는 것은 국회 선진화에 부합하는 일인가?

그리고 △직권상정 금지 △소수 의견 존중 및 다수결 원칙 조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회 선진화 방안'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여야의 타협을 유도하고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안에 포함된 '국회질서유지를 위한 위원장석 점거 금지'를 근거 삼아 민주당을 비난하는 행태는 이 법안의 전체적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혹은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 부분적으로 취한 해석일 뿐이다.

28일 문방위 회의장에서 KBS 기자들은 수신료 1000원 때문에 '취재' 대신 민주당과의 '설전' 혹은 '실랑이'를 선택했다. KBS에만 카메라와 취재진이 있는 게 아닌데 수많은 매체들의 이목이 집중된 곳에서 '플레이어'로 활약하는 그들의 모습은 시민들에게 어떻게 비춰졌을까?

눈 앞의 수신료에 눈이 멀어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KBS 기자들에게, KBS 시청자 게시판 등에 올라온 시민들의 반응을 선물한다. 매일 아침 공복에 한 줄 한 줄 곱씹어보길 당부한다. 지금 할 일은 '겁박'이 아니라 '성찰'이다.

"KBS는 국회 출입기자 선발시 무식하고 야비한 거 테스트하나요?"

"국회 출입 KBS 기자들은 야당 국회의원들 협박하는 게 특기인가 보네요. 국회의원 무시하고 대드는 것은 국민들 무시하고 대드는 거란 사실을 알아야지요."

"시청료 인상 위해 기자들도 조폭으로 변신? 김비서 방송이 이젠 갈 데까지 갔구나"

"그냥 월급받고 시키는 대로 했다는 변명을 늘어 놓기에, 지금 '캐병신'으로 '김비서'로 불리는 너희들의 행태가 도를 벗어났다고 우린 느껴. 두고 보면 알 거야. 너희들이 언론입네하면서 저질러 놓은 일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정확하게 기록되고 기억되는지."

"날치기 하는 것은 합법이고, 그 날치기를 막으려는 것은 불법이냐? 노동자가 시위하면 '불법시위'라고 떠들면서."

"방송매체를 무기 삼아 수신료 인상을 관철시키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정면으로 비추며 비열한 수단을 동원한 것이다. 그렇게 수신료를 올려받고 싶다면 본인들의 행태를 뒤돌아보라."

"현실적인 수신료를 민주당이 방해를 해? 웃기는 사람들이구만! 현실적인 수신료를 방해해서 야당 비판하는 것이냐? 너무 속보인다!!"

"뉴스 앵커도 한몫하네요. 민주당 탓하고, 현실적 수신료라니…. 스스로 썩은 것도 모르고 있는데, 앞으로 잘하겠다? 차라리 (KBS보다) 성범죄자를 믿겠다!"

"기자는 취재를 해야지 왜 수신료 날치기 저지하는 민주당 의원들과 신경전이냐? 아예 기자 때려치우고 총선 출마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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