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스포츠 기사의 상당 부분은 비시즌인 "야구"가 차지하는 가운데 이런 분위기는 이웃나라 일본도 비슷합니다. 연일 스프링캠프에서의 각종 소식들을 전하는 일본 언론, 우리 스포츠 뉴스도 전지훈련과 신생구단 이야기로 "야구"가득한데요.

겨울철 야구의 본고장, 우리 야구뉴스의 상당수는 일본의 그것과 같은 곳에서 전해오고 있습니다.

'오키나와'

일본이라고는 합니다만, 일본 본토보다 대만에서 더 가까운 일본 최남단, 독립왕국에서 시작된 역사와 미군주둔지라는 현실이 묘하게 교차하는 곳이지만 무엇보다 지금 우리에겐 "야구"로 익숙합니다.

▲ 전지훈련을 온 팀들을 소개하고 관련관광을 돕는 가이드북.
그리고 오키나와 현 역시 이런 "야구"의 이미지와 특징을 너무나 잘 살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쏟고 있다는 거죠. 이미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각종 "야구여행" 시스템을 상당 부분 갖췄단 점은 특히 눈여겨 볼만 합니다.

야구팬들에게 너무나 길고 힘든 계절이라 할 "겨울", 야구를 못 봐 현기증 날 지경인 팬들에게 스프링캠프 관광은 매력적인 상품이라는 거. 이미 일본의 야구팬들 사이에는 새롭다고 하기도 조금은 머쓱해질만큼 자리를 잡은 겨울야구 관광인데요.

미국에서도 야구팬들이 플로리다에 겨울여행을 떠나 야구를 즐기듯, 일본은 오키나와가 겨울철 야구관광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각 구단들이 시행해오던 전지훈련 여행상품에 이어 최근에는 오키나와 현지에 직접 야구를 보러 가는 이들도 늘고 있는데요.

기존 상품들이 사이판이나 괌처럼 기초훈련지에 머물렀다는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연습경기 등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큰 오키나와. 더구나 일본 프로야구팀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은 최근 우리 선수들이 가득한 일본야구에 대한 관심과 함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를 안겨줍니다. -박찬호-이승엽의 오릭스를 비롯해, 임창용의 야쿠르트, 김병현의 라쿠텐 등 우리 선수들로 익숙한 일본프로야구단들이 오키나와에 함께 합니다.-

한번 찾았던 구단들이 실망하지 않고 다시금 오키나와를 찾는 건 지역자치단체와 주민들의 협조가 크다는 반증일 터. 오키나와에 늘 캠프를 차리는 삼성의 경우는 오키나와에서 "아카마 구장"을 독점해서 쓰는 편의를 누리고 있는데요. -이런 노력들은 지역 경제에 프로야구단 전지훈련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기도 하죠.-

오키나와는 이런 분위기와 스스로의 장점을 잘 살려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그들의 관심과 편의를 돕는 노력을 상당히 쏟고 있습니다. 각 구단들의 훈련지를 무료로 운행하는 "버스"나 한국관광객을 위한 블로그 및 한국어서비스 운용, 분명 새로운 도전인데요. 관련 블로그도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오키나와 2Go"라는 이 블로그를 방문해보셔도 좋을 듯!

오키나와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각 구단들의 전지훈련 캠프에 대한 소개와 주변 볼거리, 맛집 소개가 함께하고 있는데요. 아직은 조금 생소하신 분들도 많은 지역입니다만, 조금씩 겨울야구로 오키나와는 익숙하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듯합니다.

물론 그 바탕에는 지역적인 노력과 구단들과의 상생노력이 바탕에 있겠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야구결핍이 심한 겨울철, 선수들의 경쾌한 움직임과 오랜만에 듣는 배트의 시원한 소리, 파란하늘과 잔디내음, 그리고 야구선수들이 있다는 점으로 "오키나와"의 겨울야구는 다른 어떤 이유나 이야기보다 우리에게 강렬함을 준다는 거.

올해도 또 오키나와, 조금은 지치고 지겹기도 하지만. 야구PD이기 전에 야구팬으로 떨리는 마음도 갖고 떠나렵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