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인간 실격의 발언이 나왔다. 이것이 현재 천만 경기도민의 행정을 책임지는 도지사의 발언이라는 것에 분노와 절망을 금할 수 없다. 고전에 대한 문학적 해석이야 얼마든지 달리할 수 있다. 그러나 김문수의 막말은 한국 인터넷 문화의 고질병인 악플러들조차 하지 않는 자기 비하라는 점에서 그가 도지사를 떠나 국민으로서의 자격이 있나 의심이 갈 정도다.

김문수 경기도자시는 22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국표준협회 초청 최고경영자조찬회에서 “춘향전이 뭡니까? 변 사또가 춘향이 따 먹으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발언했다. 소위 고위 공직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저질스러운 발언이다. 더욱 어이없는 것은 이 발언이 지금의 공무원들이 청백리라는 것을 변명하기 위해 끌어낸 억지라는 점이다.

▲ 김문수 경기지사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때까지는 경기도 지사직을 유지하고 총선 상황을 보고 대통령 출마를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김문수 지사는 “콩 까먹는 소리 하고 있어요. 청백리 따지지 마라. 대한민국 지금 공무원이 얼마나 청백리냐, 역사를 보세요”하며 과거 조선의 부패한 관리의 예를 들다보니 춘향이까지 모독하는 발언까지 막장 코스를 탔다. 춘향이도 춘향이지만 현재의 부패한 공무원에 대한 변명이 너무 지나치다. 경기도 지방 공무원의 수장이니 변명코자 하는 입장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변학도의 예를 든 것은 변명도 아닌 난동에 가까운 폭언에 불과하다.

어차피 사또가 관기를 탐내는 것을 ‘따 먹는다’라는 표현을 쓸 정도면 의식 수준이 얼마나 천박하고, 패륜적인지도 알 수 있기에 변명도 아닌 폭언의 주장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시정잡배도 점잖은 자리에서는 차마 쓰지 않는 비속어를 그리도 당당하게 내뱉는 막장 도지사도 한때 춘향이를 탐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것도 아주 부적절한 방법으로 범하고 싶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인구 천만의 경기도지사의 이 따위 발언은 철없는 연예인이 할로윈 파티에 류관순 열사 코스프레 한 일보다 더 저질 행위다. 이런 사람에게 경기도 도정을 맡는 것은 물론이고 국민의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어진다. 춘향은 문학으로서는 고전소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판소리 다섯 바탕 중 하나로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김문수 지사는 한국의 정신의 뿌리와 세계문화유산을 능욕한 것이다.

나이 60을 넘긴 사람이 20대 초반의 소녀시대를 보고 쭉쭉빵빵이라는 음험한 단어를 사용한 것에 이어 이번 춘향이 능욕 망언까지 이르고 보면 그의 도정 뒤편에 얼마나 많은 성폭행적 언행이 있었을까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공무원 사회라는 것이 폐쇄적이어서 잘 드러나진 않겠지만 공개석상에서 '따 먹는다‘는 저질스런 말을 내뱉은 정도라면 내부고발이 없더라도 충분한 개연성을 갖는다.

이런 김문수 지사를 보면 정말 우리는 투표를 열심히 해야 하고, 또 잘 해야 한다. 표 한 번 안 쓰거나 잘못 쓰면 이렇게 엄청난 재앙덩어리가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이 국민의 대표로 행세하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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