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MBC는 모든 논란의 진원지다. 방송 관련 잡음과 논란은 대부분 MBC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물론 무한도전이 전해주는 개념 넘치는 소식도 있지만 특히 서바이벌 예능과 관련해서는 MBC가 논란장사로 나선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그와 동시에 시청률이라는 알토란같은 수익을 얻으니 귀는 간지러워도 요즘 MBC 예능국은 표정관리하기가 무척이나 힘들 것으로 보인다.

논란과 함께 시작했던 위대한 탄생은 백청강이라는 연변 청년을 가요계 기대주로 우뚝 세우며 막을 내렸다. 위대한 탄생의 원조인 MNET의 슈퍼스타K는 일 년에 한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반해 MBC는 석 달 쉰 후 곧바로 시즌2에 돌입한다. MBC의 이런 방침은 농사로 비유하자면 2모작을 하겠다는 것인데, 인구 5천만의 작은 나라에 그렇게나 많은 가수 자원이 있을지가 먼저 의문이다.

비록 슈스케3 예심에 나선 윤종신이 아직도 많은 가수 재목이 있다는 간접적 발언으로 적이 안심은 할 수 있겠지만 1년을 준비하고, 원조의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엠넷의 슈스케가 이미 위탄 시즌1이 진행되는 동안 저인망식으로 전국 가수 지원자들을 확보한 상황에서 위탄2에 참신한 인물들이 가능할지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슈스케와 위탄이 서로 아직 시작하기 전이라 뭐라 단언키는 어렵지만 지난 결과로 봐서는 위탄 지원자가 슈스케보다 낫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위탄에게는 슈스케에 없는 멘토가 있어 시즌1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설혹 참가자들의 무게감이 슈스케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 하더라도 흥행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공중파라는 이점이 거의 동시에 맞붙게 될 9월 오디션 전쟁에서 크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역시나 위탄 입장에서는 원조와 맞붙는 것이 결코 녹녹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위탄의 핵심 무기인 멘토제에 대한 시청자의 불만과 불신이 팽배해져서 이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요구받고 있다. 9일 한 스포츠신문은 위탄 멘토 일부가 시즌2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는 보도를 냈다. 그러자 얼마 후 다른 매체에서 멘토들의 소속사와 직접 접촉해서 그런 적 없다는 반박보도를 냈다. 전자의 보도가 팩트 없는 추리 보도라고 할지라도 기사를 대하는 독자들의 대응은 당연하다는 투가 주류를 이뤘다.

예선부터 곪아오던 특정 멘토에 대한 대중의 불만과 불신은 생방송 무대로 넘어오면서 거대 집단화하며 참가자들의 당락에 큰 변수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런 과정이 진행되면서 예선과 멘토 스쿨까지 몰랐던 고통과 피곤함을 멘토들은 절실하게 느꼈을 것이다. 노골적으로 말해서 김태원, 신승훈 그리고 김윤아까지는 몰라도 이은미, 방시혁은 인간적으로 위탄에 다시 출연할 엄두는 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이은미, 방시혁을 비롯해서 동료가 극한의 비난에 몰리는 것을 지켜본 다른 멘토들 역시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따라서 멘토제를 고치지 않고 시즌2를 강행한다는데 멘토들이 불참 선언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 될 것이다.

물론 이것은 멘토와 심사위원을 분리하지 않은 데서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이미 시즌1을 통해서 멘토제의 장단점이 분명해졌다. 당연히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을 가차 없이 버려야 한다. 장점이라면 무엇보다 단순한 디렉터나 프로듀서가 아니라 사제의 정으로 승화된 방송 휴머니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본선에서 심사를 하게 된다면 그 장점이 단점으로 격하될 뿐 아니라 또 다른 부작용과 문제를 양상하게 된다. 이미 위탄1을 통해서 넘치도록 논란이 됐던 것이라 새삼 그 문제들을 나열할 필요는 없다.

위탄1이 애초에 차분한 준비 없이 사장님의 지시에 따라 전광석화로 만들어낸 프로그램이라 오히려 시즌2를 위한 준비 기간은 슈스케보다 더 많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런데 역으로 겨우 석 달 만에 시즌2 개막을 추진하고 있다.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서바이벌 예능의 트렌드가 천년만년 갈 것은 아니기 때문에 될 때 끝장을 보겠다는 속내일지 모를 일이다. 미래는 알 수 없기에 MBC의 이모작 욕심이 과한 것인지 선견지명일지는 판단할 수 없다. 그렇지만 농사를 잘 짓고 싶다면 논에 거름도 치고, 무너진 논둑도 고쳐야 하듯이 멘토제의 정직한 교정에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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