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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트루맛쇼'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말해주는 것[기고] 지상파라는 이름의 권력
김동원/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 | 승인 2011.05.30 17:39

충분히 예상된 일이었다. MBC가 6월 2일 개봉 예정이던 다큐멘터리 <트루맛쇼>에 대해 지난 25일 법원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단지 두 차례만 상영되었을 뿐인데 이 영화의 여파는 상당했다. 근래 들어 이렇게 주목을 받은 다큐멘터리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김재환PD에 대한 인터뷰와 해당 방송사들의 반박을 담은 기사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영화를 둘러싼 지상파 방송사들과 영화 제작진 간의 공방은 방송사가 과연 불법적인 협찬을 직접 지시했는지, 조작에 가까운 연출을 묵인했는지 등에 맞춰졌다.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의 배경에도 맛집 프로그램에 뒷돈이 오가고 조작이 행해졌다면,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영화의 개봉을 통해 왜곡될 수 있다는 MBC의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방송사-외주제작사-브로커-맛집의 은밀한 거래에 대한 대중적인 확인이 영화를 통해 이뤄지리라는, 그래서 이런 조작의 주범에 대해 영화가 답을 주리라는 전제가 그것이다. 기대와 달리 나는 개봉된 영화가 그런 답을 줄 것이라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설령 MBC가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지금 내지 않았어도, 영화 개봉 후 언급된 다른 방송사들과 함께 그 책임소재를 가리는 공방의 2라운드를 어떤 식으로든 시작했을 테니까 말이다. 문제는 책임소재가 아니다. 왜 그 한 편의 영화가 수시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의 피고가 되었던 MBC를 원고로 변신시켰는지, 개봉도 하지 않은 영화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왜 이렇게 불거졌는지, 즉 <트루맛쇼> 자체가 아니라 <트루맛쇼>가 불러온 파장의 기원은 어디인가가 문제이다. 문제를 이렇게 본다면 다행히 영화를 보지 않고도 글을 쓸 수 있을 듯 싶다.

   
  영화 트루맛쇼 포스터  

외주 제작사에게 꼭지물은 어떤 의미?

우선 지상파 방송사의 입장에서 보자. 속칭 VJ물이라는 한 프로그램 내 꼭지들을 지상파 방송사가 자체 제작하는 일은 거의 없다. 방송법으로 정해진 외주제작비율이 문제가 아니다. 이미 방송사들은 각종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만으로도 충분히 법정 비율을 넘길 수 있다. 그러나 맛집 소개와 같은 꼭지물 모두를 이미 월급을 받고 있는 정규직 PD들에게 제작비까지 얹어 맡기게 되면 비용대비 효율이 지극히 떨어진다. 게다가 <트루맛쇼>에서 언급된 대로 일주일에 방송에 소개되는 맛집이 170여 곳이라면 그 정도의 꼭지를 제작한다는 것은 중노동에 가깝다. 결국 맛집을 비롯한 다양한 꼭지물의 제작은 외주 제작사의 몫이 될 수 밖에 없으며 이 과정에서 지상파 방송사는 치열한 입찰 경쟁 속에서 ‘갑’의 지위가 된다.

지상파가 ‘갑’이 되는 경쟁의 이면에는 아무리 퀄리티가 떨어지는 꼭지물이라 하더라도 지상파 제작(납품)의 이력이 중요한 경력사항으로 여겨지는 외주제작시장의 사정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경쟁 속에서 저작권은 물론 촬영원본의 소유권까지 지상파가 가져가는 거래 관행에 지상파를 상대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이들은 많지 않다. <트루맛쇼> 공방에서 지상파 방송사나 외주 제작사 모두가 ‘뒷돈을 받는 외주 제작사’와 이런 관행들을 감내하면서도 뒷돈은 받지 않는 ‘양심적 제작사’라는 구분을 행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주목해야 한다. ‘뒷돈’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구분 역시 이 공방 이후, 난무하는 외주 제작사들에게 더 강화된 제작지침을 요구할 지상파의 ‘뒷끝’과 더욱 격화될 경쟁에 처해야 하는 외주 제작사들의 우려가 조응한 공통의 지점이다. 여기서도 ‘갑’으로서의 지상파가 갖는 지위는 여전히 존속된다.

비양심적 식당주인과 저급 미각의 소비자?

<트루맛쇼>를 둘러싼 지상파와 외주 제작사 간 공방이 뒷돈과 조작의 책임 소재로 협소화되면서 이상하게도 간과되는 또 다른 이들이 있다. 어떤 이들의 말대로 있지도 않은 메뉴를 소개하면서 매상을 올리려는 비양심적인 식당 주인들과 TV에 나왔다면 무조건 찾아가는 고급화되지 못한 미각의 소유자들, 곧 소비자(시청자)들이다. 소수를 제외한다면 맛집에 출연하는 대다수의 식당 주인들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이며 사실상 이들의 평균 이윤율은 0%에 가깝다. 쉽게 말해 종업원들의 인건비와 치솟는 물가를 감당할 가족들의 생계비 이외에는 남길 돈이 없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설령 브로커(홍보 대행사) 비용으로 적자를 보더라도 지상파에 출연했다는 그 사실 하나로 일시적인 매출 상승을 노릴 수 있다면, 어차피 밑질 장사 더 밑질 것도 없다는 심정으로 목돈을 쥐어 주게 된다. 게다가 같은 골목에 있는 식당들이 두세 집 건너 지상파 로고와 출연 사진을 붙여 놓은 마당에, 방송 출연은 한 번쯤 시도해 볼만한 마케팅 방법으로 생각된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음식이 방송 내용처럼 정말 맛있는지, 특유한 운영방식이 정말인지에 대한 진위여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이것이 ‘조작’이건 ‘연출’이건 지상파 방송사에 식당이 나왔다는 그 사실만이 중요한 것이다.

