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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프와 싸인의 신기한 데쟈뷰와 속타는 김아중[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1.01.14 09:49

마이 프린세스에 자극 받았을까? 예상 외로 고전 중인 싸인이 박신양의 굴욕을 푸짐한 성찬으로 준비했다. 카리스마의 대명사 박신양이 새파란 후배에게 두 볼을 꼬집히는 파격을 단행했다. 다소 의외의 장면이라 어색한 설정이라는 느낌도 들었지만 박신양의 굴욕으로 두고두고 회자될 장면을 남긴 것은 시청자에게 아주 흐뭇한 선물이 될 것이다. 헌데,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마치 경쟁 중인 두 연출자가 호흡이라도 맞춘 듯이 마프에서도 같은 장면이 연출되어 신기한 흥밋거리를 제공했다.

먼저 박신양은 애초에 검시관이었다가 선배의 부정에 회의를 느껴 다시 시험을 준비해서 국과수로 돌아온 김아중과 티격태격하는 사이다. 자신의 일로 인해서 스승이었던 송재호가 국과수에서 물러나고 또한 자신은 지방 분원에 좌천되어 있는 박신양의 불편한 심기에 김아중의 존재가 달가울 수는 없다. 이런 캐릭터의 전형이라고 할 수도 있는 괴팍한 선배가 신참 여자 후배를 무시하는 관계이다. 거기다가 박신양이니 그 구박은 이루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어쨌든 직장에 새로 왔으니 환영회라는 것을 하기로 했는데, 이러저러한 이유로 인해 그 자리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고 분한 김아중은 혼자서 폭음을 하게 된다. 그러다 만취되어 혼자서 술주정을 하는데 말끝마다 윤지훈을 부르짖자 음식점 주인이 박신양을 부르게 됐다. 박신양의 캐릭터가 괴팍할 뿐 나쁜 놈은 아닌 탓에 결국 음식값도 계산하고 인사불성이 된 김아중을 엎고 돌아간다. 그러다 중간에 길가 평상에 앉아 쉬게 되는데 거기서 김아중의 당돌한 도발을 당하게 된 것이다.

   
   

김아중은 하늘같은 선배 박신양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하고 그것도 모자라 두 볼을 잡아당기는 굴욕을 안겼다. 거기다가 대사도 거침없다. “윤지훈이 이 새끼” “너 이렇게 살지 마  임마” “윤지훈 요놈의 자식” 등의 막말을 고스란히 뒤집어써야 했다.

그렇다고 술 취한 여자를 박신양이 어쩔 수는 없이 당하고만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남녀관계는 정해진 공식이 없듯이 이 굴욕을 계기로 두 사람은 조금씩 섞이게 되는데, 취중진담이라고 김아중의 술주정 속에 횡설수설한 말이나마 법의관으로서의 진정성을 조금은 인정하게 된 듯싶다.

그 후로 좌천된 박신양과 김아중이 다시 서울무대로 옮겨갈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 벌어진다. 바로 여성을 상대로 한 연쇄살인이다. 그 피해자에 대한 부검 소견에서 단순사고사와 타살로 의견이 갈린 박신양과 전광렬 두 사람의 사이에 검사 엄지원의 역할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여 다음 주 사건 전개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런 박신양의 역전이 싸인의 역전으로 호응하게 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한편 마이 프린세스에서는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공주 김태희의 귀여운 연기에 다소 지쳐갈 즈음에 이제는 송승헌이 가세하기 시작했다. 할아버지의 황실재건과 전 재산 환원을 막기 위해서 김태희를 해외로 내보내기로 한 송승헌은 불가피하게 김태희와 약혼자로 처신하게 되는데, 그러다가 결국 엄마 임예진 앞에서 과하게 약혼자인 척하기 위해서 송승헌이 김태희의 두 볼을 잡아당기는 닭살짓을 하게 됐다. 그 자체로는 그렇게 웃긴 장면이 아니지만 비슷한 시간대에 싸인에서 벌어진 박신양의 굴욕과 겹쳐져 흥미를 자아냈다.

   
   

서로 다른 드라마에서 벌어진 데쟈뷰 현상이 신기할 정도인데 어쨌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마프와 싸인의 불타는 경쟁에 화젯거리는 더욱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초반은 김태희의 연기변신이 견인하는 마프의 화제성의 승리지만 아직은 박신양 전광렬의 카리스마가 또 어떻게 반응할지 모를 일이다. 그리고 마프의 전반적 설정이 과하게 비현실적이라서 김태희의 공주되기가 어느 시점에서 흥미를 잃게 될 수도 있다. 또한 새로 재건한 황실의 궁궐이 서양식인 것도 공감을 얻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를 수 있다.

반면 싸인은 아직 강렬한 한방이 없지만 연쇄살인을 법의학자들의 과학적 수사로 해결해가는 과정에 등장인물들의 갈등까지 잘 버무려진다면 의외의 뒷심을 발휘할 가능성도 무시 못 할 것이다. 게다가 김태희의 푼수연기가 아니었다면 화제가 됐을 김아중의 거침없이 망가지는 연기도 복병이다. 사실 마프와 맞붙지만 않았다면 김아중의 연기가 화제를 사로잡았을 것이다. 김태희 때문에 가장 씁쓸해진 것은 아마도 김아중이 아닐까 싶다. 싸인이 힘을 받게 된다면 김아중의 망가짐이 보상받게 되겠지만 아직은 그녀의 속이 좀 타고 있을 것 같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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