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안현우 기자] 정연주 전 KBS 사장은 비상경영에 나선 공영방송의 생존전략 핵심으로 고비용 구조 타파를 들었다. 정 전 사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하느님이 사장으로 온다고 하더라도 (경영 상황을) 제자리로 돌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사장은 최근 오마이뉴스에 ‘정연주의 한국언론 묵시록’ 연재를 시작해 주목 받고 있다.

정 전 사장은 공영방송의 고비용 구조를 타파하는 방안 중 하나로 “‘아키바’(arqiva) 같은 영국의 송출 대행 공사를 참조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 전 사장은 “방송사 내부에선 밥그릇 싸움으로 (송출 대행 공사를) 추진하지 못한다”면서 “밖에서 물꼬를 터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연주 전 KBS 사장(연합뉴스)

각각의 지상파방송에서는 방송 전파를 전국에 송출하기 위해 각각의 인력과 시스템을 투입, 운영하고 있다. 이를 공동으로 운영하면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KBS가 EBS의 전파 송출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것을 유사 사례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정 전 사장은 지상파·종합편성채널 비대칭 규제 해소를 주장했다. 정 전 사장은 “광고 특혜 등으로 종편은 크게 성장했지만 지상파는 완전히 쪼그라들었다”면서 “달라진 미디어 환경 등을 고려해 지상파에 집중된 규제 체계를 손질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전 사장은 종편에 대해 정책 당국이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방통위가 3년마다 하는 재허가 심사에서 방송 공정성·공익성 등을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 취소 전례가 나와야 억제력이 발휘된다”며 “종편에 쏠린 광고, 의무 재송신, 황금채널 등 온갖 특혜를 거둬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검찰 등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와 관련해 “논쟁적 사안은 반대 입장을 담아야 공정하나 검찰 쪽 일방적 기사를 결정적 사실로 몰아간다”며 “대대적 보도로 인격은 살해되고 당한 사람은 만신창이가 되지만 나중에 무죄가 나와도 그땐 기사 처리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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