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뉴스핌 구성원들이 사측의 일방적인 복리후생비 감축과 민병복 뉴스핌 대표 딸 뉴욕특파원 파견 등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경영진의 사과와 대화 보장, 의사소통 창구 마련 등을 촉구했다.

18일 오후 뉴스핌 14기 기자 4명의 성명서가 발표됐다. 14기 기자들은 "복지 삭감 통보는 예고없이 찾아왔다"며 "실질적 연봉 삭감과 다를 게 뭐냐는 의문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14기 기자들은 "공포영화에도 예고편이 있고 복선이 있다"며 "갑자기 부담을 늘려놓고 나몰라라 하는 건 구성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14기 기자들은 "회사가 어렵든 말든 상관없다는 게 아니다. 상황이 안 좋다면 당연히 회사와 고통을 함께할 것이다. 복지 삭감도 기꺼이 동참할 것"이라며 "물론 전제조건이 뭍는다. 회사의 적자가 무엇 때문에 발생했으며, 어느 정도 규모인지 경영진의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용절감 방식도 뉴스핌 전 구성원이 참여하는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CI.

14기 기자들은 "최근 논란이 된 자녀의 특파원 문제도 결국 소통 문제"라며 "우린 민지현 기자가 미국에 갔단 사실에 분노한 게 아니다. 암암리에 이뤄지는 '밀실주의'에 분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뉴욕에 누굴 보낼지 정하는 건 회사 권한"이라면서 "그래도 결정 과정은 투명해야 했다. 갑자기 등장한 해외연수 내규도 마찬가지다. 설명없이 사라진 동료와 예고없이 등장한 내규, 구성원들이 불만이 높아지는 건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14기 기자들은 "불합리를 한두번 묵과하다보면 선례가 되고, 어느새 상식처럼 통용된다"며 "지금의 삭감은 과거의 침묵이 보낸 청구서다. 태만했던 과거를 반성한다"고 밝혔다. 14기 기자들은 "그래서 우리는 목소리를 낸다. 누구 앞에서든 변치 않고 당당할 때 기자의 글에 힘이 실린다. 존경하는 뉴스핌 선배들에게서 받은 가르침"이라며 "우리도 후배들에게 같은 가르침을 물려줄 의무가 있다. 지금 같은 의사결정 방식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14기 기자들은 ▲민병복 대표와 임원진 일동의 일방적인 복지 감축 사태에 대한 사과 ▲일방적 통보가 아닌 실질적 대화 보장 ▲정식 의사소통 창구 마련 등을 요구했다.

14기 기자들이 성명서를 발표하자, 뉴스핌 공채 기자가 지지 표명에 나섰다. 뉴스핌 1, 2, 9, 10, 12, 13, 14, 15, 16기 기자 34명은 사내메신저를 통해 14기 기자 4인을 지지하고 나섰다.

뉴스핌 공채 기자 34명은 "공채 일동은 금일 14기 4인이 발표한 성명에 지지선언을 하는 바"라며 "우리 역시 작금의 사태에 참담함을 느끼며 먼저 행동에 나선 그들의 용기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뉴스핌 공채 기자 34명은 "더불어 먼저 성명서를 낸 4인에게 어떠한 불이익 처분도 없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는 공채 뿐 아니라 더 많은 뉴스핌 구성원들에게 의견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뉴스핌 14기 기자 4명의 성명서 전문과 뉴스핌 공채기자 34명의 지원성명 전문.

뉴스핌 14기 기자들의 성명 전문.

<성명 : 이제는 목소리를 내야한다>

복지 삭감 통보는 예고없이 찾아왔다.

회사는 말한다.
연봉 삭감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우리는 복지카드와 통신지원비를 급여의 일환으로 여기며 취재에 활용해왔다. 회사가 취재를 뒷받침해준다는 든든함은 덤이었다. 하지만 복지가 사라진 지금, 우린 그 빈자리를 사비로 메워야 한다. 저연차인 우리는 그나마 상황이 낫다. 자녀를 둔 선배들은 학자금이라는 날벼락을 맞았다. 이제 지갑은 얇아지고 생활은 팍팍해질 것이다. 실질적 연봉 삭감과 다를 게 뭐냐는 의문이 남는다.

대표는 계약사항이 아니며 회사가 베풀어왔던 것이니 거둬들이는 것도 자유라고 말한다. 그래, 지금의 조치가 불법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회사가 할 도리는 더욱 아니다. 공포영화에도 예고편이 있고 복선이 있다. 갑자기 부담을 늘려놓고 나몰라라 하는 건 구성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회사는 말한다.
적자가 커졌으니 모두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회사가 어렵든 말든 상관없다는 게 아니다. 상황이 안좋다면 당연히 회사와 고통을 함께할 것이다. 복지 삭감도 기꺼이 동참할 것이다.

물론 여기엔 전제 조건이 붙는다. 회사의 적자가 무엇 때문에 발생했으며, 어느정도 규모인지 경영진의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비용절감 방식도 뉴스핌 전 구성원이 참여하는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정해져야 한다.

