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런닝맨은 런닝맨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가장 잘 보여준 에피소드였습니다. 게스트는 동방신기였는데요, 첫 번째 미션부터가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동방신기가 100% 이길 수밖에 없었던 그러한 미션이었습니다. 게스트를 띄워주기 위해서 기존 고정 멤버들을 완전 바보로 만들어버렸지요. 김종국만이 그나마 미친 "능력자"의 감각을 나타내며 최강창민을 제압했고, 유노윤호도 잡지는 못했지만 잡을 위기에까지 몰아넣었습니다. 만약 김종국이 없었더라면 그 게임은 철저히 재미없는 미션으로 끝났을 것이에요.

이럼에도 불구하고 런닝맨의 시청률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렇기에 "왜 괜히 트집 잡나...?"하고 의아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생각해보면 이번 주 시청률의 갑작스러운 반등은 2년 만에 예능을 찾아준 동방신기 때문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포맷의 변화나 새로운 점이 없이 갑작스럽게 1.7%가 올라간 것이 그 이유이지요. 아이돌 시청률이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1~2%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런닝맨의 시청률은 어떤 주엔 올라가고 어떤 주엔 내려가 대략 10~11%에서 정체한 상태입니다. 바로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런닝맨은 "캐릭터 부족"이라는 다소 해결하기 힘든 문제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현재 런닝맨에서 뚜렷하게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캐릭터는 얼마나 될까요?

런닝맨은 송지효를 빼면 어떻게 될까 싶을 정도로 송지효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큰 팀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문제는 너무 송지효에게만 의존하다보니 많은 멤버들이 송지효만 바라보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송지효가 분량을 얻기 시작하면서 너도 나도 송지효에게 달려들기 시작했어요. 솔직히 월요커플 하나만으로도 충분했을 텐데 하하가 껴들면서 "삼각관계"가 생겨났고, 게다가 송중기도 "송송커플"에 동참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기에 송지효와 러브라인을 엮일 수 없는 광수, 리지, 지석진은 방송분량에서 제외되기 시작합니다. 그나마 송중기마저 박보영 출연으로 인해서 "송송커플"이 금기시되어 유일하던 캐릭터 하나를 잃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월요커플이 인기가 많고 송지효의 "미친 존재감"이 워낙 크고, 김종국과 유재석이 흔들리지 않기에 런닝맨이 현재까지 유지가 되었던 것이지요. 때문에 시청률은 무난히 나오고 있으며 제작진은 아예 이제 이 4명에만 집중해서 프로그램의 방향을 돌려나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송중기, 리지, 광수, 그리고 지석진은 철저하게 방송분량에서 편집을 당하며 실제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들의 존재감이 점점 더 줄어들어가는 것이지요.

하지만 제작진이 여기서 만족하고 있다면 심각한 오산입니다. 송지효의 이미지는 상당히 많이 소비되고 있습니다. 만약에 "송지효 효과"가 사라져 버리면 철저히 게스트만 바라봐야 하는 일이 생길 것입니다. 다른 멤버들은 이미 편집되는 데 익숙해졌고 제작진의 배려도 없었기에 아직 새로운 관계를 구축한 것도 아니구요.

관계를 구축하려고만 하면 그저 송지효를 비추거나 게스트를 비추니 발전할 수 없는 면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다른 멤버들은 송지효 소비가 끝나면 준비 안 되어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지요. 실제로 상황이 이러니 많은 이들은 송중기, 리지, 광수, 그리고 지석진에게 별로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그냥 묻어가는 병풍으로 기억될 뿐이지요.

런닝맨이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려면 뭔가 백업이 있어야 합니다. 다른 멤버들도 끊임없이 새로운 캐릭터로 다가와야 하고 배려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송지효 효과가 약해진다하더라도 바로 이어 내놓을 만한 캐릭터와 관계도가 준비되어 있을 것이라는 말이지요.

<1박 2일>, <무한도전>, 하다못해 더 시청률이 낮은 <영웅호걸>도 에이스는 있지만 멤버들의 분량이 대체로 골고루 되어 있어서 그날 그날 누가 분량을 뽑을지 기대하지 못합니다. 1박 2일에서는 어떤 때는 은지원이 미친 존재감을 나타내는가 하면, 어떤 날은 이수근이, 어떤 날은 이승기가, 아니면 강호동이 돌아가면서 웃음을 주기에, 오늘은 누가 웃길까하고 기대하게 만듭니다.

하다못해 영웅호걸도 운동회 에피소드에서는 이진이, 레스토랑 에피소드에서는 니콜이, 일일수업에서는 가희가, 기자되기 에피소드에서는 나르샤가 분량을 뽑았습니다. 정해진 에이스는 있지만 그날그날 누가 "에피소드 에이스"가 될지는 모른다는 점이지요.

하지만 현재 런닝맨은 어떨까요? 송지효, 유재석, 김종국, 개리를 제외하고 다른 누군가가 분량을 뽑을 것이라고 기대나 할까요? 포맷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결국 캐릭터가 중요한데 런닝맨은 그런 캐릭터 부분에서 상당히 뒤쳐져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 분량 찾아주고 끼 살려주기로 유명한 국민MC 유재석의 프로그램에 병풍급의 출연자가 4명이나 존재한다는 것은 출연자와 MC의 잘못보다는 프로그램의 잘못이 더 큽니다. 물론 출연자 자신도 노력해야겠지만 그 노력을 보여주려는 의도조차 없는 제작진이라면 힘들 것 같다고 보입니다.

다음 주 달인은 아마 달인에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재미있게 흘러나갈지 모릅니다. 벌써 시청자들은 런닝맨 출연자들 자체보다는 게스트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패밀리가 떴다>같은 경우는 완전 다른 케이스이지요.

그렇기에 뭔가 시급한 조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하다면 멤버들이 캐릭터를 잡을 수 있게 색다른 코너를 준비해서 한 2주 정도는 고정 멤버들만 촬영해서 각 멤버들의 궁합(?)과 장점을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1박 2일이 단순한 포맷으로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멤버들의 궁합이 기가 막히게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어느 멤버들과도 잘 맞으며 골고루 활약을 해주기 때문이지요. 런닝맨의 모든 멤버들도 골고루 활약하면서 에이스가 활동하는 체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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