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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목장, 어제 2회가 방영되었는데요, 반응이 괜찮습니다. 동방신기의 최강창민과 비주얼만은 최고로 꼽히는 이연희의 조합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한 흥행공식을 갖추고 있지요. 초반부터 선정성논란을 일으켰던 최강창민의 맨몸연기 그리고 마이프린세스의 김태희의 코믹연기에 못지않은 이연희의 말똥연기로 단번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인 파라다이스목장의 성공을 위해서는 꼭 뛰어넘어야할 산이 있지요. 비로 말똥연기의 굴욕에도 불구하고 발연기로 혹평을 받고 있는 이연희의 연기입니다.
극중 그녀의 인상은 전체적으로 어수룩합니다. 이런 그녀가 전남편(최강창민 분)앞에서 기어이 눈물을 뿌렸습니다. 변해버린 전 남편의 모습 탓에 자신이 간직했던 추억마저 상처입는다고 말하지요. 이때 그녀의 우는 연기 역시 참 어수룩했습니다. 가히 발연기라 할 만했지요. 근데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 이런 어수룩한 울음마저 공감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이연희는 표정에 감정을 잘 담지 않는 배우입니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배우, 모순처럼 들리는데요, 우리는 주변에서 얼굴에 감정을 담지 못하는 사람들을 간혹 봅니다. 그건 그런 사람들만의 개성이고 그런 사람에게 익숙해지면 우리도 그런 사람과 감정을 나눌 수 있게 됩니다. 감정 표현이란 스스로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이러한 감정의 표현방법은 저마다 살아온 삶의 궤적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얼굴에 감정을 못 담는 사람도 있고, 안 담는 사람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흔하지 않다는 거지요. 바로 그렇기에 이런 사람들이 오히려 매력적일 때가 있습니다.
반면 대박 드라마 '에덴의 동쪽'에서 이연희에게 각인된 시청자들의 고정관념은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당시의 막강 발연기는 인정합니다. 그리고 이제 오래 시간이 지나 전혀 다른 캐릭터 속에 있지요. 지금 이연희가 분하고 있는 다지라는 캐릭터는 어리버리하면서도 순수한 캐릭터입니다. 이런 캐릭터에는 감정표현조차 서툰 이연희의 지금 분위기가 잘 맞아떨어지고 있는데요, 그동안 그녀가 맡았던 배역 중 가장 잘 어울리는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그녀가 보여온 발연기의 원죄 때문에 이 드라마에서도 발연기의 종결자로 섣불리 낙인찍히고 있는 건 아닐까 우려가 됩니다. 아직 초반이지만 시청자반응이 괜찮다는 것은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애매한 시간대에 편성됐지만 첫 회 시청률이 9.7%이었습니다.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을 받았지만 애매한 방송 시간 탓에 평균 10%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닥터챔프를 떠올리면 첫 방송 치고 선방한 셈이지요. 푼수 같지만 순수한 '다지'라는 캐릭터가 주는 매력이 한몫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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