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 작년 닐로와 숀을 시작으로 불거진 음원 사재기 논란이 잦아드나 싶더니, 박경의 SNS 글을 통해 가요계의 사재기 의혹이 재점화됐다. 음악 팬들은 올여름, 여름이라는 계절과는 맞지 않는 경향의 곡들이 다수 음원 차트 상위에 포진해 있는 현상을 기이하게 생각하던 차였다.

여름은 댄스 장르처럼 흥이 나는 장르의 곡이 강세를 띠기 마련인 계절, 그런데 올여름은 음원 차트에서 발라드가 강세를 갖는 기현상을 보였다. 그것도 다비치 같은 발라드 음원 강자가 아닌 가수들이 발라드로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많은 이들이 차트 순위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과 더불어 차트의 진정성에도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에 박경이 SNS를 통해 사재기 의혹에 본격적인 불을 붙였다. 음원 차트 상위에 오를 만한 계기가 없거나 빈약한 노래가 상위권을 차지하는 현상에 염증을 느끼던 이들은 박경이 SNS 실명 저격에 환호하고 나섰다.

소송전•역주행…사재기 의혹에 가요계 '들썩' (CG) [연합뉴스TV 제공]

어떤 이들은 박경의 변호사비 후원 계좌가 열리면 기꺼이 후원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사를 밝힐 정도로 음원 차트를 향한 대중의 피로도는 정점에 달했다. 박경에게 저격당한 가수 및 소속사들은 일제히 법적 대응으로 응수했고, 박경은 SNS는 삭제했지만 SNS로 언급한 가수들에게 사과는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5일엔 가요계의 사재기 의혹에 민감해하는 이들이 반길 만한 뉴스가 전해졌다. 익명의 제보자가 음원 사재기가 진행되는 모니터 사진을 스포츠월드에 제보한 것.

이제 수사기관은 박경의 명예훼손 부분만이 아니라, 음원 사재기를 제안하고 이를 실행하는 불법 조직에 대한 수사도 이번 기회를 통해 진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음원 사재기 의혹이 벌어지는 음원사이트에 대한 조사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디스패치는 지난해 숀의 ‘Way Back Home’ 사재기 논란에 대해 의혹만 제기하고 명쾌한 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아무리 디스패치라 해도 음원사이트의 로그 데이터에 대한 진실을 파헤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음원사이트 속 로그 데이터는 해당 음원사이트의 어느 유저가 어떤 음악을 들었는가를 객관적으로 판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문체부가 숀과 닐로의 사재기 의혹에 대해 조사할 당시 음원사이트의 로그 데이터를 수사할 수 없었기에 “혐의없음”으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수사기관은 지난 5일 스포츠월드 제보 사진을 통해 음원 사재기가 이뤄지는 주체에 대해 조사해야 할 당위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와 함께 음원사이트의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로그 데이터가 공개된다면 사재기 의혹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한층 덜 수 있을 것이다.

한편,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SNS를 통해 "사재기에 대해 잘 아시거나 이를 제안받은 분들의 제보를 기다린다"고 밝히며 앞으로 사재기 의혹에 대해 방영할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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