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자연의 편지가 공개되며 연예계 성상납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31명에게 100여 번의 성상납을 강요받았다는 그녀의 울분 섞인 편지는 뉴스를 통해 공개된 후 많은 이들의 공분을 만들었습니다. 2009년 그녀는 갔지만 가려진 진실은 이제 밝혀질 시점이 되었습니다.
31명의 명단, 그리고 진실의 힘
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벌써 3년이 되었습니다. 그녀가 죽으면서까지 이야기하고 싶었던 진실은 묻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31명은 소위 사회지도층이라 불릴 수 있는 이들이 거의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꽃보다 남자>의 악녀 3인방으로 출연하며 많은 이들의 시선을 받기 시작했던 늦깎이 배우 장자연. 그녀의 한이 이번에는 풀릴 수 있을까요?
복수해달라는 고인의 울부짖음, 외면해서는 안 된다
당시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은 대단했습니다. 드라마 제작자와 방송사 피디, 유력 일간지 사장 등 명단을 보고 다들 기겁을 할 정도로 사회적 위상과 달리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던 그들의 이름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성상납을 받았던 인물들에 대한 처벌은 이뤄지지 않았고 최근에야 고인의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가 최소한의 법적 처벌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되며 수면 아래로 묻혀 버릴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억울함을 토로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스스로 목을 매 죽음을 택하면서까지 밝히고 싶었던 진실은 그렇게 거대 권력에 의해 묻히는가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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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편지 중 많이 언급되고 있는 부분들을 보면 그녀가 얼마나 힘겹게 생각해왔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접대 받으러 온 남자들을 악마에 비유하고 새 옷을 입을 때마다 그 악마들을 만나야 한다는 것에 기겁했던 그녀. 부모님 제삿날에도 접대를 해야만 했다는 그녀의 고백은 인간적 도의를 넘어선 범죄 행위에 치가 떨릴 뿐입니다.
얼마나 울분이 터지고 억울했으면 명단을 만들고 죽더라도 복수해달라고 부탁을 했을까요? 죽어서 저승에 가서도 복수하겠다는 그녀의 다짐은 분노가 얼마나 극에 달해 있었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장자연의 자살을 두고 많은 이들은 단순한 자살이 아닌 사회적 타살이라고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연예인이 되고자 하는 이에게 성상납을 강요하는 행위는 자신들이 가진 지위를 남용해서 꿈을 키워가려던 한 연예인을 나락으로 몰아간 파렴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녀가 자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은 당연하게 명단에 있는 31명과 소속사 대표 등이 힘을 합해 벌인 공동 타살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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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보도에 대해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은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 문건을 건넨 이는 문제가 많은 인물로 고인과는 그 어떤 방법으로도 연결고리가 형성되지 않았고 현재 그는 교도소에 수감 중인 상황이기에 문건이 전달될 수도 없었다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유력 언론사 대표와 재벌 총수까지 포함된 31명의 명단은 다시 한 번 여론의 도마 위에 올려졌습니다. 3년 전에는 혐의 없음으로 풀려났지만 이번만큼은 그녀가 왜 죽음을 택해야 했는지 밝혀져야 합니다. 그녀가 주장한 성상납이 사실이고 그 명단 속의 주인공이 맞다면 그들은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일벌백계를 통해 연예계에 성상납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고인은 죽음으로 억울함을 토로하고 이런 일들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랐지만, 사건이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으며 어린 연예인 지망생이 소속사 대표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성상납을 강요받는 일들이 재발되기도 했습니다.
고인의 억울함을 풀어 파렴치한 그들이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했다면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기는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기필코 억울하게 죽어야 했던 고인의 한을 풀어줄 수 있도록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수사가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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