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자녀 논란은 반복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예일대 입학에 절대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스펙쌓기, 황금인맥을 통해 만들어진 미 유명 대학 입학기는 대한민국에서 권력을 가진 자들이 만들어가는 그들만의 리그의 실체다. MBC <스트레이트>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아들 김 씨가 고교 시절 저자에 등재된 학술 포스터 두 장에 주목했다.

나 의원은 여전히 자신의 아들이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솔직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좌파들이 출생신고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해 자존심이 상해 보여주기 싫었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했다. 부산 연설 중 자신의 아들은 부산에서 태어났다고 했다가, 논란이 심화되자 서울대병원에서 태어났다는 말로 바뀌었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미국인지 국내인지 출생지조차 논란인 나 의원 아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런데 유학 간 지 한 달도 안 되어 영문으로 된 책을 발간했다.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제의 책이 발간되는 과정에 'WAVE'라는 모임이 존재했다. 나 의원 아들 또래 아이들 14명이 책을 내고 해체되었다. 실제 영문으로 직접 작성했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 없다. 출판사는 보내온 원고를 검수해 책으로 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들이 영문 서적을 낸 이유는 명확하다. 출생부터 스펙 만들기를 통해 미 유명 대학에 보내기 위한 절차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말이다. 고액이 소요되는 유명 사립학교를 다닌 김 씨는 우수한 성적이었다고 나 의원은 자랑했다. SAT도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었다며 예일대 입학은 당연하다는 뉘앙스로 이야기를 했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스트레이트>에서 미국대학진학 컨설턴트는 UC 버클리를 예로 들어 단순히 점수로 미국 유명 대학 입학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학업성적은 필수요건일 뿐, 특별한 과외활동과 수상내역 등 다양한 스펙이 갖춰지지 않으면 지원조차 어렵다고 한다. UC버클리에 매년 20만 명이 지원한다. 지원자들의 SAT가 만점에 가까울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추측 가능하다.

점수가 높다고 모두가 합격할까? 절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스펙은 중요한 당락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삼성미래기술육성을 위해 대학과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서울대 윤형진 박사 팀이 함께하게 되었다. 그곳에 문제의 김 씨가 이름을 올렸다. 박사와 대학원생들 틈에 고등학생 김 씨가 논문과 포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서울대 연구실을 빌려 연구를 했다는 김 씨. 그렇게 김 씨는 삼성이 지원하고 서울대 교수와 대학원생들이 연구한 논문의 1저자와 4저자가 되었다. 일반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나 의원 아들에게서는 일어난다. 서울대 연구실을 고등학생이 빌려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자체도 말이 안 된다. 여기에 삼성의 미래 먹거리라는 연구 과제에 실력도 안 되는 고등학생이 이름을 올렸다.

윤 교수는 김 씨가 자신의 몸에 실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실험은 대학원생도 홀로 하기 어렵다고 한다. 더욱 '도플러 초음파'의 경우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봐주지 않으면 안 될 정도임에도 고등학생이 이 모든 것을 홀로 했다고 한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미 뉴햄프셔 과학경진대회에 낸 포스터가 바로 서울대 연구진의 결과물이다. 이 결과물에 김 씨의 이름을 적어 기술부문 1위와 전체 2위 수상을 했다. 같은 해 이탈리아 국제 컨퍼런스에도 이름을 실었다. 두 곳 모두 김 씨는 고등학생 신분이 아닌 서울대 대학원생으로 등재되었다. 이것도 우연이고 실수일까?

뉴햄프셔 과학경진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조건들 중 'IRB' 승인이 필수사항인데, 이를 무시했다. 서류를 거짓으로 작성했다는 의미가 된다. 출전자격 미달이라면 수상도 사라진다. 이는 예일대 입학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처음부터 잘못 꿰어진 단추가 정상적으로 채워질 수는 없는 법이다.

국회 정치부 기자들도 질문하지 않는데 왜 MBC만 취재를 하냐며 비난하는 나경원 의원실 측의 대응은 더 황당하다. 누구보다 조국 전 장관 딸을 비판했던 나경원 의원은 자기 자녀 의혹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답할 가치가 없다는 말로 불편함을 토로하는 그 행동 자체가 황당하다. 조 전 장관 의혹에 집중적으로 달려들던 언론은 나 의원 자녀 논란에는 침묵에 가까운 외면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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