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누가 뭐라 해도 오디션 천국이 돼가고 있다. 원조인 슈퍼스타K를 비롯해서 그에 못지않은 성공을 거둔 위대한 탄생까지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공 조건은 노래다. 그렇지만 모든 방송사가 노래만 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미 성공한 두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가운데 또 다른 오디션이 생긴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각 방송사마다 나름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그런 속에 코리아 갓 탤런트에 주목하게 되는 것은 단지 노래가 아니라 더 다양한 재주와 끼를 가진 사람들이 열린 오디션의 환경 속에서 꿈을 이룰 수 있는 통로라는 점이다. 기존 오디션과의 차별성을 추구했지만 드러나는 결과는 역시 노래인가 싶다. 이미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강호동의 스타킹을 뛰어넘지 못할 수준 이하였고, 첫 회의 주인공 최성봉은 역시나 노래로 주목을 받았다.
세계적으로 카운터 테너는 드물다. 과거에는 카스트라토의 유행도 있었고, 그래서 파리넬리라는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그렇지만 실제 파리넬리 속 노래들은 컴퓨터로 변형된 노래였다는 점에서 카운터 테너의 영역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카운터 테너 음색은 특히 아시아권에 더 드물다고 하는데, 이제 60을 바라보는 반백의 신사가 아직은 서툴지만 2년 연습한 솜씨라고 볼 수 없는 실력을 보인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사실 이들 전에 스타킹을 통해서 평민 오페라 스타들이 탄생했다. 수족관 기사 김태희, 고딩 파바로티 김호중 그리고 야식 배달부 김승일은 이미 정규 코스를 밟은 성악가들보다 더 각광을 받고 있다. 그리고 코갓텔을 통해서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미완의 원석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이제라도 스타킹과 코갓텔 등의 프로그램들이 이런 원석들을 찾아내는 일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다. 사실 오페라 스타에서 느꼈던 아쉬움이 이런 점 때문이었다. 기존 대중가수들의 성악적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보다는 직업을 바꾸고,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일반인 오페라 스타를 찾는 노력이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다.
그러나 성규징 씨가 늦은 나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카운터 테너로서 무대에 서는 꿈을 갖고 있음은 다행한 일이었다. 비록 젊어서 시작한 것처럼은 될 수 없겠지만 이 사람이 가진 음색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코갓텔 예선의 대부분은 인내가 필요하다. 가끔은 눈길을 줄 만한 참가자가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1분의 분량도 지루한 경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껌팔이 테너에 이어 청국장 파리넬리까지 이어지는 단 한 명의 짜릿한 발견이 그 지루함을 견디게 하고, 또 보람도 준다.
코갓텔은 어쩌면 슈퍼스타K나 위대한 탄생이 거둘 수 없는 일반인 성악가들을 한 곳에 모아두게 되는 것은 아닐까 조금 성급한 예측 혹은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진짜 오페라 스타는 코갓탤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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