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매체 환경이 변해가는데 언론사 수익모델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독자 후원 모델로 성공한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수익모델을 고민하기에 앞서 저널리즘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25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2019 KDF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는 ‘넥스트 전략’ 주제로 언론사 수익 모델이 추구해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 시간을 가졌다.

가디언의 독자 후원 모델을 설명중인 아만다 미셸 가디언 글로벌 디렉터 (사진=미디어스)

독자 후원모델을 택한 가디언은 저널리즘이 기초해야 독자적인 후원모델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아만다 미셸 가디언 글로벌 디렉터는 “2017년 뉴스룸 편집장이 ‘저널리즘의 미션’이란 글을 썼다. 우리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독자와 협업하며 의미 있는 일을 하고, 다양한 이슈에 다양한 구성원으로 뉴스를 구성하고 권력자와 시민에 대한 공정한 취재를 한다는 내용의 5가지 윤리 원칙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해당 원칙은 가디언의 수익모델을 결정할 때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아만다는 “뉴스의 소스가 독자라서 독자와의 소통, 신뢰를 가장 중요시 생각했다”며 “탐사보도를 하기 위해서는 뉴스에 관여하는 독자들, 이해 당사자들이 무료로 뉴스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유료서비스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가디언의 수입원은 광고와 독자로 나뉜다. 이 중 독자 수익모델은 ‘서포트 모델’로 다양한 구독 방식과 후원 모델이 있다. 가디언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독자 수익 모델로 지난 4년 동안 후원자가 50만 명이 늘고 올해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아만다는 “보도가 우선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우리는 스토리텔링을 잘한다. 가디언이 뭘 하는지 독자에게 제대로 보여줘야 독자를 확보할 수 있다”며 “보도가 좋아진 이후 독자의 의견을 끊임없이 확인해 이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유료 구독 모델을 택한 프랑스 인터넷 매체 '메디아파르트' 공동 설립자도 저널리즘에 집중해야 자본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아파르트’의 공동 설립자인 마리 엘렌 스미에장 와너후아는 “참여적 미디어를 지향해 한국의 ‘오마이뉴스’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구독자들이 기사 작성에 직접 참여하거나 구독하는 등 독자와의 신뢰 향상에 집중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아파르트는 2008년 인터넷 기반 뉴스 매체로 설립됐다. 광고 없이 월간 14,000원을 내는 구독 회원제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16만 명의 유료회원과 470만 명의 특정 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8년 전만 해도 적자였지만 지금은 광고 없이 15%의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주주 창립자들와 기자들이 메디아파르트 자본의 62%를 보유하고 있어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매체로 평가받는다.

기사는 정치, 경제, 문화에만 집중해 탐사 보도를 한다. 재무장관의 스위스 비밀계좌 보도가 대표적인 탐사 보도 사례다. 기사 형태는 글, 영상, 이미지, 하이퍼 텍스트 등을 활용해 최대한 보도를 다양한 방법으로 전달한다.

마리 엘린 스미에장 와너후아는 “메디아파르트의 미래를 살펴보면 독립성이 성공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저널리즘에 집중해 탐사 보도를 하면 시간이 지나 구독자들의 신뢰를 얻게 된다. ‘메디아파르트에 나온 뉴스는 사실이다’라는 인식이 형성되는 데 오래 걸렸지만 그 이후에는 자본으로부터 독립해 미디어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마지막 세션 발표를 맡은 라스무스 클라이스 닐슨 로이터 저널리즘연구소 소장은 인쇄 매체인 신문의 독자와 광고가 줄어들고 있다며 디지털 미디어로 투자와 인력을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 혁명이 시작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디지털매체는 여전히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신문으로부터 지원받고 있다”며 “독자들의 선택의 폭은 넓어졌고 공급자는 시장에서 힘이 줄고 있으니 차별화된 콘텐츠가 없다면 수익을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닐슨 소장은 “독자 후원모델이나 유료 모델을 택하기 위해선 높은 품질과 차별화된 기사가 먼저 필요하다”며 “무한경쟁 시대에도 사람들이 돈 주고 사서 보고 싶은 매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인터넷에는 무료로 기사를 제공하는 매체가 많아 한동안 무료로 기사가 제공되겠지만 차별화를 두고 그에 맞는 수익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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