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한다는 소문만으로 세상의 악플을 독점하게 된 옥주현이 쟁쟁한 선배 가수들을 젖히고 1위에 올랐다. 나가수 1위는 지금까지 환호를 온몸에 껴안을 수 있었지만 옥주현은 좀 예외가 됐다. 방송이 끝나고 역시나 안티의 준동이 극심했다. 그 중 으뜸은 조작설이다. 그러나 신정수 PD가 옥주현을 위해서 과연 순위조작까지 했을 거란 의심은 지나친 망상이다. 그러나 한번 눈 밖에 난 옥주현이 뭘 한다 해도 곱게 보일 리는 만무하다.
옥주현으로서는 다시 억울한 일이 되겠지만 조작설의 빌미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새로 참여하는 가수들의 경연 순서를 뒤로 늦춘 것이다. 사실은 신입 가수를 위한 이 정도의 배려를 특혜로 보기는 어렵다. 이미 나가수 무대를 여러 번 경험한 가수들에 비해 새로운 가수들이 불리한 점은 있기 때문에 순서 배정에 이점을 준 것은 형평성에 크게 어긋났다고 할 수는 없다.
옥주현의 현재는 뭘 어떻게 해도 밉상이고, 악플이 달릴 수밖에 없다. 그런 옥주현이 1위에 올랐다고 상황이 달라지진 않았다. 대중은 연예인 한둘은 쉽게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권력을 가졌지만 그 선택과 시각이 옳은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대중이라 하기에는 애매한 점이 있다. 각종 뉴스에 의견을 달 정도로 활동적인 부류는 그다지 많지 않다. 침묵하고 있는 대다수의 진짜 대중의 의사는 알 길이 없으니 그것이 대중의 뜻인 것처럼 인용될 뿐이다.
그러나 방송 후 옥주현이 불렀던 이승환의 천일동안은 모든 음원 사이트 1위에 올랐다. 이 현상을 굳이 임재범이나 다른 가수들이 누렸던 대중의 관심과 다른 것이라고 폄하할 필요는 없다. 대신에 기사와 여타 게시판의 악플이 모든 대중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비뚤어진 관심이 선한 관심보다 훨씬 더 뜨겁다지만 모든 음원 사이트를 점령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한번 듣고 다시 듣고 싶어지게 하지 못했다면 음원 올킬은 불가능한 일이다. 흠을 잡기 위해서 그 많은 사람들이 밤새 옥주현의 노래를 듣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결론은 눈에 보이는 악플들과는 달리 대다수의 대중은 옥주현의 천일동안에 친밀감을 보내고 있다고 해석해도 좋다는 것이다.
나가수는 유재석, 이경규를 가볍게 뿌리치고 일요일 예능의 최강자 자리를 넘보게 됐다. 그러나 그 시기가 너무 짧다. 고속성장에는 반드시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나가수의 부작용이라면 누군가의 표현에 의하면 삐뚤어진 관심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부터 지금의 옥주현까지. 나가수가 노래장사를 하는 건지 논란장사를 하는 건지 헷갈리게 된다. 제작진의 잘못으로 빌미를 제공한 부분도 분명 존재하지만 그것이 더 큰 재앙이 된 것은 나가수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 주원인이라는 점에서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으로 확인되는 것은 기사고, 댓글이기 때문에 1위를 하고도 여전히 행복하지 못한 옥주현에게 차라리 높은 곳에 올랐을 때 명예로운 자진 하차를 권유하고픈 마음이 반이고, 악플에 지지 말고 끝까지 노래로 승부하라는 응원도 하고 싶은 마음도 그만큼이다. 그러나 어쨌든 옥주현 그리고 옥주현과 같은 교회에 다닌다는 루머에까지 휩싸인 신정수 PD가 꼴 보기 싫어서 나가수를 그만 보겠다는 사람들의 뜻이 모아져 나가수에 대한 관심이 좀 줄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나가수는 좀 식어야 할 필요가 있다. 논란은 차치하고, 목숨 건 처절한 무대도 한두 번이지 이러다 사람 잡겠다는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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