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오직 하나고에만 주어진 특권. 그 무엇을 해도 검찰이 절대 수사하지 않는 학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표창장이 위조되었을 수도 있다는 의혹 하나만으로도 수십 곳을 압수수색하고, 구속까지 시키는 검찰이 한 해 30명이 넘는 입시비리가 제기된 하나고에는 혐의가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2015년 한 교사의 용기로 세상에 알려진 하나고 입시비리, 하나고는 출발부터 문제였다. 초대 이사장은 이명박의 최측근인 김승유 당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출신이다. 이명박이 만든 청계재단 이사를 역임하기도 한 인물이다.

MBC <스트레이트>는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 딸의 이상한 하나고 편입 과정을 추적했다. 이를 통해 하나고가 어떤 식으로 입시비리를 저질러왔는지 추적하는 방식이었다. 이명박이 고대 출신 인맥을 적극 활용했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참고로 김승유 전 이사장 역시 고대 인맥이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서류전형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었던 김 양은 이 전형에서 유일한 최종 합격자가 되었다. 김 양보다 뛰어난 학업 성적을 가진 이는 오히려 점수가 깎여 탈락했다. "전교 1등을 하는데 왜 하나고에 오려고 하나"라는 질문까지 받았다는 불합격한 학생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많은 학생들이 하나고에 입학하고, 그것도 모자라 편입까지 하려 한 이유는 4명 중 1명 꼴로 서울대에 입학하기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교육의 끝이 서울대 입학이라는 점에서 이는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특권이 아닐 수 없다.

하나고 입시비리 의혹은 동아일보 사장 딸만의 문제가 아니다. 탈락할 수밖에 없는 점수를 받은 자가 마지막으로 1점이 추가되어 합격한 일도 존재한다. 기숙사 문제로 여학생들을 불합격시키고 남학생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킨 것도 황당하다. 입시요강에 존재하지도 않는 행위를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해왔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단순히 기숙사 문제라고 하기 어려운 이유는 점수 조작을 통해 합격자가 바뀐 것은 남학생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기준도 존재하지 않는 조작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프로듀스' 조작 사건과 유사하다.

채점표에는 전형위가 인위적으로 점수를 조작한 흔적들이 가득하다. 교사의 고발로 교육청에 이어 검찰까지 이 사건은 넘어갔지만, 혐의 없음으로 사건은 종결됐다. 검찰이 외면한 이 입시 비리는 과연 무엇을 위함인가?

200명 중 30명이 부정입학을 한 희대의 사건임에도 교육청도 검찰도 비리에 눈을 감았다. 단 3년 동안 90명의 부정입학이 드러났지만 검찰은 점수 차가 크지 않아서 죄가 될 수 없다는 희귀한 주장으로 무혐의 처리했다. 0.1점으로 당락이 좌우되는 상황에서 검찰은 이 정도 점수는 크지 않으니 무혐의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폈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입시비리 논란이 커지자 일간지에 올린 사과문을 게재한 하나고. 하나고 교사 명단이 올랐지만 해당 교사들의 동의도 얻지 않고 이사장 지시로 올린 사과문이었다. 청와대 핵심 인물이자 이명박의 최측근 아들이 1년 넘게 지속한 학교 폭력을 덮은 사실 역시 충격이었다.

논란이 거듭된 상황에서도 하나고 교장은 고려사이버대 총장으로 옮겨갔고, 김승유 이사장이 나간 후 새로운 이사장으로 전직 검찰총장인 김각영이 새로운 하나재단 이사장으로 들어왔다. 검찰 전관예우가 하나고에도 이어졌다는 사실이 황당하다. 김각영 이사장 역시 김승유 전 이사장과 같은 고려대 출신이다.

무혐의를 받은 정 모 교감은 왜 입시비리가 담긴 하드디스크를 통째로 가지고 갔을까? 심각한 수준의 범죄임에도 하나고는 이와 관련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2019년 10월 다시 검찰 수사가 이어진다고 하지만, 과연 그들이 의지를 보일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 온갖 비리가 가득한 하나고 사건. 검찰이 과연 제대로 수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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