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옥탑방에 모여서 퀴즈를 맞히는 프로그램이 1년을 넘겼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이 장수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퀴즈'에 있다. 전 세계적으로 '퀴즈 프로그램'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장수한다. 그런 점에서 <옥탑방의 문제아들> 역시 사랑받을 수 있는 조건은 준비되어 있었다.

지난해 추석 특집으로 만들어진 파일럿 프로그램이 정규편성 되고 시간대도 옮기며 안정화되어갔다. 김용만, 송은이, 김숙, 정형돈, 민경훈이 옥탑방에 모여 상식문제를 풀며, 뇌를 채우는 지식 토크쇼라는 타이틀이 설명할 수 있는 모든 것이다.

실제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이 설명 이상을 넘어가지 않는다. 제작진이 준비한 문제를 풀면 퇴근한다. 그 단순함이 곧 재미의 모든 것이다. 결과적으로 어떤 문제인지, 그리고 이를 어떤 식으로 맞히는 것인지가 핵심이다. 너무 어려워도 그렇다고 너무 쉬워도 안 되는 적절한 난이도가 중요하다.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

전체적인 난이도만이 아니라 시의적절한 내용도 중요하다. 이렇게 문제가 준비되었다고 다 끝나는 것은 아니다. 다섯 명이 탁성 피디가 낸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옥탑방의 문제아들>의 핵심이다. 이 상황에서 재미와 가치를 만드는 것은 출연진의 몫이니 말이다.

<옥탑방의 문제아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 한 방 역시 출연진 조합의 힘이다. 김용만, 송은이, 김숙, 정형돈, 민경훈 조합은 신의 한 수였다. 송은이와 정형돈이 퀴즈에 해박한 능력을 보인다면, 김용만과 김숙은 정반대에 서 있다. 두 부류를 오가는 민경훈이 재미의 폭을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초기 다섯 명이 맞히고 야식을 먹는 포맷에서, 초대 손님들이 오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한 것도 현명했다. 분명한 한계점에서 자연스럽게 매주 새로운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매주 새롭게 등장하는 게스트의 성향에 따라 문제도 조금씩 변화를 준다.

게스트에 따라 당연히 다양한 추가 변수들이 발생하게 된다. 이 상황을 재미로 끌어내는 것은 결국 5인방의 역할이다. 게스트를 편하게 해 주고, 그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끄집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토크쇼와 크게 다르지 않다. 큰 차이라면 이야기를 풀어가는 그 중심에 '퀴즈'가 있다는 사실이다.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

1주년 기념으로 온 장윤정 도경완 부부의 경우를 봐도 이 프로그램이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잘 드러난다. 기본적으로 '퀴즈쇼'이지만 '토크쇼'이기도 하다. 문제를 풀어가며 자연스럽게 게스트의 근황과 다양한 이야기들을 덧붙여 풍성하게 만드는 그 과정이 시청자들이 사랑하는 요소다.

대단하고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단순하게 작은 골방에서 퀴즈만 풀어도 좋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옥탑방 문제아들>은 잘 보여주고 있다. 엄청난 돈을 들여 호화롭게 쇼를 만든다고 모두가 사랑하지는 않는다. 결과적으로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낼 것인지 그 고민의 시작은 자본에서 답이 나오지는 않는단 의미다.

다양한 틈새 전략 속에서 '시청자의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만들어내는 것. 그게 현재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 급변하는 시대 다양한 욕구들이 넘쳐난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제작진이 시청자 요구와 변화에 민감해져야 한다는 점이다.

시청자 니즈만 따라갈 수는 없지만 이를 외면해서도 안 된다.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전통적인 소재를 트렌디하게 포장했다는 점에서 잘 만든 프로그램이다. 요즘 같은 상황에서 신규 프로그램이 문제없이 1년을 채우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아주 똑똑한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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