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또 다른 이색 오디션이 펼쳐졌습니다. 아마추어들의 꿈에 대한 도전 오디션이 아닌 기성 가수들의 서바이벌 오디션입니다. 발칙한 상상이 아닐까요? '나는 가수다'는 이미 많은 것들을 이룬 프로 가수들을 평가하고 그 중 한 명은 탈락되고 새롭게 충원되면서 계속적인 서바이벌을 이뤄가는 형식입니다.

기본적으로 이 오디션 기획안을 보았을 때 누가 참여하겠는가? 또 아이돌 데리고 보여주기 위한 그런 기획 오디션 아닌가? 의심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처음 방송에서 기획 회의를 보면서 심상치 않음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냥 이벤트성 기획안이 아닌 가수들의 진검승부를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를 선정 그들이 진검승부를 펼치면서 서바이벌이라는 장치 안에서 치열하게 승부를 벌이는 것입니다.

사실 떨어지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현재 활동하는 가수들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탈락한다는 것은 자칫 노래 못하는 아니면 한물 간 가수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7명의 가수들은 과연 무슨 생각으로 출전을 했을까요? 그들이 어쩌면 최악의 선택일 수 있는 서바이벌 오디션프로그램의 도박성 그리고 위험성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우선, 추락할 대로 추락해버린 음반시장이 있을 것 같습니다. 더 이상 노래하는 가수들은 설 자릴 잃어가고 있습니다. 오락프로 오디션 프로에 실력이 안 되는 가수들이 나와서 노래가 아예 불가능한 모습을 보이면서 무대에 서는 게 현실입니다.

진짜 가슴으로 노래하는 음악인들은 무대 밖으로 쫓겨나는 현실이 대가수들이 무모하지만 서바이벌에 도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요계를 다시 살리기 위한 진짜 가수들의 위험한 도전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MBC에서 이제 진짜 가수들에게 무대를 열어 주었습니다. 그것도 일요일 황금시간대에 진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에게 자리를 만들어 준 것입니다.

그런데 방송을 보면서 새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연한 가수들은 각자의 무대에서 한 곡 한 곡 최선의 힘을 다해 임하며 가수란 이런 것이라는 걸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순위나 탈락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순위라는 건 그날 그 곳에서 누구의 노래가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느냐에 따라 매겨집니다. 오히려 꼴등이란 단어는 거북스러울 정도였습니다. 그 곳에 있었던 그리고 방송으로 본 시청자들에게 꼴등은 없었습니다. 누가 잘 불렀냐, 못 불렀냐는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 무대 그 자리는 최고 가수들의 감동의 무대였을 뿐입니다.

물론 서바이벌에서 버티지 못하고 떨어지면 허탈하고 박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곳에서 노래를 들은 사람들과 방송으로 그 감동을 함께 지켜본 사람이라면 분명히 탈락이 패배가 아닌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젠 오히려 가수들이 욕심을 낼만한 무대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진정한 가수라면 탈락이 두렵더라도 반드시 무대에 올라서서 가슴을 울리는 노래를 들려주고 싶을 것입니다. 지금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실력파 가수들이 있다면 문을 두드리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돌은 나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물론 아이돌 중에도 훌륭한 가창력을 가진 가수들이 몇 있습니다. 그러나 가창력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수들을 욕 먹이는 팬덤들이 그 아름다운 무대를 더럽힐까 우려됩니다.

그 동안 가슴을 잃어버린 대중가요에 우리의 귀와 가슴에 단비처럼 감성으로 적셔줄 무대가 생겨나서 너무나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대중문화 이야기꾼 홍반장입니다
블로그 홍반장의 꿈 http://www.cyworld.com/woogi002000
운영하고 있고요, 대중문화 평론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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