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기습 공격을 받은 정금자는 최악의 상황에서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아버지라고 불렸던 남자가 부른 그 장소에는 다른 자가 있었다. 그리고 금자를 공격 대상으로 칼을 휘둘렀다. 그 칼을 손으로 잡아 막는 정금자도 대단했다.

뒤늦게 나타난 아버지라는 자가 개입되며 공격은 완벽하지 못한 상태에서 마무리되었다. 물론 금자를 구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은 없다. 결과적으로 금자를 구한 꼴이지만 마지막까지 금자를 구하기 위한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은 채 딸이 공격을 받은 상황에서도 범인에게 구원 이야기를 하는 자였으니 말이다.

금자를 찾던 희재에 의해 급하게 병원으로 옮겨진 금자는 불행 중 다행으로 손만 다쳤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방탄복처럼 서류로 배를 감싸고 들어간 것이 신의 한 수였다. 누군지 알 수 없는 자의 공격. 우선 아버지라고 불리는 자의 짓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자에게 이런 공격을 지시할 존재는 단 하나다. 송필중 대표 외에는 없다. 금자를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만든 결과였지만, 송 대표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

뭔지 모를 달달함과 일상의 편안함이 함께 담긴, 사무실 쇼파에서 잠자는 장면은 금자와 희재의 관계를 보여준다. 연인이거나 혹은 썸이거나, 이 모두가 혼재되어 있는 관계.

SBS 금토드라마 <하이에나>

서정화를 죽인 유력한 인물로 떠오른 손 회장 집을 직접 찾아간 금자와 희재. 송 대표를 팔아 손 회장을 만난 금자는 정공법으로 찔러보았다. 서정화가 죽은 날 해당 호텔에 있었냐는 질문을 시작으로 왜 서정화를 죽였냐는 질문에 손 회장은 기겁했다.

죄가 없다면 말도 안 되는 주장에 분노해야 마땅했음에도 손 회장이 부들부들 떨기만 한 것은 실제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손 회장은 송 대표에게 따지지만, 외통수가 되었다. 서정화의 세컨드폰을 송 대표가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자신을 종으로 생각하는 손 회장의 약점을 쥐고 있었던 셈이다. 그렇게 먹이사슬을 새롭게 작성하려던 송 대표의 모든 계획은 금자에 의해 깨지고 말았다. 금자를 잘못 건드린 죗값을 송 대표는 잔인한 방식으로 돌려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호텔 VIP 복도 CCTV를 가지고 간 형사. 형사직을 그만두고 사라진 그 자를 잡았다. 혐의를 부인하는 그를 한 방에 눕혀버린 것도 금자였다. 자신을 공격한 것이 당신이라는 말과 함께 때마침 병원에서 아버지라 불린 자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더해 살인 혐의까지 언급하는 상황에서 버틸 수 있는 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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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자의 협박에 아니라고 반박할 수가 없다. 송 대표가 쓴 크리닝 팀을 전직 형사가 찾을 수도 없다. 그렇다고 합리적 반박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금자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 외에는 없었다. 그렇게 확보한 CCTV에는 그날의 모든 것을 추론할 수 있는 영상이 존재했다.

서정화가 부탁해 수면제와 함께 술이 배달되었다. 그렇게 서정화는 하 대표를 재우고 앞방에 있는 손 회장을 만나러 갔다. 그곳에서 서정화는 손 회장에게 불법적으로 돈세탁한 것을 앞세워 돈을 요구하다, 끔찍한 일을 당했다.

문제는 손 회장이 시작은 했지만, 사망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구급차를 불렀다면 목숨은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손 회장의 전화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송 대표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손 회장을 궁지로 몰 수밖에 없는 서정화를 살릴 이유가 송 대표에게는 없었으니 말이다.

금자의 추론이지만 송 대표는 살 수 있었던 서정화를 죽였다. 그리고 카페트까지 옮겨 완벽하게 하 대표가 잠든 방에 세팅을 완료했다. 그렇게 하 대표가 모든 죄를 뒤집어쓰게 되었다. 손 회장을 구하고, 눈엣가시였던 하 대표를 몰락시키며 이슘까지 AP이언에 넘겨 자신의 지배력을 높이려는 송 대표의 완벽해 보였던 시나리오는 금자에 의해 깨졌다.

이슘이 AP이언으로 넘어가는 주주총회 날, 하 대표는 2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완벽하게 조작된 사건이라는 사실이 CCTV를 통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권 검사에 의해 송 대표는 주총장에서 긴급 체포되었다.

긴급체포되었지만 송 대표가 누구인가.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다 하는 거대 로펌의 대표다. 누구도 자신을 흔들 수 없고, 사건의 실체도 밝힐 수 없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금자 앞에서는 불가능한 전개다. 송 대표가 완벽할지는 모르지만, 손 회장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사건을 은폐한 전직 형사에게 거액을 송금한 것도 병실에 누워 있는 아내 명의였다. 사건 현장을 은밀하게 들어가며 사용한 것도, 아내 명의 차량이었다. 이혼 했지만, 식물인간 상태인 아내를 지극 정성으로 돌본 것은 그렇게 아내 명의로 온갖 악한 짓을 하기 위함이었다.

손 회장이 자신을 구하기 위해 흔들리자, 송 대표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손 회장이 불렀고, 사건 현장을 정리한 것도 송 대표라는 점에서 이를 부정할 수도 없다.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는 DNA 검사에 용이한 송 대표의 수염까지 확보한 상태에서 송 대표의 살인죄와 사체 은닉죄는 벗어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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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하이에나인 금자의 완승이었다. 감히 금자를 죽이려고 했던 송 대표의 끝은 최악이었다. 가장 높은 곳에 있었던 그는 끊임없이 추락해 더는 떨어질 곳도 없는 곳까지 이르게 되었다.

고아로 입양되어 키워진 아이. 항상 파양되었던 장소에는 거대한 빌딩이 서 있다. 금자가 돈 벌어 건물주가 되고자 하는 것도 그 아픈 기억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희재와 어깨동무를 하며 걷는 금자의 모습은 행복해 보였다.

김혜수가 아니라면 감히 해낼 수 없었던 금자라는 캐릭터는 여자 주인공의 새로운 가치 기준을 세워주었다. 주지훈마저 보조자로 만들어버린 김혜수의 완벽한 연기와 캐릭터 몰입은 <하이에나>를 더욱 강렬하게 만들어주었다. 정해진 결말을 향해 가는 듯한 마지막 회가 조금은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하이에나>는 매력적인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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