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 2일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장애아들을 코피노로 속여 필리핀의 한 보육원에 버린 한의사 부부의 사연을 다루며 탄식을 불러일으켰다. 친아들을 필리핀에 유기한 한의사 부부 사건은 지난 31일 MBC <실화탐사대>에서도 면밀히 다뤄진 바 있다.

7월 중순 뉴스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한의사 부부의 장애아들 유기 사건(필리핀 자녀 유기 사건)은 온 국민을 충격의 도가니에 빠트린 고유정 사건 못지않게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지난 2014년 11월, 어려운 가정형편을 이유로 정신장애가 있던 친아들을 코피노로 속여 필리핀의 선교사에게 맡긴 이후 수년 간 연락을 끊었다는 아버지 최씨는 부산에서 제법 유명한 한의원을 경영하는 한의사였고, 재산도 상당한 재력가라고 한다.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실화탐사대>

친아들을 필리핀에 유기한 사실이 발각되자 "영어 능통자로 만들기 위해 필리핀에 어학연수를 보냈고, 아들이 불교를 좋아해 사찰에 템플스테이를 보낸 것."으로 둘러대 더욱 충격을 안겨준 한의사 부부. 필리핀에 버려지기 전에도 정상적으로 학교에 갈 나이에 경남 마산에 있는 24시간 어린이집, 충북 괴산에 있는 사찰 등을 전전해야 했던 아이는 필리핀 선교사와 주 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직원들의 도움으로 버려진 지 4년 만에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다.

한국으로 가기 전 아버지가 또 다시 자신을 버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었다는 아이는 현재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장애증세가 더 심각해짐은 물론 한쪽 눈까지 실명된 상황이라고 한다. 애초 경도 자폐증세를 앓고 있었던 아들이 부모의 거듭된 유기로 인한 충격과 스트레스,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중증의 정신분열 상태로 악화된 것. 아들을 필리핀 등지에 수년 동안 유기한 행위가 발각된 한의사 아버지는 현재 구속수감 중이고, 어머니는 유기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 상태라고 한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온 이후에도 친부모와 만나기 거부하는 아이는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실화탐사대>

장애 아동을 키운다는 것은 고통과 헌신이 따르는 일이다. 하지만 경도 장애를 앓고 있던 아들을 매정하게 필리핀에 버리고 찾지 않은 한의사 부부의 행각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틈만 나면 둘째아들의 존재를 지우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던 흔적과 달리, 명문대에 다니는 큰아들과는 함께 해외여행을 자주 다닐 정도로 자랑스러워했다는 한의사 부부. 한의사 부부가 아들을 버린 이유는 추측건대 장애 아들을 부끄럽게 여긴 나머지 그 아이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길 원치 않았기 때문 아닐까 싶다.

한의사 부부에게 자식이란 그들을 돋보이게 하는 액세서리에 불과했을까. 남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성공한 자식을 바랐던 나머지 아들을 필리핀에 버린 부부가 저지른 패륜이 끔찍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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