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권력자들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면 큰 파장이 일 수밖에 없다. 국가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금융위원장이 사적인 이익을 위해 그 권력을 행사했다. 조작을 통해 은행을 월가 사모펀드에 헐값으로 팔아치우려던 허재 금융위원장은 궁지에 몰렸다.

기재부 소속 이혜준은 국장 컴퓨터에서 우연히 정인은행 BIS 조사표를 확인했다. 그게 어떤 상황을 만들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정인은행과 관련해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헌을 만나며 확신하게 되었다. 정인은행 인사에 뛰어든 곳이 다른 곳도 아닌 바하마였기 때문이다.

아버지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바하마가 다시 은행을 헐값에 가져가려 한다. 이는 잘못된 것이라는 확신하는 혜준은 이헌에게 문제의 '정인은행 BIS 조사표'를 건넸다. 금융위 발표와 달리, 그 조사표에는 BIS 비율이 9%가 넘었다. 해외 매각이 어렵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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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준표 국장은 혜준이 정인은행 BIS 조사표를 출력한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모든 일이 혜준에게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의미다. 허재에게 충성을 맹세한 나 국장으로서는 이 건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제대로 충성을 증명할 수 있는 일이니 말이다.

청와대로 찾아간 허재는 끈질기게 기다려 비공개로 대통령과 면담을 했다. 그 자리에서 허재는 다시 거짓말을 했다. 대통령에게까지 거짓말을 한 허재의 행동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는 의미다. 자신이 죽인 채 교수를 들먹이며 당위성을 설파하는 그는 최악이었다.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에게 거짓말을 해서 바하마에 정인은행을 팔려는 허재의 행태는 경악스럽다.

나 국장은 친구인 총경에게 연락해 혜준의 동선을 파악했다. 그리고 카페에서 찍힌 영상을 통해 혜준이 기자에게 뇌물을 받고 문제의 조사표를 건넸다고 확신했다. 그렇게 긴급 체포된 혜준과 그를 감싸는 이헌, 이들은 이제 동지애로 커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혜준은 당당했다. 잘못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 과정은 결론을 낸 후 이를 끼워 맞추는 식이었다. 카페 동영상 속 상황이 뇌물을 주고받은 것으로 이야기하기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기자 마리와는 사촌이다. 고모의 딸인 그와 뇌물을 주고받을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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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받았다고 하지만, 그 금액이 무슨 의미인지 쉽게 파악 가능하다. 아무리 밀어붙여 죄를 만들려고 해도 죄가 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경찰 조사 결과 무죄로 풀려난 혜준을 기다리는 것은 이헌이었다. 그를 데리고 선배의 식당에서 직접 요리를 해서 건네는 이헌과 눈물의 식사를 하는 혜준의 모습은 아프게 다가온다.

이헌이 이렇게 직접 요리를 해준 이유는 명확하다. 사람들과 식사하는 것조차 힘겨워하는 혜준. 항상 삼각김밥으로 배를 채우며 일했던 혜준을 위해 따뜻한 밥 한 끼를 해주고 싶었다. 지독한 차별 속에서 살아야 했던 혜준의 삶을 이헌이 모두 알 수는 없다.

대한민국 최고 경제학자의 아들로 태어나 금융위까지 간 이헌과 혜준은 전혀 다르다. 하지만 모두가 존경하던 아버지를 부정하고 비판했던 이헌이다. 누구보다 정의로운 그는 혜준의 그 삶을 이해할 수 있다. 지독한 편견과 차별과 싸워 쉽게 들어가기 어려운 기재부까지 들어온 인재다. 그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지는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는 위치다.

혜준이 눈물을 흘린 이유는 누구도 알아주지 못한 자신을 알아봐 준 선배 이헌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기도 했던 삶. 어린 나이에 홀로 되어 고모 집에서 자라며 힘겹게 현재의 자리까지 온 혜준은 이 감정을 누군가에게 드러낼 수도 없었다. 그렇게 이헌에게 위로받은 혜준이 눈물을 흘리는 것은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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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서 무혐의로 풀려났지만 허재로서는 그냥 놔둘 리가 없다. 기재부 차원에서 중징계를 내리도록 요구했다. 위원장이 원하는 것은 혜준을 기재부에서 쫓아내는 것이다. 이를 이헌을 불러 협박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허재는 더는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다.

허재의 전화를 받고 호텔 앞에서 대기하던 이헌은 약속 시간보다 너무 일찍 도착한 위원장을 보고 호텔로 들어섰다. 하지만 허재가 찾은 곳은 약속 장소가 아니었다. 야외 풀장으로 향한 그가 만난 것은 바하마의 유진이었다. 금융위원장이 월가 바하마 직원과 만나고 있는 장면은 상징적일 수밖에 없다.

정인은행을 바하마에 팔아넘기려는 속셈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부분이었다. 아프리카 대통령이 무릎까지 꿇으며 20만이 넘는 아이들이 죽을 수도 있다며 읍소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진행한 유진이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자를 허재가 불러들였다.

대통령을 꿈꾸는 허재는 정인은행을 지렛대라 생각했다. 관치가 아닌 합법적인 방식으로 경제 문제를 해결한 존재임을 각인시켜 차기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힌 허재. 그의 발목을 잡는 이라면 누구라도 방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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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 징계가 아닌 허재 금융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결론을 낸 징계위원회가 최종 발표를 하는 순간 현장에 들어선 이헌. 그는 과연 혜준을 구할 수 있을까? 한 방만 외치던 혜준의 고모부는 상가 사람들을 모아놓고 조카를 팔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는 큰 뇌관이 될 수밖에 없다.

산 넘어 산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과연 거대한 음모에 맞서 이들은 정인은행을 지켜낼 수 있을까? 자신의 야욕을 위해서라면 나라라도 팔 허재 금융위원장에 맞서 비밀을 세상에 알리고 구해낼 수 있을까? 이헌과 혜준 그리고 기자인 마리로 이어진 이들은 나라를 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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