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이 해병대를 지원했다. 시크릿 가든의 차도남도 모자라서 이렇게 한 몸에 모든 서포트라이트를 다 받아도 되는 건가... 여성들에게 받는 인기만으로도 배 부를 텐데, 이제 까임방지권 획득 및 예비역의 든든한 지원 및 해병대 출신 특별 팬클럽까지 생겨버렸다. 미래가 촉망되는 인재이다.
여기서부터 토론이 시작된다. 과연 그건 도덕적으로 정의로운 것이었는가?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람의 목숨을 사고 팔수 없기 때문에 정의롭지 못한 것이라 했다. 다른 의견은 사전에 조건을 서로 알고 시장 논리에 의해 사고팔았기 때문에 정당한 거래라고 했다. 조건을 알았어도 전체적으로 이런 상황을 알고 만든 제도이기에 경제적으로 소외된 계층에게 징역의 의무를 지우는 것과 같기에 정의롭지 못하다는 의견도 나왔고, 나아가 지금 미국의 징병제 역시 돈을 받고 복무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당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어떤 사람은 돈을 받고 가는 것 자체가 옳지 않기에 애국심에 의한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말로는 이렇게 하지만 현빈이 해병대를 입대한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놀랐다. 뭐가 아쉬워서 해병대에 갈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 것이다. 얼굴도 되고, 스타인데다 돈도 많을 테고, 시크릿 가든 성공해서 앞으로 CF며 영화며 드라마까지 탄탄대로일 텐데 말이다. 젊어 고생 사서 한다는 말이 현빈에게 꼭 맞는 말 같이 보였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니 현빈은 정말 영리한 선택을 했고, 현재의 상황들이 어이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연예인 병역비리가 하도 많다보니 연예인이 군대 가는 것이 스페셜하고, 특히나 힘들다는 해병대에 가는 것은 더욱 스페셜한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나마 연예인들은 얼굴이 공개되어 있어서 병역비리에 걸리지, 국회의원이나 국회의원 자녀들은 아예 언론에 나오지도 않는다. 돈 많거나 빽 있으면 군대에 안갈 수도 있다는 사회 인식이 팽배해진 게 현실이다. 엊그제 들었던 정의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대박을 치며 베스트셀러가 되었을까? 이 사회가 정의롭지 않고, 정의에 대한 갈급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시장 논리에 의해 자신의 의무까지 소외계층에 떠넘길 수 있는 이 사회는 정의롭지 않다. 그래서 정의롭게 자신의 의무를 이행한 현빈에게 환호하고 열광하는 것이다.
군대. 왜 가야 할까? 기본권이라서? 솔직히 남자들은 억울하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청춘의 골든타임을 갇혀 지내야 하니 말이다.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마크 주커버그같은 사람이 많이 나오는 국가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주커버그가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군대에서 행정병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남자 연예인들의 병역비리도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
그러나 뭔가 석연치 않다. 이유는 마이클 센델 교수가 이야기했듯 정의롭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돈으로 사고 팔수 없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목숨은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중 하나이고, 돈과 권력으로 그 자리를 피할 수 있게 된다면 돈과 권력이 없는 계층에 의무가 부과되게 되기 때문에 정의롭지 못하다. 그래서 병역비리를 저지른 그들은 비난받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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