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방송된 '오늘을 즐겨라'와 '뜨거운 형제' 출연진은 마지막 방송인지도 모르고 촬영을 마칠 정도로 일방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프로그램 투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스타 지상주의가 답은 아니다
언론을 통해 알려졌듯 아나운서를 공개적으로 뽑는 <신입사원>이 일밤의 새로운 코너로 확정되었습니다. 이미 참가자 모집을 시작했고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지원하고 있다는 홍보 기사는 대중의 관심이 높다는 자랑 같지만, 정작 아나운서에 뜻을 두고 있는 이들은 멀어져 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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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에 출연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MBC에 내줘야 한다는 이 계약서는 방송이 어떤 문제를 야기할지를 예상하게 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김영희 CP는 일반적인 형식일 뿐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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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은 일반인을 출연시키면서 사생활 침범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지 말라는 것은 일반인들을 카메라 앞에 세워놓고 무슨 짓을 해도 방송국의 잘못은 아니라는 이야기와 다름없습니다.
방송을 통해 얻어지는 모든 권리는 MBC가 가지게 되고 논란이 되거나 문제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은 참가자들이 모두 감수하라는 계약서는 아이돌들이 기획사와 처음 계약을 맺는 것과 다름없어 보입니다. 재미를 위한 예능인을 선발하기 위한 <신입사원>이 과연 그들이 처음 이야기했던 것처럼 모든 것을 바꿔놓을 신비한 마법 상자가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여기에 한 매체에 의해 '댄싱 위드 더 스타'가 일밤의 새 코너가 될 것임이 보도되자, 책임자인 김영희 CP와 송윤아 측 모두 사실 무근이라며 사태를 수습했습니다. 하지만 관련자가 구체적으로 언급되며 인터뷰까지 실린 상황 자체가 기자의 잘못이 아니라면 극단적인 여론에 급한 불을 끄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김영희 CP 역시 놀랄 만한 스타가 등장하는 방송이 될 것이라는 말로 '그 밥에 그 나물'인 예능에 의외의 스타가 출연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여 놓은 상황입니다. '뮤직 버라이어티'라는 명칭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깜짝 놀랄만한 스타들이 누구인지 알 수는 없지만,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예능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는 하기 힘들게 합니다. MBC에 불어 닥친 오디션 프로그램의 또 다른 모습이 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신선한 예능으로 죽어가는 일밤을 살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그들에겐 힘겨운 도전이 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최소한 방송되고 있던 프로그램이 폐지되면 출연자들에게 사전 공지를 하고 언론에 공개되는 것이 도리일 텐데 언론에 공개하고 이후에 출연진들이 그것이 마지막 방송이었다는 것을 알게 한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능에 공익을 부여해 새로운 버라이어티의 지평을 열었던 김영희 CP는 개선장군처럼 일밤에 들어섰지만 변화 없는 과거의 답습으로 의미는 있지만 재미는 놓친 아쉬운 공익 예능을 선보였었습니다. 그나마 꾸준하게 끌어가지도 못하고 시청률이라는 잣대로 하차해야 했던 그가 다시 새 코너의 연출을 맡는다고 합니다.
이미 잦은 프로그램 교체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받고 있는 '일밤'이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과거의 명성을 얻을 수 있을지는 아직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새로운 예능의 모든 것이라도 되는 양 제작진들이 경도되어 있는 오디션 방식이 과연 시청자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갈지는 첫 방송을 보면 알 수 있겠지요.
새로운 도전은 환영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어설픈 도전을 흉내 내는 방식은 더 큰 화를 부를 수도 있습니다. 그들이 과연 진정 새로운 개척에 가까운 도전으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줄지 이를 통해 쓰러져가는 MBC를 일으켜 세울 수는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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