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1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일반인이 찍은 정준하가 중국집에 방문한 사진이 올라오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정준하는 지난 1월 29일 무한도전 TV는 사랑을 싣고 특집에서 삼수시절 돈이 없어 음식값을 내지 못하고 도망가야만 했던 사연을 공개하고, 당시 중국집이었던 대성관의 사장을 찾았는데요. 리포터로 나선 유재석이 우여곡절 끝에 신도림역 근처 푸드코트로 옮겨 일하고 있는 과거 대성관 사장을 찾아내고, 그렇게 스튜디오에서 정준하와 감격스런 만남이 이루어졌었습니다.

그날 방송에서 정준하를 20년 만에 본 사장이 한 말은 정말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었는데요. "나를 찾아줘서 고맙소. 성공해 줘서 고맙소. 그때는 다 그런 거야"라며 정준하를 오히려 안아주며 편하게 대해주는 모습은 정말 너무도 인상적이었고, 정준하 역시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정준하는 그런 사장의 말에 "꼭 빚을 갖고 싶다"며 사장이 운영하는 중국집에 방문할 것을 약속하는데요. 사장은 이제는 체력도 딸리고 쉬려고 한다며 1월까지만 가게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이야기한 바가 있습니다.

이에 정준하는 1월을 넘기지 않고 자신이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신도림역 근처의 푸드코트를 찾아간 것인데요. 잊지 않고 약속을 지킨 정준하가 참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 정준하와 중국집 사장의 20년 만에 다시 이어진 인연이 참 훈훈하게 감동을 전해줍니다.

그리고 정준하에게 있어 무거운 가슴의 짐을 내려놓고 20년 만에 먹어보는 과거 대성관 사장의 자장면 맛은 과연 어땠을지 정말 궁금해지는데요. 그렇게 정준하는 힘든 삼수생 시절 맛있게 먹던 눈물 섞인 자장면을 먹으며 다시 한번 감회가 새롭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식적이지 않고 인간적인 모습에 감동하고 웃게 되는 무한도전

무한도전이 레전드라 인정받고 수많은 매니아들을 형성시키는 데는, 물론 김태호 PD의 뛰어난 기획력, 일정한 포맷 없이 매주 새로운 주제를 통한 다양한 도전, 촌철살인 자막, 시기적절한 풍자와 해학 등도 있겠지만, 각각의 멤버들이 보여주는 리얼 예능의 소소한 재미와 감동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번 정준하의 중국집 방문 역시 그러하고, 얼마 전 타인의 삶에 나왔던 박명수의 예진이와의 외식도 그러합니다. 그들은 방송을 하고 있지만, 카메라가 꺼진 이후에도 방송에서 보여주었던 그 모습들이 가식적이지 않음을 몸소 증명합니다. 그러기에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들에 더욱 매료되고 감동을 받게 되는데요.

방송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개그소재로 활용하는 것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들까지도 포함이 됩니다. 정형돈의 집샌물샌, 박명수의 딸 민서 이야기, 유재석의 저쪼아래, 길의 입냄새, 노홍철의 th발음, 하하의 힘내까지... 어떻게 보면 나이들 먹고 참 유치하다 싶을 정도로 서로를 놀리고, 꺼리낌없이 방송에서 이야기를 하며 개그소재로 활용하는 것이 수다스럽고 산만하기도 한데요.

하지만 그것은 겉으로 그들을 볼 때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고, 꾸준히 그들의 모습들을 보다보면 서로가 서로를 얼마나 배려하고 챙기며 인간적으로 끈끈하게 엮여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한도전은 일부에서는 처음에 그런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초딩들이나 보는 유치한 개그라 폄하하기도 하지만, 그들을 계속 보아온 매니아들에게는 더욱 그런 그들의 모습이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것이지요.

게다가 김태호 PD의 연출이나 기획력 역시 대단합니다. 각각의 멤버들을 정말 잘 파악하고 있고, 그것을 기획할 때 캐릭터적으로 돋보일 수 있게 배려합니다. 멤버들 역시 김태호 PD에게 힘들다며 겉으로는 불평을 하지만, 속으로는 얼마나 신뢰를 하고 있고 따르고 있는지 느껴지는데요.

그렇게 가식적이지 않고 인간적인 그들의 모습 때문에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고, 편안하게 웃고 즐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무한도전만의 그런 리얼 예능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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