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요계를 보면 정치판이 생각납니다. 불과 몇 년 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뛰쳐나온 촛불시위에 대해서 없는 배후도 만들어내며 정치색을 입히고 조종 혹은 회유당했다는 명목으로 희생자 만들기 등으로 촛불시위에 대한 명분을 왜곡시키곤 했는데요. 현재 카라 사태를 보면 딱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 가요계는 카라 3인을 왕따시키고, 카라 3인이 DSP미디어에 대해 반기를 든 것을 두고 돈에 눈이 먼 부모들의 치맛바람에 의한 사건으로 규정짓고 진짜 배후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데요. 뿐만 아니라 카라 사태 관련하여 DSP미디어 관계자가 흘리는 첩보 등으로 추측이 난무하는 기사들이 연일 보도되면서 대중들을 현혹시키고 문제의 본질을 왜곡시키고 있습니다.


카라 사태, 진짜 배후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가요계

카라 사태에 제 3자들이 끼어들기 시작하면서 카라 사태는 가요계 전반의 문제점들을 대변하기 시작하는데요. 그 시작은 김광수 대표였습니다. 김광수 대표는 카라 3인에 대하여 "카라 3인이 회사의 정산(수익배분) 문제를 들고 나왔다고 하는데 다른 소속사를 알아보다 뜻대로 안 되고 여론의 비난이 쇄도하자 말을 바꾸는 것 아니냐"며 일방적인 비난을 하면서 배후세력을 언급하기 시작했는데요. 카라 3인에 대하여 가요계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말도 서슴지 않으며, 카라 사태에 대하여 감놔라 배놔라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 젊제연이 반박하며 카라 3인의 입장을 옹호하는 의견을 제시하자, 김광수 대표는 젊제연 간부가 관련되어 있다고 착각한 음원사이트에서 코어콘텐츠미디어 제공 음원 서비스를 모두 중단하며 실력행사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감사로 있는 연제협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여 카라 3인을 압박하고, 카라 3인을 도와준 에이치미디어 조현길 대표에게 연예계를 스스로 떠나라며 공격을 하기도 했습니다.

카라 3인 측이 DSP미디어와 처음 대면해 서로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협의를 하기로 한 날, 연제협은 구하라의 문자를 공개하며 배후세력으로 조현길을 지목하며 분위기를 깨버리고 일방적으로 DSP미디어를 옹호하기 시작하는데요. 이는 과연 카라 3인과 DSP미디어가 원만하게 협의하여 해결하는 것을 바라기는 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드는 부분입니다.

아무튼 조현길 대표는 처음에 발끈하여 억울하게 누명을 쓰느니 공개적으로 돕겠다고 발언했다가, 연예단체들의 압박이 계속되자 얼마되지 않아 다시 돕지 않겠다고 말을 바꾸었는데요. 솔직히 상식적으로 진짜 배후가 존재하고 그것이 조현길 대표였다면, 이처럼 몇 시간 견디지도 못하고 금방 백기를 드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입니다. 차라리 홧김에 질렀다가 수습 못하고 다른 단체의 권력에 무릎 꿇은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타당한 것이겠지요.

그렇게 연제협이 조현길 대표를 배후세력으로 몰아세우기 시작하면서, 이후 연제협 뿐만 아니라 사단법인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사단법인 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 한국광고모델에이전시협회까지 공식입장을 발표하며 카라 3인을 비난하기 시작하는데요. 조현길 대표가 의외로 금방 백기를 들고, 친분 때문에 선의에서 도움을 준 것 뿐이라는 분위기로 흘러가자, 이제는 진짜 배후는 따로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그 진짜 배후로 카라 3인의 주장을 옹호했던 젊제연의 오픈월드 엔터테인먼트 장석우 대표를 지목하게 됩니다.

진짜 배후, 가짜 배후 정말 기가 막히는 전개인데요. 카라 3인을 도와주면 무조건 배후로 지목하며 공격하고 기자들을 통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또 기자들은 그런 미끼를 덮석 물어 단독이라는 이름으로 아님 말고 식으로 보도자료를 뿌려대면서, 그런 추측성 기사들로 하루에도 몇 번씩 전개 양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귄리보호보다 떠나기 싫은 소속사를 위한 고민이 우선되어야

이처럼 현재 가요계를 보면 카라의 존속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카라를 희생시켜 선례로 만듦으로써 소속가수들에 대한 소속사의 권리보호를 강화시키려 하고 있는데요. 본질적인 문제인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가? 그것에 대하여 소속사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가?'에 대한 것은 쏙 빼놓은 채, 무조건 배후찾기에 몰두하며 이 모든 사태가 소속사의 잘못은 하나도 없고 단지 배후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동방신기 사태 때만해도 노예계약 문제가 더 부각되면서 찍소리도 못하다가, 이번 카라 사태 때는 아둔한 대처로 소속사인 DSP미디어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여주자, 일제히 모두 들고 일어나 카라 3인을 왕따시키고 소속사의 권리보호에 대한 희생양으로 이용하고 있는데요. 정말 안타까운 가요계의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약 소속사가 가족같은 분위기 속에서 인기에 걸맞게 섭섭지 않는 대우를 해주며 윈윈한다면, 계약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못 견디겠다며 뛰쳐나가는 가수들이 있을까요? 이미지가 깎이고 대중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것을 각오까지 하면서 말이에요.

그렇게 소속사들은 언제까지나 함께 하고 싶고 떠나기 싫은 소속사를 만들려는 고민은 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이익을 내기 위해 혹은 키우느라 투자한 돈에 대해 더 뽑아먹기 위해 소속 연예인들이 떠나지 못하게 하려고 모든 협회, 단체들이 똘똘 뭉쳐 카라 3인을 왕따시키고 소속사들의 권리보호만 주장하는 것이 참 씁쓸하기만 합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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