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는 새로운 일밤의 첫 관문을 힘겹게 넘어섰다. 아나운서 오디션 신입사원이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문제들에 대해서 아무런 해답이나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한 채 너무 과한 프롤로그 작성으로 지루함을 면치 못했던 것과는 달리 <나는 가수다>는 적어도 가수들의 폭발적인 에너지로 가득 찬 무대와 그들이 겪는 긴장감을 시청자에게 나눠주는 아주 큰 성과를 거뒀다.
최고라는 말을 붙이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은 가수 일곱 명이 혼신을 다 한 무대였다. 그러나 감동은 온전하지 못했다. 그것은 출연한 일곱 명의 가수 중 어느 누구의 부족함 때문이 아니었다.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 이소라부터 마지막 김건모까지 모두 딱 한 곡의 노래를 백 곡을 부른 것 같은 에너지를 쏟아 부었고, 그렇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시청자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 그러나 그냥 두었으면 좋았을 노래를 중간 중간 편집이 끼어들어 사족을 다는 바람에 호흡이 툭툭 끊겨서 노래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다.
가수들의 혼신을 다한 노래 중간에 제작진 회의 내용이나 개그맨들 대기실 코멘트를 끼워 넣은 것은 마치 조용한 소나타 연주 중간에 박수를 치는 것과 다를 것 없는 일이다. 물론 박수를 친 당사자는 그만한 감동과 만족을 느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취했겠지만 본인 말고는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는 행위다. 나는 가수다 PD도 역시 마찬가지로 첫 회 방송에 알리고 싶은 이런저런 내용들이 많았겠지만 똑같이 무지한 행동을 한 것이자 동시에 PD는 어디에나 가위질을 해댈 수 있다는 미련하고도 폭력적인 행위였다.
원곡의 아우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빼지 않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더하지도 않는 것이다. 가수 본인이 새롭게 편곡하거나 혹은 라이브 당시의 즉흥적으로 바꿔 부르는 것이 아닌 이상 녹화라고 해서 노래를 짜깁기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물론 그런 것이 없으면 일반 음악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을 갖지 못한다는 조급증이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뭔가를 하고 싶었더라도 노래가 끝난 후에 했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가수다의 편집은 기술이 아니라 편집의 자해행위였다.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친 의욕이 불러온 참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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