하지만 회사는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블라인드엔 불만과 불안이 넘쳐나지만, 추가 설명은 없다. 우린 의아할 수밖에 없다. 통신사를 추진하면 비용이 늘어날거라고 예상 못했던 것인가? 고정 비용에 손을 대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었던 것인가?

회사는 말한다.

직접 소통하겠다고. '대표와의 대화'를 갖겠다고.

그 자리가 정말 '대화'를 위한 것이라면, 경영진의 소통 노력을 환영한다. 하지만 소통없는 '재통보'에 불과할 것 같단 불안이 크다.

결정은 이미 내려졌고 경영진은 바꿀 생각이 없다. 결정권자가 결정을 바꾸지 않겠다는 데 어떻게 소통이 이뤄진단 말인가. 여지를 주지 않는 대화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최근 논란이 된 대표 자녀의 특파원 문제도 결국 소통 문제다. 우린 민지현 기자가 미국에 갔단 사실에 분노한 게 아니다. 암암리에 이뤄지는 '밀실주의'에 분노한 것이다.

뉴욕에 누굴 보낼지 정하는 건 회사 권한이다. 그래도 결정 과정은 투명해야 했다. 최소한 누가 어디에 가는지는 알게 해야 했다. 갑자기 등장한 해외연수 내규도 마찬가지다. 설명없이 사라진 동료와 예고없이 등장한 내규. 구성원의 불만이 높아지는 건 당연한 결과다.

민 기자는 우리에게도 소중한 동료다. 그녀를 괴롭히는 건 블라인드 댓글이 아니라, 특혜 시비를 낳는 밀실주의다. 우리와 동료를 갈라놓지 말아달라.

우리는 생각한다.

지금 사태엔 두려움에 눈 감았던 우리 책임도 있다.

회사의 일방적 통보에 한 번이라도 NO를 외쳤다면 지금의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삼성이 미디어전략실을 해체했을 때 회사는 복지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막내기수였던 우린 분노했지만 침묵을 선택했고, 회사의 결정에 따랐다.

회사가 축구대회 참가비를 약속했던 금액에서 절반으로 깎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일부 기자가 국장에게 항의했지만 재발방지 약속은 두루뭉술하기만 했다. 그럼에도 만족하고 물러서버렸다.

불합리를 한두번 묵과하다보면 선례가 되고, 어느새 상식처럼 통용된다. 지금의 삭감은 과거의 침묵이 보낸 청구서다. 태만했던 과거를 반성한다.

그래서 우리는 목소리를 낸다.

누구 앞에서든 변치않고 당당할 때 기자의 글에 힘이 실린다. 존경하는 뉴스핌 선배들에게서 받은 가르침이다. 우리도 후배들에게 같은 가르침을 물려줄 의무가 있다. 지금같은 의사결정 방식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민병복 대표와 임원진 일동은 일방적인 복지 감축 사태에 대해 모든 뉴스핌 구성원에게 사과하라.

사전 설명과 의견수렴이 먼저다. 모든 조치를 백지화한 후 적자에 대해 충실히 설명하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함께 대응방안을 고민하라.

하나, 민병복 대표와 임원진 일동은 일방적 통보가 아닌, 실질적 대화를 보장하라.

임원진은 '선 통보 후 설명'을 위한 부서별 대화 일정을 잡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건 통보의 반복이 아닌 실질적 대화다. 체념을 강요하지 말고 설득하려는 자세를 보여달라.

하나, 정식 의사소통 창구를 마련하라.

대표과 국장의 지시와 방침을 모든 뉴스핌 구성원이 열람할 수 있는 공식 채널을 마련하라. 복지 삭감같은 사안이 구두로 전달되는 현실은 눈을 의심케 한다.

축구대회 참가비 사건 때 대표는 "내 의도는 그게 아니었다"고 했다. 하지만 소통체계를 수정하지 않았고, 이번에도 구두 전달 방식을 택했다. 대표가 부서장들의 뒤로 숨는다는 인상밖에 주지 않는다. 물론 대표가 그런 사람이 아니란 점 믿는다. 그러니 명확한 창구를 마련해달라.

2019. 07. 18

뉴스핌 14기
김규희 김민경 김유림 김은빈 (가나다 순)

뉴스핌 공채기자 34명의 지원성명 전문.

뉴스핌 16기 이상 공채 일동은 금일 14기 4인이 발표한 성명에 지지선언을 하는 바이다.

우리 역시 작금의 사태에 참담함을 느끼며 먼저 행동에 나선 그들의 용기에 동참하겠다.

더불어 먼저 성명서를 낸 4인에게 어떠한 불이익 처분도 없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공채 뿐 아니라 더 많은 뉴스핌 구성원들에게 의견을 물을 것이다.

1기: 김연순, 2기: 김신정, 정탁윤, 9기: 김선엽 10기: 한태희, 11기:김지유, 김성수, 12기: 김승현,이보람, 13기: 이고은 이지현 이홍규 최원진, 14기: 김규희, 김은빈, 성상우, 15기: 고홍주 김준희 김형락 나은경 민경하 심하늬 최상수 황선중 16기: 김세원, 김현우, 노해철, 안재용, 윤혜원, 이학준, 장현석, 조재완, 최온정, 하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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