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JYJ 출연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JYJ측은 즉각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KBS가 밝힌 이유들이 하나같이 근거 없는 것들이라는 일축이었다. KBS가 밝힌 이유의 골자는 JYJ가 아직 소송 중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JYJ와 SM의 소송이 종료된 것은 아니지만 그것 때문에 방송 출연을 저어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법원이 JYJ의 활동방해 금지를 명령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입장이다.

또한 KBS 입장을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할지라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점이 있다. 같은 KBS 내에 예능국과 드라마국 등 다른 부서와 어떻게 입장이 다를 수 있냐는 것이다. JYJ의박유천은 다른 곳도 아닌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 당당히 주인공으로 출연했었다. 이번 KBS공식입장은 이 점을 조금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JYJ의 노래가 뮤직뱅크 K차트에 집계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못한 것도 KBS의 입장이 얼마나 곤궁한지를 드러내는 근거가 된다. 뮤직뱅크 K차트는 방송출연 여부를 떠나 현재 대중가요의 인기도를 객관적으로 적시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JYJ의 노래가 K차트에 누락되는 것은 아무리 이현령비현령의 KBS라 할지라도 둘러댈 것이 없었을 것이다.

결국 JYJ 뮤직뱅크 출연금지에 대한 KBS 공식입장은 아무것도 해명하지 못한 형식적인 답변에 불과하다. 또한 항간에 떠도는 SM압력설을 잠재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KBS 입장을 그대로 인정한다고 할지라도 SM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는 것은 결코 공평하다고 할 수 없다. 어떤 이유에서건 소송 당사자 쌍방을 제재할 수 없다면 어느 한쪽에게만 불리한 태도를 취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에 대해 JYJ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공영방송 KBS가 객관적인 사실을 떠나 이 내용을 잘 모르는 대중이 JYJ가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것처럼 표현한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며 강력히 시정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KBS 공식입장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드러낸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얼마 전 강심장에 출연한 가수 백지영은 카라사태에 대해서 대단히 뼈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카라 멤버들이 공항에서 취재진에 둘러싸여 고개를 숙인 모습이 자주 보도되었는데, 이에 대해서 백지영은 “왜 이 아이들이 고개를 숙여야 하냐”는 의문 아니 화두를 한국 언론에 던졌었다. 소속사와 연예인이 소송하는 일은 그다지 드문 일이 아니다. 이에 대해서 JYJ에 대한 음악프로 출연금지와 카라 사태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았던 언론의 태도는 결코 민주적이지 않았다.

방송사와 기획사의 관계가 어떤지는 업계의 비밀에 속하는 것이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JYJ를 출연시키지 않는 방송사의 태도는 연예인들에게 소속사와 갈등을 만들지 말라는 우회적인 엄포와 협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JYJ 방송출연 여부가 중요한 부분은 바로 여기에 있다. 연예인은 방송이 직업의 터전이다. 밥그릇을 두고 엄포를 놓는 것은 대단히 치사하고도 잔인한 짓이다.

최근 4대강 쟁점을 다룬 추적 60분의 이유 없는 방송보류에 맞서 항의했던 PD들을 징계하고, 거꾸로 이를 막았던 간부를 승진시켰던 KBS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어쨌든 일관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지금의 KBS가 과거 80년대의 KBS와 얼마나 다를까 하는 의문을 남기는 마당에 연예인에 대한 부당한 처우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까? 결국 하나마나한 공식입장을 내놓은 KBS의 속내는 "그걸 어떻게 말해!"라고 신경질을 부리는 것처럼 보인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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