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고 있는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 참가하고 있는 국가대표 축구팀의 스트라이커 유병수가 지난 호주와의 예선 2차전 후반전에 교체 투입됐다가 20여분 만에 다시 교체된 것을 두고 자신의 미니홈피에 불만 섞인 푸념을 늘어놓았다가 파문이 확산되자 곧바로 사과의 뜻을 전하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개인화되어 있는 공간인 미니홈피에 늘어놓은 넋두리를 언론에서 '항명 파문'으로 보도하며 논란을 부풀린 측면이 없지는 않으나, 유병수가 지난 시즌 K리그 득점왕으로서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의 촛점이 된 대표팀 스트라이커라는 점, 그리고 그의 미니홈피가 네티즌이라면 누구나 접근 가능한 인터넷 공간에 존재한다는 점은 그의 미니홈피를 단순히 개인적인 공간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번 유병수의 넋두리 해프닝을 지켜보며 소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스포츠 스타들에게 있어 결국 '양날의 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새삼 실감했습니다.

대중적인 관심 속에 활동하는 스포츠 스타들의 말 한마디는 그 자체로 하나의 기사가 됩니다. 연봉협상, 이적, 슬럼프, 연애 등등 스포츠 스타를 둘러싼 대중의 궁금증은 끝이 없습니다. 그와 같은 관심 덕분에 일부 스포츠 스타들은 원치 않는 논란에 휩싸일 때도 있고 이런 저런 구설수에 오르기도 합니다.

그 때마다 이들은 뭔가 자신의 입장을 온전히 전해줄 매체 내지는 통로를 원합니다. 화제가 되는 스타들과의 인터뷰를 희망하는 모든 언론 매체들이 '네 입장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는 말로 인터뷰 대상자들을 유혹하지만 실제로 보도된 기사들을 보면 엉뚱한 제목에 인터뷰 내용은 자극적인 내용이 포함된 부분만이 부각되어 나오기 일쑤입니다.

그 대표적인 피해자가 현재 인천 유나이티드의 허정무 감독이죠.

허 감독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직후 대표팀 감독 연임 문제가 이슈가 됐을 때 이를 고사하고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는데요. 그 과정에서 그의 가족 가운데 한 분이 허 감독의 재계약 고사 이유에 대해 “네티즌 악플 때문”이라는 말씀을 하셨다가 곤욕을 치르신 경우도 있죠.

그 뿐 아니라 허 감독 자신은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2002 월드컵 이후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던 외국인 감독들의 업적에 대해 평가했는데 그 기사 제목이 ‘히딩크, 한국 축구 말아먹었다’는 식으로 보도되면서 다시 한 번 엄청난 악플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때 허정무 감독도 보도를 보면서 자신의 입장을 정말 온전히 전달해 줄 수 있는 매체 내지 통로의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가 찾은 대안은 트위터였나 봅니다. 그는 인천 감독으로 부임한 뒤 소속팀 선수들에게 트위터를 통해 애정 어린 조언을 하거나 팬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허 감독의 그와 같은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허 감독의 안티는 상당부분 줄어든 것이 사실입니다.

트위터 이야기를 하니 ‘양신’ 양준혁의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양준혁은 나름 ‘파워 트위터리안’인데요. 누구보다 트위터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은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역 못지않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기성용 역시 트위터를 통해 스코틀랜드 리그 생활에 대한 소소한 소식도 전하고 지인들과 개인적인 소통을 하고 있는데요 이런 소탈한 모습이 기성용의 축구실력과 함께 그의 인기를 더욱 더 높여 놓는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많은 포털 사이트들이 각종 SNS 서비스를 통해 스포츠 스타들과 네티즌들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라인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SNS는 스포츠 스타들에게 신천지나 다름없는 꿈의 미디어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이번 유병수의 경우처럼, 그리고 과거 팬들이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비판하자 ‘답답하면 직접 뛰어보든지’라고 썼다가 악플의 융단폭격을 맞았던 기성용의 경우처럼 자신만의 SNS를 통해 무심결에 던진 한 마디가 ‘파문’ 내지 ‘논란’으로 언론에 확대재생산되는 경우를 한 번 겪고 나면 SNS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님을 실감하게 됩니다.

결국 스포츠 스타들과 SNS의 관계는…’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정도 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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