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안현우 기자] KT 새회장 선출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빠르면 이번 주 안에 지원자 37명이 5명 내외로 추려질 것이라고 한다. 이에 대한 언론 보도 역시 누가 유력한가에 맞춰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KT는 민간기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민영기업 CEO에 대해 언론이 ‘누가 맞고 틀리다’라고 지적하는 것은 보기 힘든 일이다. 언론이 괜히 나섰다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고 통하지도 않는다.

민간기업은 시장을 독점하는 공기업과 다르다. 소비자/이용자에게 민간기업은 하나의 선택지로 언제든 처지가 달라질 수 있어 경영을 책임지는 CEO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는 추세다. 따라서 민간기업에서 CEO를 뽑은 것은 전적으로 알아서 할 문제로 언론이든 누구든 후보자를 대상으로 뭐라고 할 수 있는 성질이 못 된다.

그러나 경향신문은 얼마 전 ‘KT는 누구의 것인가’라는 기자 칼럼을 게재했다. KT가 온전한 민간기업이었다면 이런 칼럼은 나오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국민의 세금이 투여된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했으며, 최대 주주는 있지만 사주가 없다는 특성이 있다. 사주가 있다면 국민인 셈이다. 문제는 ‘KT는 누구의 것인가’를 자주 묻게 된다는 점이다.

이 대목에서 현재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내부 출신으로 구현모 커스토머&미디어부문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 이동면 미래플랫폼부문장 등이다.

외부 출신으로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 사장,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등이 꼽히고 있다.

KT가 온전한 민간기업이었으면 볼 수 없었을 이름이 있는 게 사실이다. 더 나아가 경영 혁신을 이뤄낼 적임자라는 기준에서도 마찬가지다.

흔히 KT, SKT, LG유플러스가 경쟁하고 있는 통신 시장에서 소비자/이용자의 선택권이 보장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가족 할인, 결합상품 등의 제약이 있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가능한 문제다.

하지만 황창규 회장 때 벌어진 아현동 통신구 화재 사건은 전혀 사정이 다르다. 경영 효율화라는 이름의 대형 참사로 누구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발생한 사건이었다. 또한 KT가 여전히 독점 사업자로서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

KT 새회장 경쟁 구도에 아현동 통신구 화재 사건이 겹쳐지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앞으로의 경영 혁신은 과거에 대한 평가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이에 대한 판단은 회장 선출 권한을 가진 KT 이사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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