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무한도전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화제가 된 것은 방송이 주는 전체적인 재미나 의미보다는 일반인 출연자였습니다. 노홍철이 사심방송을 할 정도로 미모의 재원인 그녀는 많은 이들이 예측했듯 방송 이후 화제가 되었고 '신상 털기'라고 이야기되는 과도한 집착의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자행되는 악의적 집착이 문제

<무한도전 TV는 사랑을 싣고>는 노홍철이 사심 방송을 해서 주목받은 여성만이 화제가 될 방송이 아니었습니다. 형식적인 실험뿐 아니라 현재와 복고의 만남을 통해 자연스럽게 무도만의 상황극을 재현해 2011년 달라진 무도의 새로운 실험 결과물이기도 했습니다.

20여 년 전의 실수를 따뜻하게 감싸며 정준하를 비롯한 멤버들을 눈물 나게 했던 중국집 사장의 아름다운 이야기와 방송 이후 직접 푸드코트에 찾아간 감동적인 이야기는 많은 이들을 훈훈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무도가 달라졌어요'를 가장 쉽게 느끼게 하는 이 감동 코드는 우연인지는 알 수 없지만 2011년 녹화된 방송분에 지속적으로 전달되는 공통점입니다. 원초적 웃음과 풍자에 감동까지 더해진 무도로서는 새롭고 강력한 무기를 하나 더 장착한 의미 있는 행보이기도 했습니다.

눈에 띄는 미모에 의사고시를 본 재원이기도 한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는 것은 어쩌면 결혼 안한 남자의 특권이기도 할 것입니다. 문제는 방송에서 노골적으로 감정을 노출시켰다는 점일 텐데 이 역시 노홍철이기에 받아들일 수 있는 재미였습니다.

문제는 방송이 나간 후 쏟아진 관심이었습니다. 반응은 노홍철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긍정적인 호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문제는 언제나 그러하듯 소수의 네티즌들 입니다. 이름이 노출된 일반인의 미니홈피를 찾고 그렇게 찾은 곳에 담긴 사진들을 무단으로 가져와 퍼트리고 신상을 파악해 이를 비난과 조롱의 대상으로 삼는 행위는 편리한 인터넷의 폐단입니다.

신상을 알아내고 공개하는 것이 마치 대단한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라도 되는 양 호응하며 신상 캐기 놀이를 지속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료들을 근거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시작됩니다.

당사자가 누구든 상관없이 주제도 가리지 않고 학력, 외모 등 외형적으로 드러난 모든 것들이 비난의 대상이자 조롱의 표적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철저하게 놀잇감으로 삼으면서 왜 방송에 노출된 일반인이 비난받아야만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없습니다. 놀만큼 논 그들은 또 다른 그 누군가를 찾아 나섭니다.

미니홈피를 하지 않아서 피해를 안 본 걸까요? 나이든 남성이기에 비난이나 조롱할 근거를 찾기가 힘들었나요? 소수의 네티즌들에 의해 마녀로 지정되고 그렇게 만들어진 마녀를 광장에 끌어내는 행동은 우려할 수준을 넘어선 느낌입니다.

무한 반복하듯 행해지는 일부의 과도한 집착은 병에 가까워 보입니다.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그들은 '사이코패스'와도 유사해보입니다. 남의 신상에 집착하고 공개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자신의 신상은 철저하게 보호하며 익명성 뒤에 숨어 있는 몇몇 비겁한 네티즌들로 인해 인터넷은 독재자와 거대 권력의 통제 수단이 될지도 모릅니다.

몇몇 잘못된 일들을 침소봉대해 통제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그들에게 이런 식의 마녀사냥은 좋은 먹잇감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지요. 과도함을 넘은 병적인 집착에 일부가 호응하면서 만들어지는 현대판 마녀사냥은 대중이 바로잡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습니다.

누군가 신상을 공개해도 긍정적인 평가가 아니라 비판하고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할 수 없도록 제재를 가해야만 합니다. 네티즌 스스로 정화 능력을 보이지 않는다면 방송을 장악하고 조중동에게 방송을 헌납한 MB 정권이 인터넷마저 규제의 대상으로 규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서 이뤄지고 있는 과도한 집착은 현실 속에서 상해를 입히거나 심각할 경우 살인을 하는 것과도 다를 게 없습니다. 이런 사건 현장을 보면서 나무라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살인에 동조한 공범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과도함을 넘어 병적인 집착을 보이는 일부의 행동을 네티즌 스스로 규제하고 정화시키지 않으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암흑기가 인터넷에 드리울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줘야만 합니다. 트집잡기를 고민하는 권력자들에게 이런 식의 피해 양산은 좋은 공격 목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남의 개인사를 공개하고 싶다면 자신의 개인사를 낱낱이 공개하고 비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공익도 아닌 개인적인 즐거움을 위해 타인을 대상으로 삼는 것은 심각한 병을 넘어선 범죄에 가까운 짓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