   
  ▲ 지상파의 어떤 프로그램이 아니다. 지상파에 나왔다는 그 자체가 중요하다. ⓒ김동원  
맛집을 시청한 소비자들은 어떨까? 동시간대에 맛집 프로그램을 본 시청자들 모두가 다음날 단체로 버스를 대절하여 그곳으로 몰려가지는 않는다. 시청자들 역시 맛집이 넘쳐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자신의 입맛에 꼭 들어맞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처음 가는 곳에서 비슷한 식당들이 모여 있다면 선택지는 지상파에 출연한 식당들과 그렇지 못한 식당들 중 전자에 속한 식당들로 좁혀진다. 이 때 소비자들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SBS “<생방송 투데이>”에 나왔던 식당이 아니라 “SBS”에 나왔던 식당이다. 특정 프로그램이 아닌 지상파 그 자체의 이름이 중요한 이유는 소비자들의 의미 부여가 프로그램이 아닌 지상파라는 이름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선택한 식당은 SBS의 <생방송 투데이>에 나온 식당이라기보다 소비자가 좋아하는 <런닝맨>과 <시크릿 가든>이 방영된 SBS에 나온 식당이다.

맛집을 넘어, 지상파라는 이름의 권력

외주 제작사, 식당 주인, 그리고 시청자(소비자) 모두가 맛집 프로그램에 얽히게 되는 각자의 사정은 이처럼 다르다. 그럼에도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 외주 제작사는 맛집 꼭지물 하나가 아니라 지상파에 납품했다는 경력이, 식당 주인은 프로그램이 무엇이었던 TV에, 그것도 지상파에 나왔다는 사실이, 시청자들은 선택한 식당이 자신이 좋아하는 지상파에 소개되었다는 그 사실이 중요하다. 모두가 KBS, MBC, SBS라는 방송사의 이름에 자신들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며 이를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구축하려 한다. 이런 과정에서 지상파는 방송3사라는 그 이름 하나만으로 강력한 권력이 된다. 사실 지상파 3사의 이름이 갖는 놀라운 힘은 맛집에서 극히 그 일부만 확인될 뿐이다. 최근 논란이 되었던 <SBS 뉴스 8>의 “노후 대책 연속 기획”이 삼성생명의 취재 ‘협조’를 받은 것처럼 금전이 오가지는 않지만 무형의 대가가 오갈 수 있는 것도 지상파라는 이름이 갖는 힘에서 연유한다(미디어스 5월 12일). 맛집 프로그램의 뒷돈 거래와 조작 논란의 원인을 방송사의 한 부서나 외주 제작사의 열악한 처지만으로 국한하여 찾는다면 지상파라는 이름의 권력에 대한 인정은 그대로 지속될 뿐이다. 어디 맛집 뿐이겠는가? 고용창출을 위해 유망 중소기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나 지역 특산물, 또는 경관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도 그런 이름의 권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권력은 어디를 향하는가?

지상파라는 이름의 권력은 하루아침에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 이름은 굴절된 한국의 방송역사와 그 만큼의 물적 토대들이 축적되어 온 역사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트루맛쇼>의 법정 공방과 진실 게임에서 누가 승자가 되건, 이 한 번의 승부로 지상파라는 이름이 갖는 권력이 약해질 것이라고는 기대할 수 없다. 해법은 권력의 소멸이 아니라 그것이 행사되는 방향, 다시 말해 지상파가 어떤 이들과 동등한 존중의 관계를 맺고, 어떤 이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갖는 권력을 행사할 것인지의 선택에 달려있다. 자신들에게 부여된 그 이름의 힘이 행해질 곳은 이윤율 0%의 자영업자와 외주 제작사들이 아닌 또 다른 권력이다. 정치권력과 자본권력, 바로 이들에게 지상파라는 이름이 갖는 힘으로 대항할 때, 비로소 이름으로서의 권력에 정당성이 부여된다. 우린 이미 그런 사례들을 보아왔다. <PD수첩>처럼 이름의 권력을 행할 때 금전이나 협조를 받기는 커녕 대놓고 욕을 먹거나(검사와 스폰서), 전방위적인 질타(황우석 사태)를 받던 그 프로그램들 말이다. MBC의 <트루맛쇼>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은 그래서 더욱 씁쓸하다. MBC가 자신들의 권력이 행해져야 할 곳을 잘못 찾아 갈수록 그 권력의 확인이 아닌 쇠퇴와 불인정만을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  MBC의 소송이 <트루맛쇼> 개봉을 앞둔 이벤트가 될 수도 있는 지금, 이미 그 권력의 쇠락은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김동원/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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