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2018동계올림픽 개최 공식 후보도시인 평창과 강릉, 정선에서 현지실사를 벌일 예정이다.

IOC 조사평가위원회는 위원장인 구닐라 린드베리(스웨덴) IOC 위원을 필두로 IOC 수석국장인 길버트 펠리(스위스)를 포함해 11명의 위원과 IOC 사무국 내 유치 관련 부서 직원 3명 등 총 14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프랑스 안시(9~12일)를 시작으로 평창, 뮌헨(2월28~3월6일) 순서로 현지 실사를 진행한다.

그런데 강원도가 최근 이광재 도지사의 도지사직 상실 확정 판결로 인한 도지사 공백 사태에다 구제역 사태 여파로 세 번째 동계유치 도전에 또 다시 실패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우선 강원도지사 공백 사태는 오는 4월 27일 치러지는 보궐선거를 통해 해소된다. 그러나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7월 초에 결정되는 일정을 감안한다면 불과 2개월 남짓한 기간 안에 신임 도지사가 업무를 파악하고 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와 호흡을 맞춰 유치활동에 실제적인 힘을 보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혹한 속에서 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현장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위해 강원도 횡성군 둔둔리 방역 초소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을 태운 버스가 방역소독을 받고 있다. 2011.1.16ⓒ연합뉴스
특히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신임 도지사가 이광재 전 지사가 추진해 온 동계올림픽 추진 관련 업무의 연속성을 이어갈지가 걱정거리다.

이와 관련 민주당 최종원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동계 올림픽 두 번 실패를 하면서 알펜시아 리조트가 큰 어려움을 받고 있다."며 "무리하게 지어놓고 운영 문제가 9천 억 정도 빚을 갖고 있다. 그게 강원도 재정적으로 봤을 때 할 문제가 아니고 정부적 차원에서 할 문제 인데 그래도 이광재 지사가 전국기업과 MOU를 맺고 3천 5백억을 끌어드리고 2조원 MOU를 맺어서 관광특구를 만들어서 해 나갈 그런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런데 이 부분까지도 불투명한 입장까지 되서 만약 평창올림픽 유치가 안 된다면 강원도는 큰 충격과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이와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보궐선거를 통해 선출된 신임 도지사가 혼자 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려는 과욕을 자제하고 지금까지 해온 유치활동에 힘을 보태고 필요한 지원을 하는 쪽으로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 업무의 촛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구제역 사태다.

구제역에 관한한 안전지대로 남을 것으로 보였던 강원도는 이미 구제역 안전지대가 아니다.

유치 후보지인 평창 지역이 이미 구제역에 감염됐고, 한우로 유명한 횡성, 화천 등 지역이 이미 구제역에 감염되는 등 강원도에서는 10일 현재 13개 시군에서 33건의 구제역이 발생해 646개 농가의 소와 돼지 등 39만 7천 113마리 가축이 살처분, 매몰처리 된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에는 IOC 현지 실사를 앞두고 구제역 은폐 논란이 일기도 했다.

평창군은 최근 강원도와 협의를 거쳐 IOC실사단의 동선을 따라 영동고속도로 횡계나들목(IC)의 방역초소를 13일 철거해 20일 재설치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실사 기간 중엔 방역초소를 감춰뒀다가 실사가 끝나면 다시 설치하겠다는 말이다. 이는 분명 은폐논란이 일어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

평창군관계자는 "구제역 방역도 중요하지만 국가대사를 치르는 상황에서 외신기자들도 많이 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이해를 구하고 있지만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실사 기간 외지차량의 이동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주요 진출입로의 방역초소가 임시철거된다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을 뿐더러 이미 외신을 통해 우리나라의 구제역 피해 사실이 다 알려진 상황에서 오히려 사실을 감추는 것은 오히려 강원도와 평창에 대한 이미지 실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차라리 강원도나 평창 유치위는 여론의 지적대로 강원도의 구제역 감염 내용을 애써 감추려 하기보다는 구제역을 극복하기 위해 강원도가 기울이고 있는 혼신의 노력을 보여주고 적극적으로 홍보, 당장 1-2년 후에 동계올림픽을 개최한다고 해도 강원도가 청정지역인 상태에서 대회를 치를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평창 유치위 관계자들은 도지사 공백과 구제역 사태가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평창이 유치하려고 하는 동계올림픽이 당장 1-2년 후에 열리는 대회가 아닌 7년 후에나 열리는 대회인 만큼 현재 강원도에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혼란 상황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대세에 지장을 줄 만한 악재는 아니라고 보고 있는듯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도시를 정하는 투표 역시 5-6년 후가 아닌 불과 5개월여 후에 열린다는 사실이다.

작년 2022년 월드컵 유치 투표를 코앞에 두고 연평도 포격 사태가 발생했을 때 연평도 사태가 12년 뒤에 열리는 월드컵 유치에 큰 걸림돌이 안 될 것이라는 것이 국내 관계자들의 대체적 전망이었지만 결국 월드컵 유치에 실패했고, 이후 나온 분석 가운데는 연평도 사태에 대한 FIFA 집행위원들의 우려가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사례에서도 보여지 듯 동계올림픽 개최지 투표권을 가진 IOC 위원들에게 미래에 평창이 올림픽 개최지로서 어떤 모습과 가치를 가질지도 중요하지만 현재 어떤 모습과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지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노력중인 관계자들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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