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힘은 역시나 무서웠다. 위대한 탄생 TOP8 무대의 탈락자는 노지훈과 김혜리였다. 이번에도 역시 멘토들의 점수와는 별 상관없는 결과였다. 어차피 130만 건의 문자투표로 결정되는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굳이 멘토들이 점수를 내는 의미가 없어졌다. 그런데 생방송 무대가 진행되면서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다. 이은미, 방시혁에게 혹평을 받으면 살아남는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김태원의 기적은 계속 이어졌고 다소 과장되게 말해서 위대한 탄생은 김태원 오디션이 되고 말았다.
혹자는 문자 투표 비율을 줄이면 인기투표로 전락해버린 문자투표의 문제점들이 해결될 거라 기대하지만 그렇지도 않다. 멘토들의 채점 결과 1위와 최하위의 점수차는 고작 4.5점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다중투표를 허용하는 문자 투표는 특정 참가자를 왕따시키는 유용한 방법이 되기 때문에 배점 비율을 줄인다고 해도 조금은 나아질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지난주까지 손진영에게 동정표가 몰렸다면 이번에는 이은미, 방시혁에 대한 반발표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반발의 기폭제가 된 것은 백청강 무대에 대한 두 멘토의 혹평이었다. 지 드래곤의 하트 브래이커는 김윤아의 극찬에도 불구하고 이은미, 방시혁은 이 날 낸 점수 중 최하점인 7.2점과 7.3점을 주며 혹평을 했다. 그러자 김태원은 불편한 표정으로 “어떤 이들이 기계로 꾸미는 소리조차 그대는 리얼로 해냈다”‘며 두 멘토의 평가에 정면으로 맞섰다. 김태원은 먼저 방시혁 멘티들에게 멘토들 중에 가장 낮은 점수를 줬었다.
멘토들의 점수가 아무리 주관의 범위라 할지라도 냉정해야 할 심사의 결과가 아닌 멘토들 사이의 신경전에 휩쓸린 것이라면 분명 문제가 있다. 가뜩이나 문자 투표의 문제점들이 계속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 멘토들의 심사마저 흔들린다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멘토 시스템은 분명 위대한 탄생에 차별성을 준 중요한 요소였다. 그러나 그 역할은 이제 끝내야 할 것이다. 또한 다섯 명의 멘토 중에 특정인이 지대한 영향력을 갖게 된다면 본의 아니게 공정성을 해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위대한 탄생이 20회 넘게 진행되면서 자연발생적으로 구분된 멘토의 인기가 지나치게 한쪽으로 쏠린 것을 이제와 되돌릴 수는 없다. 이쯤에서 멘토들은 멘티들의 무대를 응원하는 정도로 물러서고 선입관 없이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별도의 심사위원단이 구성되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또한 심사위원의 수도 세 명 정도로 축소하는 편이 좀 더 깊이 있는 코멘트를 가능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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